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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甲질로 인한 억울한 죽음을 보고
이 동 범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 등 갑질로 인해 경비원이 자살을 한 비극이 발생하여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한 사실은 갑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중 주차한 입주민의 승용차를 밀어 옮기다 실랑이가 벌어졌다.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입주민이 경비원을 밀치고 어디론가 끌고 가는 영상이 담겨졌다. 가해 입주민은 관리사무소장에게 경비원을 해고하라고 요구까지 했다고 한다.
아파트 주민들에 의하면 전에도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당일 경비원을 말렸던 주민은 “그가 살 수가 없다고 속상해 했다. 다행히 몇몇 주민이 알고 병원에 모셔갔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자신을 도와준 주민들에 대한 ‘고마움과 억울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추측하건대 피해자인 경비원은 심리적으로는 분명히 착하고 여리고 순한 성격이며, 다른 사람의 요청을 거절 못하는 순응적인 분이었을 것이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면 폭력과 갑질은 ‘내성耐性’이라는 특성이 있어서 피해자가 받아주면 받아줄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고 한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더 견딜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파국에 이른 후에야 가해자이자 범죄자들은 모두 “피해자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 줄 몰랐다.”는 식으로 말하고 항상 심각하고 비뚤어진 인지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경비원에게 갑질을 했던 그 가해자는 “자기 과시형으로 나는 사회에서 아주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인데 왜 주변 사람들은 나를 인정해 주지 않은 거지, 특히 경비원의 행동을 보면 나를 존경해 주지 않는 것 같아”라든가 “내가 조금 거만하게 행동해야만 나를 무시하지 않을 거야” 또는 “내가 월급을 주고 경비원을 고용하는 것과 다름없으니 무엇이든 나와 내 차車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들을 물건처럼 사용할 수 있어”라고 착각하였을 것 같다.
아파트 주민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근면・성실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앞장서 일해 왔다고 하면서 “억울함을 풀어드릴게요”라고 하였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원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으며, 경비실 창문에는 ‘억울함이 풀릴 수 있게 작은 힘이라도 돕겠습니다.’ 등의 추모 글이 적힌 포스트잇으로 뒤덮여 있었다. 경비실 앞에는 분향소를 마련하여 추모하고 마지막 떠나는 길을 주민들이 함께 하였다고 하니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다. 모든 사람이 마음이 아프다고 가정을 하면 모두에게 친절해야겠다. 특히 사회적 약자라고 하는 장애인, 어린이, 노인, 여성, 근로자들에게 배려와 사랑으로 보듬어주면서 다정하고 따뜻한 말로 대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생명의 줄을 놓아버릴까, 조금만 더 버텨볼까?’라고 고민했을 그 경비원의 마지막 순간을 상상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 고뇌와 번민을 우리가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탈무드에 “한 생명을 살리는 것은 온 우주를 살리는 것이고, 천국의 맨 앞자리를 예약해두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혹시 어디 아프신가요, 건강하시죠?” 등 주변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라면 오히려 미안하다고 경비원에게 사과하고 차를 이동시켜야 함에도 평소에 경비원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했기에 폭언・폭행까지 행사했을지 어처구니가 없다. 이는 엄연한 인권 침해요, 인간평등 사상을 저버린 상해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는 잠재의식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말처럼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삼사일언三思一言’이란 말처럼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인지위덕忍之爲德’ 같이 참는 것이 덕을 가져온다는 말을 새기면서 남의 말을 경청하고 서로 소통한다면 분란이 없으리라고 확신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약자를 위한 특별법’과 ‘갑질의 횡포를 막는 법’을 제정하여 몰염치한 자에게는 엄중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행복하고 명랑한 사회가 조성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폭력 없는 학교’가 되기 바라며
이 동 범
최근 방영중인 모 방송사의 일일연속극에 고등학교 다닐 때 여고생이 폭력을 당했는데, 사회에 나와서 서로 사과하고 잘 지내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주말연속극에서도 여중생이 골목길에서 4명의 여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한 현장을 경찰이 촬영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사실은 학생들 간에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여겨진다.
학교폭력은 언어폭력이 주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간에 서로 배려하면서 올바른 언어 사용으로 상대를 존중한다면 폭력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말하기 전에 자신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즉 내가 말하는 것이 거짓이나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은지, 이 말을 꼭 써야하는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을 생각하면서 말을 하게 된다면 서로 간에 오해가 없어서 언어폭력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다.
언어폭력은 마음에만 상처를 주지 않고, 말의 상징성이 불러오는 부정적인 감정은 몸도 해치게 한다. 심하면 병에도 걸릴 수 있다. 언어폭력은 ‘말로 하는 채찍질’인 것이다. 채찍은 공기를 가르는 소리만으로도 공포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그만큼 언어의 사용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금년 3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하게 된다. 이번 시행령 통과로 학교 현장 적용을 위한 법률적 체계가 완비 되었다고 본다.
새 학기부터 적용되는 시행령에 따라 단위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가 교육지원청 학교 폭력 대책 심의위원회(심의회)로 이관된다.
일단 단위학교의 학폭위가 교육지원청심의회로 이관되면 민원과 소송 등이 줄고 교원들의 학교폭력 업무도 경감될 것이다.
개정된 시행령에는 심의위의 구체적 운영과 절차에 관한 사항이 담겨 있다. 교육지원청심의위의 처리 사안이 과중할 것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의위가 소위에 사안을 위임해 심의할 수 있도록 했다. 전담기구 학부모위원은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추천해 학교장이 위촉하고 전담기구 운영에 대한 사항을 학교장이 정하도록 했다.
