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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미국 내 동향과 그 실용적 적용1
한재남(John J. Han)
인문학의 정의와 학문적 특이점
인문학은 문학, 철학, 역사, 예술 등 인간의 문화를 연구하는, 자연 과학 및 사회과학과 구별되는 학문의 한 부문이다. 중세 시대의 인문학은 신학(divinity)과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당시 대학에서 세속 학문의 주요 분야로 가르쳤던 고전학(classics), 즉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 문학, 그리고 언어를 연구하는 학문을 의미하였다. 중세 유럽 시대에 가장 중요한 학문적 언어는 그리스어와 라틴어였고 신학이 학문의 최고봉으로 여겨지기는 하였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꽃을 피웠던 세속적 학문들, 예컨대 문법, 수사학, 음악학, 법학, 의학 등이 재등장하여 학문적 탐구의 대상이 되었고 그러한 학풍은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서양 학문의 큰 줄기를 이루게 되었다.2
오늘날에 있어서 인문학은 주로 자연과학(natural sciences), 때로 사회과학(social sciences), 또 학문적 탐구보다는 실제 직업에 필요한 기술 교육을 주로 하는 전문 직업훈련(professional training)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세속적 학문과 대치점에 있었던 신학은 이제 인문학의 한 분야로 분류되며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Missouri Baptist University의 경우에도 신학과는 인문학부(Humanities Division)에 속해 있다.
인문학에는 인류학, 고고학, 고전학, 역사학, 언어학과 각종 언어, 문예학, 공연예술(음악, 영극, 무용 등), 철학, 종교학, 시각예술 (회화) 등 다양한 학문들이 포함되는데 그 주요 관심사 또한 매우 폭이 넓다.3 인문학은 무엇보다도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 (fundamental questions on what it means to be human)을 탐구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인생의 의미 (the meaning of life),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the most importance things in life), 어떻게 살고 죽을 것인가 (how to live and die),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 (how to think)와 같은 구체적 질문들이 포함된다. 나아가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문화(human thought and culture) 그리고 진선미 (truth, goodness, and beauty)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매우 넓고 깊은 학문인 것이다.
보다 실제적 측면에서 인문학은 자기 표현(self-expression)과 다른 사람과의 의사 소통 능력(interpersonal communication skills), 작문 능력(writing skills), 비판적 사고 능력(critical thinking skills), 그리고 인간, 동물, 자연에 대한 이해의 능력을 함양시켜 준다. 인문학의 실제적 효용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기사가 2011년 Science magazine에 과학도들을 상대로 실린 적이 있다. “Ten Important Reasons to Include the Humanities in Your Preparation for a Scientific Career” (과학자로서의 경력을 쌓는 데 있어 인문학을 포함해야 하는 10가지의 중요한 이유)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과학자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야 함을 밝히고 있다.
1. The humanities prepare you to fulfill your civic and cultural responsibilities. (인문학은 시민으로서의 책무와 문화적 책임을 다하도록 준비시켜 준다.)
2. Studying the humanities allows you to become familiar with and use the creative ideas from great minds outside of science. (인문학을 공부함으로써 과학의 외부에 있는 훌륭한 마인드를 잘 알 수 있고 그 창의적인 생각들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3. The state-of-the-art scientific knowledge and techniques you learn in college have a limited shelf life; mastering the humanities provides tools for extending it. (대학에서 배우는 최신의 과학 지식과 기법들은 제한된 수명을 가지고 있다. 인문학을 매스터함으로써 그것들의 수명을 연장하는 도구를 갖게 된다.)
4. Humanities study strengthens your ability to communicate and work with others. (인문학 연구는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 소통을 강화해 주고 보다 쉽게 그들과 더불어 일할 수 있게 해 준다.)
5. You will gain knowledge of foreign languages and foreign cultures. (외국어와 외국 문화에 대해 지식을 얻게 해 준다.)
6. The walls that exist among disciplines has been lowered and students can move across disciplines more freely. (학문 간에 존재하던 벽들이 낮아지고 있는 바 여러 학문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게 해 준다.)
7. Students can benefit from advice on which courses to take. (학생들은 어떤 과목을 수강해야 할지에 대한 유익한 권고를 들을 수 있다.)
8. Humanities study helps you understand the impact that science, technology, and medicine has had on society and understand the future scientific needs of society. (인문학 연구는 과학, 기술, 의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도록 도우며 미래 사회가 어떤 식으로 과학을 필요로 하는가를 이해하게 도와 준다.)
