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쑤저우의 한 모습, 어떤 모습은 몇 년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또 어떤 모습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반겨주는, 쑤저우의 양 면... 그렇게 쑤저우의 하룻밤이 시작됩니다...
* 우리나라에서도 매양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래도, 예전 모습을 기대하고 들르는 손님에 대한 배려심없이 느닺없이 눈 앞에 다가온 낯선 식당의 모습이 아직도 충격이긴 합니다@@
일전에, 답사팀의 일원으로, 오문인가(吴门人家) 동반유항점(东潘儒巷店)에 처음 들렀던 때가 2015년 5월 딱 이맘때였고, 그로부터도 1년전, 출장 때 그 앞을 지나가면서 매혹되어, "여기를 꼭 와봐야겠다." 했던 것이 4년 전이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들른 그 식당은, 예전의 맛이되, 예전의 빛이 아니었네요...
"... 위치가 바뀐 줄 몰랐네요, 전에는 매우 독특한 목조 대문이 있었는데, 그 때 입구랑 식당 안 모습이 그리워요 ! 이번에도 나는 예전처럼 부용계편(芙蓉鸡片)을 시켰어요. 맛도 예전처럼 딱 좋았구요, 가벼우면서도 섬세한 다른 음식과도 잘 어울렸어요. 사자두(狮子头)는 먹지 않았는데, 게살 두부(蟹粉豆腐), 백채 튀김 과자(老油条白菜)같은 재료를 쓴거 같구요, 꽤 만족스러웠어요. 만약 가벼운 맛을 좋아하시면, 여기가 틀림없을거에요..."
(不知道什么时候换了个位置,之前很有特色的衙门大门木有了!怀念那时候的门面和店内环境,特别有感觉!这次依旧点了我每次都要吃的芙蓉鸡片,味道一如既往,适合口味清淡的小伙伴。狮子头我没有吃,不过看起来用料实在,蟹粉豆腐和老油条白菜中规中矩。总之如果你喜欢清淡口味的来这里不会错滴)
후기를 쓰다가 잠깐 찾아본 어느 중국인의 코멘트가 맘에 딱 와닿네요@@ 예전 집 돌리도!!!
고의원(古猗园)에서의 바쁜 소요를 게 눈 감추듯 해치우고는, 우리는 답사 첫 날 일정을 늦지 않게 마무리하기 위해, 고의원(古猗园에서 모험을 걸지 않기로 마음먹은 탓에, 우리는 서둘러 모여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좀 더 여유로운 일정이 되지 못해, 추하포와 고의원(古猗园을 충분히 마음에 담지 못하게 되어 많이 아쉽습니다...
초보인 우리에게는 눈도장도 중요하다 생각하고 억지로 설득하여, 공지되었던 곳들은 최대한 다닌다고 아둥바둥 동분서주하긴 했지만, 혹여나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면, 한 곳이라도 진득하게 둘러보는게 더 나았겠다 싶으셨던 분들께는 죄송~~ ^^;;
여튼, 혹여나 상하이 빠져 나가는 길에 또다시 교통체증으로 이후 일정에 무리가 갈까 조바심내며 출발한 우리는, 예정보다 30분여 빨리, 한 시간여 만에 쑤저우(苏州) 고소구(姑苏区)에 들어섰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가이드 뒤를 따라 주차장에서 식당까지 총총 걸음을 재촉하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면서 그렇게 이른 저녁 쑤저우 시내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예전을 기대하고 마주친 모습은 많이 낯설었습니다... @@
후기를 위해 식당 내부모습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과연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느낌도 들고, 일단 가이드의 인솔을 믿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도저히 궁금해서, 계속 가이드를 통해 종업원에게 물어봤더니, 1-2년 전에 그 자리의 건물은 보수(?)를 위해 허물었고, 식당은 큰길 맞은 편으로 옮겨왔다고 하네요ㅠㅠ
맛은 여전했습니다^^
3 년 전 맛까지야 고스란히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예전의 만족스러웠던 느낌만은 그대로네요^^
그리고 또, 기억나는, 권혁윤 님께서 쾌척해주신 귀한 술, 천지람(天之蓝)입니다 !!!
