구르는 돌은 둥글다
천양희
조약돌 줍다 본다 물 속이 대낮 같다
물에도 힘이 있어 돌을 굴린 탓이다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
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 저리
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 돌도 한자리
못 앉아 구를 때 깊이 잠긴다 물먹은
속이 돌보다 단단해 돌을 던지며
돌을 맞으며 사는 게 삶이다 돌을
맞아본 사람들은 안다 물을 삼킨 듯
단단해진 돌들 돌은 언제나 뒤에서
날아온다 날아라 돌아, 내 너를
힘껏 던지고야 말겠다
―시집『너무 많은 입』(창비, 2005)
첫댓글 누군가 던진 돌에 맞은 기억이 있는 듯 합니다.
다시 되돌려 주기 보담
먼 바다를 향해 힘것 던지면 훨씬 시원합니다
돌에 대한 멋진 시죠.
조약돌 주우면서도 이런 깊은 사유를 하다니
, 글을 쓰려면 끝없는 사유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좋은글 접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시를 많이 보면 디카시 쓰는데도 도움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