9. Interdisciplinary learning adds value to one’s degree. (학제 간 연구는 자신의 학위에 가치를 더해 준다.)
10. Humanities study teaches you that the supposedly sharp dichotomies that separate science from humanities do not really exist. (인문학 연구는 인문학으로부터 과학이 예리하게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과학 연구에 있어서 가치에 대한 지식을 인문학이 제공해 준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4
자연과학과 사회과학과는 달리 인문학은 주로 분석적 (analytical), 비판적(critical), 혹은 사변적 (speculative) 연구 방법을 사용한다.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이 주로 경험적 접근법 (empirical approaches)을 사용하여 관찰, 가설, 예상, 실험, 증명, 그리고 일반화의 과정을 거치는데 반해 인문학에서는 개인적 신념이나 이론적 추측을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다. 그 신념이나 추측이 학문적으로 그럴 만한 뒷받침이 되어야 그 개연성을 인정 받을 수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비판적 사고가 인문학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의 경우 2017년 경영대학의 이름을 “the College of Business Administration”에서 “the College of Business”로 바꾸기로 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T]he ‘administration’ moniker once referred to technical-oriented education rather than the critical thinking-based curriculum now taught across several disciplines, including accounting, actuarial science, finance, marketing, management and entrepreneurship.” 즉 오랫동안 써 왔던 “administration”이라는 단어는 기능 중심의 구식 교육을 뜻하며 회계학, 보험학, 재정학, 마케팅, 관리, 창업학 등에서 요구되는 비판적 사고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5
학문의 모든 분야가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서 인문학의 경우 비판적 사고가 단지 “필요한” (necessary) 것을 넘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absolutely necessary) 것이다. 우리가 문학 전공자로서 작품을 읽을 때 그 읽는 방법은 비전공자가 흥미 위주로 읽는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비평적 시각이 필요하다. 즉 작품을 막연하게 읽는 대신 많은 문학이론가들이 확립한 비평 접근법 즉 학문적 연장(an academic tool)을 가지고 읽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장르적, 역사적, 전기적, 심리학적, 형태분석적 접근 방법들은 물론이고 각종 포스트모던 비평, 탈식민적 접근 방법을 사용하여 문학을 분석하는 것은 문학작품에 대한 심층적 이해에 있어서 대단히 유용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텍스트를 읽는 데 있어 어떤 비평적 시각에서 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며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시각을 가지고 텍스트를 보느냐를 의식하고(theoretically self-conscious)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은 학제 간 연구에 있어서 대단히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문학은 다른 학문들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매우 유용하게 쓰여지고 있는데 문학과 연계하는 많은 학제간 연구 저널들 가운데 몇 가지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Journal of Literature, Languages and Linguistics (문학, 언어, 언어학 저널); Literature & History (문학과 역사); Literature and Medicine (문학과 의학; Johns Hopkins University); Literature and Psychology: A Journal of Psychoanalytic and Cultural Criticism (문학과 심리학—정신분석학 및 문화비평 저널; Rhode Island College.); Literature and Belief (문학과 믿음; Brigham Young University); Literature and Theology (문학과 신학); Christianity and Literature (기독교와 문학); ISLE: Interdisciplinary Studies in Literature and Environment (ISLE—문학 및 환경 분야의 학제간 연구); Law and Literature and Law(법률과 문학; Cardozo School of Law).
필자의 경우 한 권의 문학과 사회과학을 융합한 연구 공편저서를 내었고 두 번째 공편저서의 출판 계약을 2017년 2월에 맺었다. 첫 번 책은 The Final Crossing: Death and Dying in Literature (최후의 강을 건너—문학에 있어서의 죽음과 죽음의 과정; New York: Peter Lang, 2015)으로서 사화학, 심리학, 상담학의 주요 분야인 죽음학(thanatology)을 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연구한 것이다. 두 번째 책은 가칭 Illusory Visions: Dystopian Fiction as a Form of Social Critique (환상적 비전—사회 비평으로서의 디스토피아 소설; Jefferson, NC: McFarland, forthcoming 2018)인데 여기서는 정치학과 사회학의 한 개념인 디스토피아(dystopia) 혹은 반유토피아(antiutopia)가 어떻게 1920년 이후 세계 현대소설에 드러나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두 책 모두 영문학 전공인 필자와 심리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는 동료 교수인 C. Clark Triplett와 협력하여 편집한 것이다.
미국에서의 인문학의 인기
21세기에 들어 와서 이른바 “인문학의 위기”는 한국과 미국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학 인문학과들의 취업률 저조에 따른 인기 하락과 더불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취업에 있어서 대학에서의 전공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전공을 무엇을 했느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취업하기에 좋은 학과를 택하는 경향이 심한 듯하다. 상당수의 대학들이 공공연하게 취업이 잘 되는 대학이라는 광고를 내보내는 것 또한 현실인 것 같다.
미국의 경우 인문학 자체의 위기가 한국에서처럼 심각하지는 않아 보인다. 2013년 New York Times에 “The Humanities in Crisis? Not at Most Schools”(위기에 처한 인문학?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UC Berkeley의 한 영문학 교수가 기고한 이 글에 따르면 예일, 코넬, 스탠퍼드와 같은 일류 사립대학들에서의 영문학 전공 학생들의 수자가 줄어 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감소 폭도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며 다른 대학들에서는 아직도 인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Yet outside of this elite set of private schools, the humanities are holding their own, and at institutions with a far wider demographic of students. At schools nationwide, the number of students majoring in the “softest” humanities—English, foreign languages and literatures, the arts—has been remarkably steady over the last two decades, hovering between 9.8 percent and 10.6 percent of total bachelor’s degrees awarded.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a school that enrolls roughly the same number of Pell grant students as the entire Ivy League combined—the English department this year graduated 375 majors, or 5 percent of the class. We should be wary of declaring “the end of the English major” when what has really happened is that, in terms of humanities enrollments, schools like Yale have gone from exceptional to merely above average.6
위의 기사는 미국 전체의 통계상 전체 학사 졸업생의 9.8-10.6%를 영문학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 UC Berkeley의 경우 5%인 375명이 영문학 전공이었다는 것을 보도하면서 이른바 인문학의 위기를 섯불리 논하지 않아야 한다고 적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대학들, 특히 명성이 있는 사립 대학들에서는 인문학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시카고에 위치한 기독교 대학인 Wheaton College의 경우 가장 인기 있는 전공들로는 사회과학, 비즈니스, 경영학, 마케팅, 시각 및 공연예술과 아울러 신학 및 관련 학문들, 그리고 영어영문학이 손꼽힌다.7
또한 일간지 USA Today에서 순위를 매긴 톱 텐 전공을 보면 인문학이 아직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데 거의 공통적으로 톱 텐에 속한 전공들은 다양한 직업에 유용한 지식을 함양하고 모든 직업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순위를 보면 다음과 같다.
