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오백 아라한들 기뻐하다
1.
이때, 오백 아라한들이 부처님 앞에서 수기를
받고 기뻐 뛰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
에 나아가 머리 숙여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허물을 뉘우치며 스스로 책망하면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항상 생각하기를 「이
미 가장 거룩한 열반을 얻었다.」 고 하였더니,
이제 알고 보니 밝은 지혜 없는 무지한 자와
다를 바 없었나이다. 왜냐하면 저희들은 부처
님의 지혜를 얻을 수 있건마는 조그마한 지혜
로 만족하였나이다.
2.
세존이시여, 비유하오면 어떤 사람이 친한 친
구의 집이 갔다가 술에 취하여 누워 자는데,
이때 주인인 친구는 갑자기 관청일로 집을 나
가면서 값진 보배구슬을 그의 옷 속에 넣어주
고 나갔나이다.
그 사람은 술에 취해 자고 있었으므로 전
혀 알지 못하였고, 깨어난 뒤에는 다시 길을
떠나 다른 지방으로 두루 다니면서 의복과 양
식을 구하기 위해 부지런히 돈을 버느라고 모
진 고생을 하면서 살려고 있는 힘을 다 하였으
나 매우 어렵고 곤한하였으며, 조그마한 소득
이 있어도 그것으로 만족하게 생각하였나이다.
3.
먼 훗 날 친구는 우연이 그 사람을 다시 만나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나이다.
「이 친구야, 참으로 가련하구나. 어찌하여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위해 이 모양이 되었느
냐. 내가 예전에 너의 행복을 위하여 마음대로
오욕락을 누리면서 살 수 있도록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에 값진 보배구슬을 너의 옷 속에
넣어 두었는데 아마 지금도 그대로 있으리라.
너는 그것도 알지 못하고 이렇게 고생하고 걱
정하며 가난에 지쳐서 구차하게 살다니 매우
어리석고 불쌍하구나. 네가 이제라도 이 보배
구슬을 팔아서 필요한 물품을 바꾼다면 평생동
안 모든 것이 뜻과 같이 풍족하게 모자람이 없
으리라.」
4.
부처님께서도 그와 마찬가지로 보살로 계실
때에 저희들을 교화하기 위하여서 모든 지혜
를 구하는 마음을 내게 하시었으나, 저희들은 곧
잊어버리고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
면서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어 열반법을 성취
하였다고 스스로 생각하였으며, 생겨난 바탕
이 크지 못하여 적은 것을 얻고도 만족하게
여기었으나 온갖 지혜를 얻으려는 서원은 오
히려 잃지 않고 간절하였나이다.
5.
지금 세존께서 저희들을 깨닫게 하시려고 이
런 말씀을 하시나이다.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이 얻은 것은 가장
거룩한 최후의 열반법이 아니니라. 내가 오랜
옛적부터 너희들에게 부처님의 선근을 심게 하
려고 방편으로 열반의 모습을 보였거늘 너희들
은 참으로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는구나.」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서야 참으로 보살
로서 위없이 높고 바른 완전한 깨달음의 수기를
받았음을 알았나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마음이
매우 기쁘고 일찍이 없던 귀중함을 얻었나이다.」」
이때, 아야교진여 등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6.
저희들은 여기에서 안온하신 음성으로
높고크신 수기주심 모두듣고 마음기뻐
귀중함을 얻었으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존앞에 모든허물 제스스로 뉘우치네
한량없는 부처님의 무량한법 그가운데
열반조각 조금얻고 지혜없고 어리석어
제스스로 모든것을 민족하게 셍각했네
7.
비유하면 가난한이 친구집에 찾아갔네
그친구가 사는집은 이름있는 큰부자라
많은음식 대접하고 값도모를 보배구슬
옷속에다 넣어준뒤 말도없이 나갔으니
술에취해 잠이들어 그사람은 모르는일
잠이깨어 일어난후 조금있다 그집나와
이곳저곳 떠돌다가 멀리타국 이르러서
밥을얻고 옷을구해 돈벌이에 얽매이니
몸과마음 피곤하고 고생스런 생활해도
적게얻어 만족하고 더좋은것 원치않아
그옷속에 귀한보배 있는줄을 몰랐었네
8.
보배구슬 주던친구 뒷날다시 그와만나
고생살이 책망하고 옷속보배 알려주니
가난한이 구슬보고 매우크게 기뻐하네
부자가된 그친구는 재산많고 명예높고
오욕락의 만족함을 마음대로 누리었네
9.
저희들도 이와같아 세존께서 긴세월을
중생교화 해주시고 크신서원 심어주나
저희들이 무지하여 깨닫지도 못하고서
잘알지도 못하면서 열반보배 가운데서
열반조각 하나얻고 우리들도 깨달았다
만족하게 생각하고 나머지는 찾지않네
10.
부처님이 저희들을 깨닫도록 하시는말
그건멸도 아니니라 위가없는 부처지혜
그게바로 진실하온 참멸도가 되느니라
11.
저희들은 부처님이 수기주는 장엄한일
차례차례 보고듣고 몸과마음 기뻐하네
<오백제자수기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