양하주(洋河酒), 혹은 양하대곡(洋河大曲)이라고도 하는, 강소성(江蘇省)에서 생산되는 천년 기법의 증류주로, 수수(고량)를 양조한 뒤 항아리에 담아 밀, 보리, 완두로 만든 고온 누룩으로 오랜 기간 발효시켜가며 빚은 백주(白酒)로, 은은하게 퍼지는 달고 부드러운 맛, 맑은 빛깔, 달콤하고 짙은 향기, 깨끗한 뒷맛, 그럼에도 도수는 38도나 되는 술입니다@@
전하는 말로는, 오래 전 수당 때부터 명주(銘酒)로 이름이 높았고, 명청 대에 특히 이름을 떨친, 청(淸)의 건륭제(乾隆帝)가 강남지방을 남순할 때 양하대곡(洋河大曲)을 마신 후 '향기롭고 순수한 것이 진정한 가주(佳酒)로구나'라고 극찬하여, 이 후 이 술을 마시기 위해 강소성(江蘇省)을 일부러 들러 7일 동안 머물렀다고 전해졌을 정도였고, 과연 이 무렵부터 황실에 바치는 공품(供品)이 되었고, 근대에 이르러서도, 중국 국내는 물론 각종 국제적인 주류 품평회에서도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특히, 중국 주류평가위원회에서 마오타이주(茅台酒), 우량예주(五粮液酒), 죽엽청주(竹葉靑酒), 동주(董酒), 분주(汾酒), 노주특곡(蘆州特曲), 고정공주(古井貢酒)와 함께 중국의 8대 명주(銘酒)의 하나로 선정되었고, 특히 3년 연속 중국 명주로 선정, 대표적인 농향형(濃香型) 백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말로는, 중국의 다른 전통 백주와 비교해보더라도, 많이 마셔도 덜 취하고, 마신 후에 덜 거북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미인천(美人泉)의 물과 현대적인 기법으로, 이 양하대곡(洋河大曲)을 생산하고 있는 양하주식회사가 있는 강소성(江蘇省) 쑤첸(宿迁) 시 양하(洋河)는,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 생산지, 프랑스의 코냑 생산지와 더불어 ‘세계 3대 습지의 명주 생산지’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이 회사에서 최근 양하대곡(洋河大曲)과 함께 내놓은, 양하남식경전(洋河蓝色经典) 시리즈가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그 중 최고급이자 시진핑 주석이 애음한다는 몽지람(梦之蓝), 그 다음 42도의 맛난 천지람(天之蓝), 그리고, 그 다음 급으로 여전히 맛난^^;; 해지람(海之蓝)이 있는데, 이 곳 오문인가에서 바로 그 천지람을 맛볼 수 있었네요~~ 감사감사~~ ㅎㅎ (*우연찮게도 샤오싱에서 해지람을 맛볼 수 있었네요~~ 식전주의 향연~~ !!)
정말 맛나더군요^^
그래도 게눈 감추듯 사라지는 음식을 허겁지겁 몇 컷 찍었네요^^;;
油爆鮮虾
苏式爆鱼
辣白菜
香干马兰头
红油鸭
红枣莲心
糖粥
萝卜丝烧饼
虾米子蹄筋
淸虾仁
银鱼炒蛋
香酥鸭
松鼠桂鱼
响油鳝糊
樱桃肉
白什盘
时蕟兩直
三丝莼菜汤
일단 사진을 올리고, 메뉴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보완하겠습니다^^ 죄송~~
이제 또 다른 명품 바이주, 고정공주(古井貢酒)가 등판합니다^^;;
그니사랑님의 협찬으로 맛보게 된 이 술 또한, 중국의 10대 명주 중 하나로 꼽히는, 앞서 천지람과 같이 깊고 진한 향을 뿜어낸다는 이른바 ‘농향형(濃香形)’ 백주입니다. 깨끗함 속에 피어나는 풍성한 맛과 향이 부귀영화의 상징인 모란과 닮았다해서 ‘술 중의 모란’으로 불리기도 한다네요^^;;
이 술은 안휘(安徽) 성 보저우(亳州) 시 고정진(古井鎭)에서 만드는데, 보저우는 조조(曹操, 155-220)와 화타(華陀, 145-208)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중국의 농업기술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의하면, “조조가 자신의 고향에서 생산된 술 ‘구온춘주(九醞春酒)’를 후한(後漢)의 황제 헌제(獻帝, 181-234)에게 바치며, 술 빚는 방법을 아뢰었다”고 나오고, 술 맛에 감탄한 헌제는 황실의 술인 어주(御酒)로 정했다고 합니다.
제민요술(齊民要術) 권제칠(卷第七)
분국병주(笨麴餅酒) 제육십육(第六十六)
魏武帝上九醞法,奏曰:「臣縣故令九醞春酒法:用麴三十斤,流水五石,臘月二日漬麴。正月凍解,用好稻米,漉去麴滓便釀。法引曰:『譬諸蟲,雖久多完。』三日一釀,滿九石米止。臣得法,釀之常善。其上清,滓亦可飲。若以九醞苦,難飲,增為十釀,易飲不病。」
위무제(魏武帝)가 구온법(九醞法)을 올리며 주상(奏上)하길, "신의 고향에 옛부터 구온춘주(九醞春酒)를 빚는 법이 전해옵니다. 빚을 때, 누룩 30근, 물 5석을 쓰며, 섣달 이틀에 누룩을 담그고, 정월에 녹여 쓰며, 좋은 쌀을 써서 누룩 찌꺼기를 잘 걸러냅니다. 사흘에 한 번씩 술밥을 넣으며, 9석의 쌀을 쓰고나면 그칩니다. 신이 그 법을 익혀 술을 빚어 맛을 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맛이 아주 맑으며, 술지게미 또한 먹을만 합니다. 만약 이 방법으로 맛이 써서 마시기 어려우면 한 번 더 넣으면 됩니다. 마시기 쉽고 술병이 나지 않습니다."