10. History (역사학)
9. English Language and Literature (영어영문학)
8. Liberal Arts and Sciences, General Studies and Humanities (문리학 [文理學], 일반학, 그리고 인문학)
7. 회계학 (Accounting)
6. 형사행정학 및 교정학 (Criminal Justice and Corrections)
5. 교사 교육 및 전문성 개발, 특정 수준 및 방법론 (Teacher Education and Professional Development, Specific Levels and Methods)
4. 일반 생물학 (General Biology)
3. 간호학 (Nursing)
2. 일반 심리학 (General Psychology)
1. 경영학 및 관리학 (Business Administration & Management).
영어영문학과 관련하여 신문은 다음과 같이 그 실제적 가치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English is often scoffed at as an impractical [major. However,] it remains one of the ten most popular degrees for good reason. The study of English teaches students to become great writers, thinkers and communicators—skills that are in-demand at many work places.
English majors generally have a wide array of options when it comes to where they want to work, and many graduates go into education, writing, marketing, advertising or public relations. English majors with only bachelor’s degrees report average starting salaries of $36,200 and mid-career salaries of $63,500.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영문학은 흔히 비현실적인 전공으로 비웃음의 대상이 되지만 10대 인기 학문으로 남아 있는 좋은 이유가 있다. 영문학을 공부함으로써 학생들은 훌륭한 글 쓰기, 훌륭한 사고, 훌륭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데 이 모두가 많은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이다.
일반적으로 영문학 전공자들은 졸업 후 자기가 선호하는 다양한 직종 중의 하나로 나아 갈 수 있는데, 많은 졸업생들이 교육, 마케팅, 광고나 홍보 분야로 진출한다. 영문학 학사 학위 소지자의 평균 연소득은 $36,200으로, 중간의 위치에 올랐을 때의 연봉은 $63,500으로 알려져 있다.
문리학(Liberal Arts and Sciences), 일반학(General Studies), 그리고 인문학과 관련하여 신문은 또한 다음과 같이 그 효용을 기술하고 있는데 번역과 함께 소개한다.
A general Liberal Arts and Sciences major allows students to study many different subjects of interest to them, including biology, environmental science, political theory, math, art, communications and more. This purpose of this major is to give students a broad understanding of many different subjects and teach them to make connections and draw conclusions through research and study.
Graduates will have to forge their own career path, and they can end up in many different fields, including business, law, education, journalism, and entrepreneurship. The average starting salary for a Liberal Arts & Sciences grad is $36,500, and average mid-career salaries are $61,300.8
일반 교양 과목 전공은 생물학, 환경학, 정치 이론, 수학, 예술, 커뮤니케이션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관심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전공이다. 이 전공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제공하고 연구와 공부를 통해 그것들을 연결하고 결론을 이끌어 내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졸업생들은 자신의 직업 경로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며 비즈니스, 법률, 교육, 저널리즘, 창업 등 다양한 분야를 목표로 할 수 있다. 문리학 분야 졸업생의 평균 연봉은 $36,500이며 평균 중급 연봉은 $61,300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문학, 기초 자연과학 분야 전공자들의 직업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물론 이 자료는 산업이 다변화되고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으며 행복의 개념이 비획일적인 미국적 상황을 기초로 한 것이지만 이 기초 학문들이 소위 “먹고 사는”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 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제까지 본 바로 미국의 경우 인문학이 한국에서처럼 심각한 위협을 받지는 않지만 인문학의 실제적 효용에 관해서는 끊임 없이 의문이 제기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문학의 위기의 징후들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의 형태로 나타난다.
인문학은 구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일반 국민과 정치인들이 인문학 공부는 삶에 불필요하다고 보는 경향
인문학과의 비인기와 학과 폐지 내지 통폐합의 압력
이를 하나씩 살펴 보기로 하자.
