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교향곡 8번 내림마장조 “천인”」은 구스타프 말러의 8번째 교향곡이다. 1906년과 1907년에 걸쳐 작곡되었으며, 초연 당시 1000명이 넘는 연주자가 동원되어 '천인'이란 별명 붙었다. 작곡 초기에는 라틴어 찬가인 ‘오소서, 창조주 성령이시여’를 제1부로, ‘에로스의 탄생’에 의한 가사를 제2부로 결합으로 곡을 구성하려 했으나,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고 그 철학적인 심오한 내용에 매료되어 준비해 오던 오페라 파우스트의 종막 장면인 ‘심산유곡(파우스트의 구원)’ 장(章)을 제2부 “에로스의 탄생‘과 대체하여 교향곡 8번을 구성하였다.
▲ 초연 초연은 1910년 9월 12일에 초연이 뮌헨 국제 박람회장의 부속 시설이었던 신음악 축전홀(Neue Musik-Festhalle)에서 자신의 지휘로 858명의 가수 (8명의 독창자 포함)와 171명의 단원 (말러 포함)의 위용을 거느리며 초연되었다. 이 날 연주회에는 왕족을 비롯하여 앞서 언급한 지인들과 함께 당대의 유명인사가 대거 참석하였다. 연주가 끝난 후 폭풍 같은 박수가 30분 넘게 이어졌으며 사람들은 모두 층계를 내려와 위대한 예술가에게 몰려들었다고 한다. 연주회가 완전히 끝난 후에도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말러를 기다리고 있어서 말러는 이 사람들을 뚫고 지나가야만 했다. 릴리 레만은 ‘2부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다고 고백하였으며, 토마스 만은 ‘말러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게 되었는지 형언할 수 없다’며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 연주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말러가 몹시 마르고 창백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이 1천명이상의 연주자들이 동원 되어 ‘천인(千人)교향곡’이란 별명을 얻었지만, 정작 말러 자신은 '천인교향곡'이란 별명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러는 뮌헨 초연에서 직접 지휘를 한 후 1년이 채 흐르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초연 참석자 음악가 아르놀트 쇤베르크, 브루노 발터, 빌렘 맹겔베르크, 클라우스 프링스하임, 오토 클렘페러, 오스카 프리트, 안톤 베베른, 알반 베르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막스 레거, 프란츠 슈미트, 지크프리트 바그너, 랠프 본 윌리엄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카미유 생상스, 릴리 레만 문학인 아르투어 슈니츨러, 후고 폰 호프만스탈, 슈테판 츠바이크, 토마스 만, 조르주 클레망소 기타 막스 라인하르트, 알베르 1세 (벨기에 국왕), 루트비히 3세, 헨리 포드 |
■ 해설 중세 성령찬미가와 파우스트의 공통분모 사실 ‘천인 교향곡’의 특별한 점은 천명이상이 연주하는 곡이라는 점에 있기보다는, 라틴어로 된 중세의 성령찬미가와 독일어로 된 괴테의 〈파우스트〉가 어떻게 한 작품 속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 하는 데 있을 것이다. 작성 연대가 809년으로 추정되는 찬미가 ‘오소서 창조주 성령이여(Vesi, creator Spiritus)’와 1830~1년에 완성된 〈파우스트〉제2부 5막 종결 장면 (심산유곡) 사이에는 무려 1000년 이상의 시차가 있으며 언어도 다르다. 그러나 음악적으로 보면 서로 다른 언어로 된 2가지 가사는 말러의 교향곡 속에서 놀랄 만큼 휼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실 서로 달라 보이는 2가지 가사는 하나의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1부와 2부를 결합시킬 수 있는 1가지 단서를 제공하며, 말러는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여 그의 음악 속에 2가지 텍스트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작곡가 안톤 베베른의 증언에 의하면 1부 성령찬미가의 가사 중 ‘축복의 빛으로 우리 감정을 비추시고 우리의 마음에 사랑을 부으소서. (Accende lumen sensibus, Infunde amorem cordibus.)’의 부분에 해당하는 선율적인 동기야말로 1부와 2부를 묶는 중요한 단서로 볼 수 있다. 말러는 이 교향곡 속에서 ‘사랑’과 ‘빛’을 의미하는 1부에 ‘Accende’ 이하의 선율과 2부에서 ‘사랑’(Liebe)이라는 말이 나오는 부분을 똑같은 선율로 작곡해 1부와 2부에 통일성을 부여했고, 이로써 ‘영원한 사랑은’ 작품 전체를 통해 강조된다.
● 가 사 : Finale <신비의 합창> Chorus Mysticus 신비의 합창 Alles Vergängliche 일체의 무상한 것은 Ist nur ein Gleichnis, 그저 비유이니 Das Unzulängliche, 미칠 수 없는 것이 Hier wirds Ereignis; 여기서는 이루어지고 Das Unbeschreibliche, 말로 할 수 없는 것이 Hier ists getan; 여기서는 실현되네 Das Ewigweibliche 영원한 여성이 zieht uns hin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