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 遣悶 二首 번민을 쫓음 2수(首)
(1)
釜鍾富貴尙難天
큰 부귀는 하늘 같이 바라기 어려운데
誰道蚊虻過眼前
눈앞에 지나는 모기 같다고 뉘 말하나? 1)
撲棗西隣無食婦
대추떨이는 불쌍한 서쪽이웃에 주는데 2)
索錢南里不毛田
남쪽 동네 몹쓸 땅에도 세금을 거두네. 3)
學儒邨得榮三族
유학 배우면 마을 삼족이 다 영광이나
求寶能忘沒九淵
보화는 깊은 못에 잃어버릴 수 있다네.
敗絮如山頭已白
헌솜 쌓이듯 머리는 이미 다 희었는데
鳴呼𨓏蹟夢依然
아아 지난 행적은 어제의 꿈과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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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맹과안전(蚊虻過眼前): 앞의 부종(釜鍾)과 함께 장자(莊子 寓言篇)에서 인용, “증삼(曾參)은 엄청난 봉급 보기를 마치 참새나 모기와 등에가 눈앞에 지나가는 것처럼 하찮게 여길 것이다(彼視三釜三千鍾 如觀鳥雀蚊虻相過乎眼前也).”
2) 박조서린무식부(撲棗西隣無食婦):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시구 “집 앞의 대추는 서쪽 이웃이 떨어가도록 내버려두라, 먹을 것도 없고 아이도 없는 한 부인이라(堂前撲棗任西鄰 無食無兒一婦人)”를 인용.
3) 색전남리불모전(索錢南里不毛田): 남쪽마을 불모지까지 세금을 매겨서 토색(討索)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