인문학은 구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첫째, 전통적으로 실용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 사회에서 인문학은 구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선입이 상당히 많이 펴져 있다. 명문 대학들에서는 인문학과들이 다른 학과들에 비해 수자적으로 처지지 않지만 비명문 대학들의 경우 이른바 실용적 학문들이 훨씬 더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Missouri Baptist University의 경우 (기독교 교육, 인격의 함양, 섬김의 삶 등을 강조하는 특수 교육 이념을 가진 대학이지만 “명문”이라고 할 수는 없는)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학과들이 이른바 실용 학문들과 관련이 있다. 초중등교사 양성 학과인 교육학과가 전체 학생수의 절반을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경영학과, 간호학과, 스포츠학과, 범죄학과 (Criminal Justice major)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한국에 비해 구직난이 심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풍토이기 때문에 영문학과도 30명 정도 전공자 수준을 항상 유지하고 있고 그 중 절반이 교육학과에서 교직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인문학과 아울러 실제적 효용이 있어 보이는 과목들을 이수하도록 권장 내지는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2017년 4월 Wall Street Journal에 실린 한 기사에 의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인문학 학생들에게 수학과 통계학 과목을 필수로 이수하게 하고 있다. 기사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With their students facing rising debt and pressure to land a job after graduation, colleges and universities are focusing less on the meaning of life and more on how to earn a living.
This evolution toward pragmatism has been under way since the 1990s, but the speed of change is ramping up as politicians threaten funding for humanities programs to nudge students toward more profitable endeavors….9
내용을 요약하면 가중되는 학자금과 취업난의 영향으로 대학들이 삶의 의미보다는 어떻게 생계를 꾸릴까에 대해 가르치는 방향으로 교육을 바꿔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이러한 경향은 정치인들이 인문학 프로그램들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겠다는 협박을 하는 것과 더불어 더 한층 가속되고 있다.
인문학 공부는 삶에 불필요하다는 생각
미국의 언론에서 국공립대학들의 재정난에 대한 보도가 있을 때마다 일부 독자들이 대학에 필요 없는 고위 행정직, 직원들이 너무 많고 인문학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학문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가장 흔히 등장하는 주장이 현재 대학생들이 불필요한 많은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수강해야 하는데 거의 모든 과목들이 취업이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성이 없는, 그리고 좌파 이데올로기에 따른 과목들이라는 것이다.
2017년 4월 28일 St. Louis Post-Dispatch 신문 인터넷판에 ”Declining enrollment adds to budget woes at the University of Missouri system” (감소하는 학생 등록률 미주리 대학교 시스템의 재정난을 가중시켜)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늘 그렇듯이 그 기사에는 열 개 이상의 댓글이 실렸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By Ashley Jost St. Louis Post-Dispatch
Comment:
Mike Barbato · St. Louis
We need to turn our colleges into useful tools to train people to actually be abe to get a job. You can probably cutback the faculty by 30% just by ending the educational requirements in school. Unless I am majoring in Sociology, I dont really need it. I don't need 6 credits in humanities if I am majoring in engineering. I dont need to know about Freuds mother, I need to know how to build a bridge. Screw the "well rounded education" crap and teach people how to do something usefull. If people want to major in tthose types of subjects, that is fine, but cut the gaduation requirements from 120 credits to 80 and cut out the BS classes you make people take that really serve no purpose but to employ the people who teach them.10
여러 오자 및 비문법적인 문장이 보이지만 그 내용은 분명히 드러나는데 이 댓글의 요점은 모든 대학은 취업 중심으로 교육이 전환되어야 하며, 그렇게 하자면 현재 개설되는 과목을 30%까지 줄여야 하는데, “전인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개설되는 사회학, 심리학, 인문학 등의 과목들이 그 대상이 되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과목들” (bullshit classes)을 없애서 현재 120 학점의 졸업 필수 학점을 80학점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흔히 이런 류의 댓글들에는 1960년대의 민권운동 이후에 생겨난 많은 다민족주의, 다문화주의, 환경론적 세계관에 입각한 프로그램들, 예컨대 소수민족연구 (Ethnic Studies), 여성학, 젠더 연구, 생태계 연구 (Ecological Studies)에 대한 공격이 많다. 민권운동과 생태계에 대한 관심에 기반을 둔 이러한 새로운 학문적 흐름에 대한 반발은 대개 중부와 남부의 보수적인 백인들에 의해, 그리고 상당히 많은 근본주의적 개신교인들에 의해, 즉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던 공화당 지지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민주당이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이 좌파 이데올로기에 점령되어 전통적 미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데 앞장 서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그러한 우려가 지난 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보수적 유권자들의 불만은 그들을 대표하는 행정, 입법, 사법부의 선출직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여 많은 피선거권자들, 정치인들이 그들의 주장을 대변하는 입장을 취한다. 2013년 12월 1일자 New York Times에 “Humanities Studies under Strain around the Globe” (인문학 연구 전세계적 압력에 시달려)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 중 두 단락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Last year a task force convened by Gov. Rick Scott of Florida recommended that students majoring in liberal arts and social science subjects should pay higher tuition fees, arguing they were “nonstrategic disciplines.” Reacting against that, an online petition, which more than 2,000 people signed, warned that the differential tuition model would lead “to a decimation of the liberal arts in Florida.”