이 술이 나중에 고정공주가 됩니다. 즉슨, 남북조 시대 이 고장에서 발견된 우물(古井), 혹은 위정(魏井)의 물 맛이 하도 뛰어나, 이 물로 술을 빚었던 술이 바로 이 술이었던 셈입니다^^
지금의 고정공주(古井貢酒)는 질좋은 수수·밀·보리·완두로 ‘혼증속사법(混蒸續渣法)’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최고의 누룩으로 발혀시켜 만들어, 1,800년 이어온 술 맛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1952년부터 딱 5번만 열린 전국술품평회(全国评酒会)에서 4번 연속 명주로 선정, 1988년엔 파리 국제식품박람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워낙 그 전에 등판했던 천지람의 인상이 오래가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여튼 술맛이 좋아 식사 내내 기분이 좋았네요^^~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그래도 예전에 봤던 원림이 아쉬워 식당 안을 급히 스케치합니다~~
3년전, 이 식당 뒷편에 있었던 아담하면서, 아늑했던 원림, 약간은 따뜻했던 날씨에 둘러봤던 추억을 돌이켜봅니다^^;;
식당이 문닫을 시간까지 이러저런 얘기를 나누느라 이 메뉴 저 메뉴 느긋하게 음미하며 식사하느라, 날이 이렇게 저물었던 줄 몰랐습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우리는 쑤저우에서의 숙박을 위해 남원빈관을 향했습니다~~
이어서 저녁 쑤저우의 낯익은 거리 풍경이 연속해서 차창을 지나칩니다...
이번에 들르는 원림은 이전 답사와 일정이 하나도 겹치질 않는데, 예전에 묵었던 숙소, 예전에 들렀던 식당도 그대로, 그 이외의 예약은 많이 유지하여 나름 모험을 줄이려고 했는데, 물론 이날 저녁 식당에서는 원림이 없는 새 식당건물에 당황하기는 했지만, 음식은 여전해서 나름 감동이었고, 식사를 마친 우리는 그래도 많이 늦지 않은 시간에 우리는 남원빈관에 도착합니다...
이 호텔에 관한 간략한 소개는 이전 글로 갈음하기로 하고, 혹 추가할 부분은 나중에 보완하겠습니다^^;;
원래는 체크인한 후 짐풀고 나서, 컨디션 괜찮은 분들과 같이 뒷풀이라도 한번 해볼까 싶어서, 모두에게 카톡으로 의향을 여쭤봤더니, 생각이 있다시는 몇 분이 있어서, 하필 그니사랑님과 함께 선발대로 호텔 카트를 타고 호텔 인근을 30분이상 헤맸지만, 마땅히 다같이 마시며 얘기를 나눌만한 주점도, 편의점도 찾지 못 찾았네요@@
그래도 호텔 내 가판대에서 맥주를 몇 병 사기는 했지만, 이래저래 조율이 늦어지면서, 그래도 각자 방에서 회포를 푸실 분들께 맥주 몇 병 보내드리고, 그렇게 라운지에서 정리하고 방으로 올라가려는 즈음에 라운지 한 켠에서 들려오는 이국적인 음악소리에 발길이 멈췄습니다...
마침 옆 의자에 같이 앉아서 감상하고 있던 다른 중국인 관객 몇 분, 그리고 호걸님과 그렇게 함께, 이 고요한 홀에서 말없이 연주회를 만끽하고는, 저는 호걸님과 함께 조촐한 뒷풀이를 하고는 꿀잠~~ ㅎㅎ 모두들 제각각 방에서 회포는 푸셨는지~~ ^^
그렇게 약간의 혼선 끝에 각자 오붓하게 보낸 하룻밤 이후, 별 일없이 답사 이틀 해가 밝았습니다...
예전같이 근사하게 펼쳐진 아침 부페를 만끽하고, 또 예정했던 출발시간에 맞춰 제 시간에 모여주신 회원 덕택에 체크아웃도 무사히 마무리하고는, 제시간에 버스에 탑승하여 답사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고도, 쑤저우가 자랑하는 강남고전원림 2부, 그 첫 답사지인 우원(耦园)으로 우리는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