다만, 학교장 자체해결제로 종결된 사안에 대한 심의위 개최 요구 기준이 명시되지 않아 시행초기 혼선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등에 이를 구체화해서 학교에 보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 예방의 기초는 관심과 배려다. 우선 학교가 존사애제尊師愛弟의 행복배움터로 거듭나야 한다. 학우 간에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이좋게 어울려 생활하는 학교문화가 자리 잡아야 하겠다. 학부모도 기본적으로 학교를 신뢰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개정된 학교폭력예방법과 시행령의 목적은 피해학생의 지원, 가해학생의 선도를 기반으로 미래사회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 자유평등 등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내면화內面化 하는데 있지 않겠는가? 일탈과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나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 선도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도된 학생들이 오롯이 학교로 되돌아올 수 있는 회복적인 생활교육 및 갈등조정과 화해, 타협의 친화 등 순환적 시스템 정착이 요구된다.
교육당국은 학교폭력예방법과 시행령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배포 및 학생・학부모・교직원 연수와 대국민 홍보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폭력 없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바른말과 고운 말로 친구 간에 마음 놓고 대화하면서 주제를 가지고 서로 토론하고, 오락 등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친교활동의 기회와 장場을 마련하여 실행한다면 지・덕・체를 겸비한 유능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바로 교육이 미래요 희망이기 때문이다.
경청과 침묵 그리고 소통
이 동 범
요즘 세상은 ‘말의 홍수 시대’처럼 느껴진다. TV를 켜면 가끔 들어오는 말들에서 자극을 받는 경우가 있다. 홍수로 쏟아지는 물은 탁하다. 맑은 물을 얻으려면 가두어놓고 가라앉혀야 한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마찬가지다. 넘쳐나는 말속에는 상처를 줄 수 있는 언짢은 것이 있고 보석도 있지만 가두어놓고 가라앉혀서 걸러낼 수 있는 것이 있다. 비속어나 막말, 험담, 거친말, 욕설 등 말하지 않아도 되고, 듣지 않아도 지장이 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말은 음성 신호로 만들고 전달하는 일을 한다. 입을 열고 혀를 굴려 뱉으면 말은 공기의 흐름을 타고 전해진다. 바로 생각이 소리로 나온 것이 말이어서 듣는 사람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말은 한 번 내뱉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므로 항상 신중하게 하고 상대방에게 오해나 비위에 거슬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잘못된 말은 화근禍根이 되어 다투거나 싸우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되며, 심지어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듣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傾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잡스는 매우 독선적인 리더로 자신이 가장 최고이며 표준이라고 하였으나, 나중에 깊이 성찰하고 자기반성과 겸손으로 직원들을 대하였다고 한다. 지시하는 리더에서 듣는 리더로, 리더십 반전이 있은 후 애플은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신화를 써 내려갔다는 이야기다. 바로 경청하는 습관을 가진 것이다.
또한 조선 최고의 성군인 세종대왕은 취임 후 일성으로 “그대들의 의견을 듣겠다.”라고 하였다. “경들의 생각은 어떠하오?”라는 표현이다. 한자의 들을 ‘청(聽)’이라는 글자는 귀 이(耳), 임금 왕(王), 열 십(十), 눈 목(目), 한 일(一), 마음 심(心)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진 임금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큰 귀와 밝은 눈으로 신하들의 말과 몸짓을 잘 듣고 잘 살펴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마음을 얻는 최고의 방법은 ‘이청득심以聽得心 즉 귀를 열어 듣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경청의 조건은 비움이다. 스티브 잡스가 깨우친 것처럼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우기 전에 먼저 비우는 일이다. 어떨 때는 침묵沈黙도 중요하다. ‘침묵은 금이다’란 말이 있다. 할 말은 명료하게 말하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말에서 진실은 앎이 꽉 찬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려고 안달하지 않으며, 침묵 속에서 오히려 참된 가치의 위대함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다양성의 인정 여부는 경청 리더십의 성패를 가늠하는 또 다른 척도다. 자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경청의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대화중에 “당신 말은 틀렸어, 말도 안 돼.”라고 하면서 윽박지르고 무시하면 사기 저하는 물론 대화단절의 단초가 되며 소통疏通이 이루어질 수 없다. 잘못한 말이나 삐딱한 말도 잘 들어 주는 리더라는 평판이 나야 공직사회에서 구성원들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허심탄회하게 마음껏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 소통이 잘 될 것이다. 말은 곧 소통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무릇 말이란 지나치면 거짓이 되기 쉽고, 거짓되면 소통이 막히게 되고, 소통이 막히면 말을 전하는 자가 화를 입게 된다. 말에는 생리적, 물리적, 심리적 요소 세 가지가 있으며,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변이나 긴 문장이 아니라 말의 정성이다. 진정성을 담아 말을 간결하게 핵심만을 말하게 될 때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바람직한 의사소통은 불신의 벽을 넘어 화해와 신뢰 회복으로 화합의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짜뉴스가 떠돌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막말과 폭언이 사회와 정치를 오염시키며, 인터넷에는 부적절한 말 등 심각한 언어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어 안타깝다.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이며 품격이다. 조직 내에서 험담을 하고 막말을 한다면 그 조직은 무너지게 된다. 상하간에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 주면서 장점을 찾아 격려해주고 이끌어준다면 다툼도 없고 평온한 분위기에서 일의 능률도 오를 것이다.
기업인이나 공직자 그리고 정치인들은 상하간에 갑질적인 언행이나 폭언 등을 삼가고 상호 인격을 존중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국민들의 본보기가 되도록 경청하고 소통하는 모습이 서로 좋은 관계로 유지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미소 지으며 보내는 다정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감동을 준다. 경청과 소통의 좋은 관계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인정한다면 평화롭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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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코로나와 폭염 폭우로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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