In March this year, an amendment submitted by Senator Tom Coburn, a Republican from Oklahoma, passed the Senate, limiting the use of National Science Foundation funds for political science research, unless that research promotes “national security or the economic interests of the United States.”11
위의 첫 단락을 요약하자면 플로리다 주지사 릭 스콧의 주도 하에 신설된 전담반이 인문사회과학 전공 학생들은 “비전략적 학문 분야” 전공자들로서 다른 전공자들보다 더 많은 등록금을 내야 한다고 추천하였는데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러한 추천을 반대하는 청원에 동참하였다는 것이다. 두번째 단락에서는 오클라호마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인 톰 코번이 정치학 연구 프로젝트의 기금 중 “미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전미 과학 재단의 기금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의 수정안을 내었는데 그것이 상원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와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이러한 사례들은 다른 주들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인문학과의 비인기와 학과 폐지 내지 통폐합의 압력
대학들이 재정난에 처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처방이 학과 통폐합 그리고 그에 따른 교수와 직원들의 해고에 따른 인건비 절약이다. 학과 통폐합의 주 타겟은 물론 인문학 분야이다. 약 20년 전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에서 학과 통폐합 논의가 있었는데 영문과의 건물에 세들어 살다시피하는 고전학과 (Department of Classics)가 늘 그러하듯 폐쇄 학과의 명단에 올랐다. 영문과 교수들의 주도 하에 학생 신문의 오피니언 컬럼, 대학 본부에의 강력한 건의 등을 통해 고전학과가 폐지되는 것는 막았지만 학생 수가 적은 순수학문의 경우 늘 폐지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네브라스카 대학교의 경우 주를 대표하는 거점 대학으로서의 위상 때문에 고전학과가 폐지는 안 되었지만 교육 중심의 작은 주립대학들, 그리고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작은 사립대들에서는 학과 통폐합이 상당히 쉽게 이루어진다. 2017년 5월 23일자 Houston Chronicle 신문은 텍사스 휴스턴의 University of St. Thomas가 철학 프로그램들을 폐지할 가능성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사의 첫 단락은 이렇게 적고 있다. “The University of St. Thomas — named after philosopher and theologian St. Thomas Aquinas — may eliminate philosophy programs, a signal of financial strain and a broader move toward professional programs at the private Montrose school.”12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가 철학 프로그램들을 폐지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재정적 중압감의 신호이자 만트로스에 소재한 이 사립학교가 더 광범위하게 직업 프로그램들을 지향함을 보여 주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2017년 5월 17일에는 캘리포니아의 잘 알려진 여자 대학인 Mills College가 9.1 million 달러의 재정 적자 때문에 “재정적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도되었다. 기사의 헤드라인을 보면 다음과 같다. “Mills College declares financial emergency as financial woes worsen. The school is set to cut 30-35 faculty and staff positions.”13 (밀스대학, 재정적 위기의 악화에 따른 재정적 긴급 상황 선언. 학교는 30-35 명의 교수진과 직원을 감원할 예정.)
이러한 재정적 위기는 필시 학과 통폐합, 더 나아가 학교 폐쇄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으며 철저한 자본주의적 사회인 미국의 경우 학교가 폐쇄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몇 년 간 농촌이나 산간지대에 세워진 작은 비명문 사립대학들, 특히 기독교 계통의 몇몇 학교들이 문을 닫았는데 요즘의 학생들은 인턴쉽이 쉬운 도시의 대학에 가려는 경향이 있어서 시골의 학교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명문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들은 봄학기가 4월 혹은 5월에 끝나면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8월 중순까지 학생들의 가을 학기 등록률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 늘 촉각을 기울인다. 필자가 재직하는 대학의 경우도 5월부터 8월까지 매주 학무 부총장의 주재 하에 학부장, 학과장들이 모여 입학사정처의 보고를 듣고 등록률이 그 다음 학년도에 미칠 영향, 그에 따른 교원 충원 혹은 감축 문제를 논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미국 내 인문학 부흥의 노력들
인문학 연구의 성과에 대한 제고된 홍보
한 흥미로운 기사가 2014년 프린스턴 대학교 동문회지인 Princeton Alumni Weekly에 실렸는데 “The Humanities Have a PR Problem” (인문학은 더 좋은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가 그 제목이다. 프린스턴대 철학과 교수이자 인문학과장인 기디언 로젠 (Gideon Rosen)이 기고한 이 글은 저조한 등록률이 아닌 적극적인 마케팅의 부족이 인문학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사 중 일부를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Any educated person can rattle off a list of the great achievements of science and technology in the past 50 years: the Big Bang, cloning, the Internet, etc.[…] What does the average educated American know about the great scholarly achievements in the humanities in the past half-century? Nothing. And this is no accident.”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난 50 년 동안에 성취된 과학 기술의 업적들, 예컨대 빅뱅, 복제, 인터넷과 같은 것들을 술술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균의 교육을 받은 미국인이 지난 반 세기에 걸쳐 인문학에서 이룬 위대한 업적들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이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로젠은 인문학 마케팅을 제고하는 방편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그것을 여기에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First, since the value of the humanities will be always lost on people who never have worked through a poem with someone who knows what he or she is talking about, humanists have a special obligation to see to it that teachers are well trained and that school curricula incorporate serious study of the humanities. […] Second, we must face the fact that while scientists have armies of journalists eager to popularize their work, we humanists will get nowhere unless we write books that non-experts can read with pleasure. […]We can hardly expect support when the chips are down from people who have no idea what we do.14
즉 인문학이 왜 중요한지를 학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교육자를 양성하고 개발해야 하며, 중요한 인문학적 업적을 미디어를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인문학은 뉴스 가치면에서 일상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과학 기술를 따라 잡기 힘들고 또 인문학의 업적은 대중 매체에 선전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일 수 있다는 점은 있지만 여하튼 인문학이 왜 중요한지를 대중에게 자주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고 하겠다.
인문학 전공학생들에게 실용적 학문을 아울러 공부하도록 권고
요즘 미국에서 인문학 전공자들에게 권유하는 것 중의 하나가 취업에 도움이 되는 컴퓨터 사이언스나 경영학과 같은 부전공을 하라는 것이다. Northern Illinois University에서 발행하는 잡지 NIU Today에 동문의 한 사람과 인터뷰한 내용이2017년 4월에 실린 적이 있는데 그가 언급한 조언 중의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There is no situation in the employment world that does not require a basic understanding and some degree of business acumen. It’s a foundational requirement whether you teach or work at a not-for-profit or in any type of creative field. Study what you love, but pair it with practical training. The earlier you master the basics, the more appealing a candidate you will be and the easier your success will come.15
요약하자면 어떤 직업에서나 비즈니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다시 말해 학생은 자기 스스로가 즐기는 학문을 전공해야 하지만 그것에 더하여 직업 전선에서 필요한 실제적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Missouri Baptist University의 경우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Business Administration을 부전공 (Minor) 혹은 증서 (Certificate) 과정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MBU의 영문과에서는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의 작문 실력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여 전공자 및 비전공자들을 대상으로 18학점의 영문과 및 저널리즘학과 과목을 패스하면 수여하는 작가 인증서 (Writing Certificate in English)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영문학 전공자에게 유용한 비영문학 전공 분야 10개를 선정한 한 웹사이트가 있는데 그 분야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Psychology (심리학)
Humanities (인문학)
Foreign Language/Culture (외국어 및 문화)
Religious Studies (종교학)
Linguistics (언어학)
Economics (경제학)
History (역사학)
Journalism (저널리즘)
Women's Studies (여성학)
International Studies (국제학)16
위의 리스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문학은 많은 이른바 실제적 전공들과 연계하여 공부할 수 있는 분야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의 실제적 효용에 관한 홍보를 강화
인문학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향한 부단한 홍보가 필요하다. 그 홍보는 단순히 광고의 차원이 아니라 진실로 우리가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믿는 바를 꾸밈 없이 전달하는 것이다. Missouri Baptist University 영문과의 경우 수 년 간에 걸쳐 고등학생들과 대학 저학년 학생들을 위한 여러 브로슈어를 만들어 각종 행사에서 그것을 보급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행사는 1년에 2-3차례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을 위해 열리는 입학 설명회이다. 브로슈어는 영문학 전공과 부전공, 그리고 작가 인증서 과정에 대한 간략한 소개, 왜 영문학이 좋은 전공인가, 그리고 영문학을 전공하면 어떤 종류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아래에 브로슈어의 첫 페이지가 나와 있다.
브로슈어는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유머를 곁들여서 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여기서 MBU 영문학과 브로슈어의 세 페이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Why Major in English?
“왜 영문학을 전공해야 하는가?—영문학을 전공하면 얻어지는 혜택들 ”라는 제목의 이 코믹한 카툰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여성 1: “제이콥, 우리에게 책을 읽어 줘요!”
여성 2: “자기야, 이 시 좀 나에게 분석해 줘요!”
남성: “숙녀 여러분들, 좀 귀찮게 굴지 마세요. 저 바쁜 사람이에요.”
고용주: “자네의 탁월한 영어 실력을 인정하여 자네에게 우리가 가진 모든 일자리를 주려고 하네.”
전화 속의 목소리: “제이콥, 나 미국 대통령이네. 백악관에 와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하나 분석해 주기 바라네.”
남성: “알겠습니다요 대통령님.”
(이 남성은 돈방석에 앉아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돈을 번다.)
Why choose English?
English majors read literature.
English majors are passionate
English majors write.
The English major hones the ability to think critically.
Employers want people who can communicate effectively. English Majors can.
You can combine an English major with many others.
English faculty inspire and mentor students like you.
English majors travel the world teaching and writing.
English majors tend to "think outside the box."
번역:
왜 영문학를 선택해야 하는가?
영문학 전공자들은 문학을 읽는다.
영문학 전공자들은 열정적이다.
영문학 전공자들은 글을 쓸 줄 안다.
영문학 전공자들은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고용주들은 효과적으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한다. 영문학 전공자들은그것을 할 수 있다.
영문학 전공자들은 자신의 전공과 다른 많은 여러 전공들을 결합할 수 있다.
영문학 교수들은 당신과 같은 학생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 주고 친히 이끌어 줄 수 있다.
영문학 전공자들은 세계를 여행하며 가르치고 글을 쓸 수 있다.
영문학 전공자들은 “상자 밖에서” (고정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Jobs and Careers for English Majors include…
Teaching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Secondary English teacher
Professor of English / Linguistics / Creative Writing
Social Media Manager
Technical Writer
Public Relations Specialist
Lawyer (needs a J.D. degree)
Pastor (needs a seminary education)
Grant Writer
Librarian
Editor and Content Manager
Human Resources Specialist
Sales Account Manager
IT Project Manager
Proposal Manager
Web Developer
Nonprofit Executive Director
Marketing Communications Manager
번역:
영문학 전공자들을 위한 직장 및 커리어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제 2 언어로서의 영어 교육
중등 영어 교사
영문학 / 언어학 / 문예 창작 교수
소셜 미디어 관리자
과학 기술 전문 작가
홍보 전문가
변호사 (J.D. 학위가 필요함)
목사 (신학교 교육이 필요함)
정부나 단체 보조금 신청 전문 작가
사서
편집자 및 콘텐츠 관리자
매출 계정 관리자
영업 담당자
IT 프로젝트 관리자
기획안 관리자
웹 개발자
비영리 이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한국에서의 실제적 적용
인문학에 종사하는 사람은 누구나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역설할 것인데 한국적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문학을 발전시키고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기로 한다. 첫째는 아시아적, 한국적 시각에서의 인문학 연구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필자가 멀리서 받는 느낌은 한국에서의 문학 연구는 미국 및 서구 유럽에서의 문학 연구와 별 차이가 없고 상당수의 학자들이 이른바 선진국에서 연구하는 것들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듯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많은 미국 및 유럽인들의 이론들을 아는 것도 중요하고 그들의 연구 관심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아시아적, 한국적 시각에서 문학 연구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미국문학 전공학자는 미국의 한인문학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겠는데, 미국 한인의 이민문학에 나타난 한국의 이미지가 논문의 한 주제가 될 수 있겠다. 조국을 떠나 미국에 귀화한 한인들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국이 그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은 한국의 학자들이 독창성을 가지고 추구해 볼 만한 일이다.17
또 한국 학자가 다루어 볼 만한 주제로 잊혀진 소설가 펄벅(Pearl S. Buck, 1892-1973)의 재발견이 될 수 있겠는데, 중국에서 선교사의 딸로 태어나 수많은 소설을 쓰고 노벨 문학상(1938)을 수상한 펄벅에 대한 재평가를 함과 아울러 한국을 소재로 한 그녀의 작품인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 (The Living Reed, 1963)와 <새해> (The New Year, 1968)의 역사적, 문학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살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겠다. 현재 미국의 대학들에서 그녀의 작품들은 거의 전적으로 도외시되고 있고 미국 학계의 영향을 다분히 받은 한국의 학자들도 그녀의 작품을 도외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더 관심을 받기에 합당한 미국 작가로 여겨진다.
다음으로 인문학의 대중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한국에서의 인문학 활성화의 한 방안이 될 수 있겠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연극, 시낭송, <윌더니스>와 같은 문예지를 통한 창작 활동, 초등 및 중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한 쉬운 인문학 강의, 백일장 대회 개최, 신문이나 잡지에의 기고를 통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 등 여러 전략이 있을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에 이미 많은 저서, 역서들이 나와 있을 듯 하지만 중등학교 학생들, 대학 저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하여 알기 쉽게 설명한 인문학 입문서를 대학 차원에서, 혹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발행하면 도움이 될 듯 하다.
결론
역사적으로 인문학은 거의 항상 위기에 처해 왔다. 플라토는 저서 <공화국>에서 종교인 그리고 영웅들에 대한 시를 제외하고 모든 시는 해악을 끼치므로 시인들을 공화국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역설하였고, 진시황제는 악명 높은 분서갱유의 사건을 통하여 460명의 유학자들을 생매장하고 유학 서적을 불살랐다. 20세기 이후에도 문학을 비롯한 인문학에 대학 끊임 없는 박해가 있어 왔으나 인문학에 열정을 가친 학자들, 예술가들의 노력에 힘입어 그 명맥을 잘 유지해 가고 있다. 인간이 진리와, 선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한 인문학의 인류의 역사와 항상 함께 할 것이며 여기에 인문학도들의 희망과 열정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은 삶의 근원적 의미에 대한 탐구에 도움을 준다. 빵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그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 인생을 어떻게 가치 있게, 깊이 있게 살 것인가? 인문학 공부는 삶의 의미와 목적, 가치에 대한 많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인문학이 왜 중요한지 인식하고 거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
미국에서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학부의 전공에 어떤 직종에 종사하는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 평생 자신의 전공한 분야에서 자신의 지식이 더해 가는 보람을 느낄 만한 전공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대학에서도 그렇게 하도록 도와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을 전공하면서도 실용적 가치가 있는 분야를 부전공하거나 개인적으로 배워 가면 직장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대학 쪽에서는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홍보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좋겠다.
주석 및 참고 문헌
1 이 글은 2017년 5월 24일 동덕여자대학교 영어과 특강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2 르네상스 시대의 영국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 1564-93)의 명작 <파우스트 박사> (The Tragicall History of the Life and Death of Doctor Faustus, premiered c. 1592)에서 주인공은 당시 중요하게 여겨졌던 모든 학문, 즉 논리학 (Logic), 의학 (Medicine), 법학 (Law), 신학 (Divinity)을 깊이 연구한 학자였다. 이 모든 학문이 이제 그에게 지적 도전을 주지 못한다. 예컨대 신학의 경우에는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죄인들을 죽음으로 벌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논조로서 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파우스트 박사가 이제 희망을 걸어 볼 분야는 마술 (magic)인데 그 매력이 너무도 대단하여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영원한 멸망의 길로 들어 서게 된다. 단순히 기독교 교리적 입장에서 본다면 파우스트는 자신의 영벌을 초래하는 죄를 범했지만 르네상스 작가인 말로는 주인공의 지적 갈증과 탐구심을 가진 인문학자로서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시각도 작품에서 보여 준다.
3 일부 인문학 분야 예컨대 인류학, 역사학 등은 사회과학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4 dalbert. "Ten Important Reasons to Include the Humanities in Your Preparation for a Scientific Career.” Science 12 May 2011. Web. 29 July 2017.
http://blogs.sciencemag.org/sciencecareers/2011/05/ten-important-r.html.
5 Dunker, Chris. “CBA Dropping the 'A' Ahead of Move to New Building.” Lincoln Journal Star 12 April 2017. Web. 29 July 2017.
http://journalstar.com/news/local/education/cba-dropping-the-a-ahead-of-move-to-new-building/article_dc0abc39-97ce-5f0d-85c2-e30324298caf.html.
6 Saul, Scott. “The Humanities in Crisis? Not t Most Schools.” 3 July 2013. Web. I Sept. 2017.
http://www.nytimes.com/2013/07/04/opinion/the-humanities-in-crisis-not-at-most-schools.html.
7 “Wheaton College: Overview.” U.S. News & World Report Best Colleges Rankings. 2017. Web. I Sept. 2017.
https://www.usnews.com/best-colleges/wheaton-college-illinois-1781.
8 Stockwell, Carly. “Same As It Ever Was: Top 10 Most Popular College Majors.” USA Today 26 Oct. 2014. Web. 7 Sept. 2017.
http://college.usatoday.com/2014/10/26/same-as-it-ever-was-top-10-most-popular-college-majors/.
9 Belkin, Douglas. “Liberal Liberal Arts Colleges, in Fight for Survival, Focus on Job Skills—Some Schools Require Humanities Students to Take Math and Statistics Courses.” Wall Street Journal 24 April 2017. Web. 7 Sept. 2017.
https://www.wsj.com/articles/liberal-arts-colleges-in-fight-for-survival-focus-on-job-skills-1493051024.
10 Jost, Ashley. Comments on “Declining Enrollment Adds to Budget Woes at the University of Missouri System.” The St. Louis Post-Dispatch 28 Apr. 2017. Web. 7 Sept. 2017.
http://www.stltoday.com/news/local/education/declining-enrollment-adds-to-budget-woes-at-the-university-of/article_3a1afcdd-b22d-50c1-8848-df0e15196f38.html?mode=comments.
11 Delany, Ella. “Humanities Studies under Strain around the Globe.” The New York Times 1 Dec. 2013. Web. 7 Sept. 2017.
http://www.nytimes.com/2013/12/02/us/humanities-studies-under-strain-around-the-globe.html.
12 Ellis, Lindsay. “University of St. Thomas May Eliminate Philosophy Programs.” Houston Chronicle 23 May 2017. Web. 7 September 2017.
http://www.chron.com/news/houston-texas/houston/article/University-of-St-Thomas-may-eliminate-philosophy-11167014.php.
13 Deruy, Emily. “Mills College Declares Financial Emergency as Financial Woes Worsen. The School Is Set to Cut 30-35 Faculty and Staff Positions.” 17 May 2017; updated 18 May 2017. Web. 7 Sept. 2017.
http://www.mercurynews.com/2017/05/17/mills-college-declares-financial-emergency-as-financial-woes-worsen/.
14 Rosen, Gideon. “The Humanities Have a PR Problem.” Princeton Alumni Weekly 9 July 2014. Rev. Web. 11 Sept. 2017.
https://paw.princeton.edu/article/notes-crisis.
15 “NIU alumna [Rita Dragonette] encourages liberal arts students to get business savvy.” NIU Today 25 April 2017. Web. 12 Sept. 2017.
http://www.niutoday.info/2017/04/25/niu-alumna-encourages-liberal-arts-students-to-get-business-savvy/.
16 Gresk, Meghan. “The 10 Best Minors to Match Your English Major.” College Magazine 5 Dec. 2016. Web. 12 Sept. 2017.
http://www.collegemagazine.com/10-best-minors-match-english-major/.
17 텍스트로는 Mary Paik Lee의 Quiet Odyssey: A Pioneer Korean Woman in America (1990), Yearn Hong Choi의 Song of Myself: A Korean-American Life (2010), 그리고 조원구의 한글 자서전 <강물 따라 흐른 쪽배> (2016) 등 많은 작품들이 있다.
한재남 (John J. Han)
영문학박사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 미국 Missouri Baptist University 영문학 및 문예창작학 교수 겸 인문학부장. Maple-Colored Moon: Seasonal Haiku (Cyberwit, 2016)의 저자, Returning Home: Haiku and Other Succinct Poems (Cyberwit, 2016)의 저자, Like the Wind, Like the Water: Korean Sijo (Cyberwit, 2016)의 역자, And Yet, And Yet: Haiku and Other Poems (Cyberwit, 2017)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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