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배우' 마니 닉슨(Marni Nixon, 본명 Margaret Nixon McEathron),
할리우드의 가장 위대한 유령(서프라이즈)
할리우드 스타들의 뒤에는 마니 닉슨이라는 여인이 있었다.
2017년 10월 29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뒤에 숨겨진 그림자 가수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됐다. 할리우드 영화 '왕과 나'의 데보라 카, '마이 페어 레이디'의 오드리 헵번, 그리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나탈리 우드까지. 이들은 영화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을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노래들은 모두 한 여인이 부른 것이었다.
2016년 미국 뉴욕, 한 여인이 유방암으로 투병 중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후 그의 사망 소식은 여러 언론
을 통해 보도됐다. 그는 86살의 마니 닉슨으로, 과거 영화 '왕과 나' '마이 페어 레이디' 등 50편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던 화려한 경력의 배우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알지 못 했다. 마니 닉슨이
목소리로만 출연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음악 신동으로 불렸던 마니 닉슨은 자연스럽게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됐고, 이후 소프라노로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그의 진짜 꿈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가 되는 것. 이에 마니 닉슨은 수많은 오디션
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마니 닉슨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했다.
그러던 1956년, 드디어 영화사에서 연락이 왔다. 해당 영화사는 당시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 '왕과 나'를 준비 중이
었다. 하지만 마니 닉슨은 배우가 아닌, 노래를 더빙하는 대역 가수 역할을 제안받았다. '왕과 나'는 뮤지컬 영화로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스타성 때문에 감독이 데보라 카를 캐스팅했지만 그의 노래 실력이
부족하다 여겼고, 노래만 대신 불러줄 대역 가수를 찾던 중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가진 마니 닉슨을 선택한 것이다.
심지어 감독은 데보라 카 대신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어떻게든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던 마니 닉슨은 제안을 승낙했고, 총 3곡을 데보라 카 대신 부르게 됐다.
이후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크게 흥행했고, 데보라 카의 노래 실력은 화제로 떠올랐다. 이에 힘입어 데보라 카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OST 앨범 또한 큰 인기를 끌며 수십만 장이나 팔렸다.
하지만 사실을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약속 때문에 마니 닉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받은 돈도 420
달러가 전부였다.
또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달리, 대역 가수 사실이 관계자들 사이에 암암리에 퍼지면서 마니 닉슨에게
들어온 일은 오직 대역 가수 일 뿐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돼도 목소리의 주인이 그라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
고, 그의 상실감은 커져만 갔다. 결국 마니 닉슨은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OST 앨범에라도 이름을 올려달라
고 애원했지만, 배우 나탈리 우드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던 1965년, 마니 닉슨은 드디어 더빙 가수가 아닌 배우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그 영화는 바로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줄리 앤드류스의 노래 실력이 뛰어나 대역 가수는 필요 없었고, 그는 줄리 앤드류스가 있던
수녀원의 수녀 중 한 명인 소피아 역에 캐스팅됐다. 그토록 기다리던 일생일대의 기회,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하지만 모든 관심은 역시나 줄리 앤드류스에만 쏠렸을 뿐, 마니 닉슨을 알아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낙담한 그는 할리우드를 떠나게 됐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캘리포니아 예술 학교에서 보컬 교사로 일한
그는 2006년 자서전 '나는 밤새도록 노래할 수도 있었어'를 통해 모든 진실을 고백했다.
하지만 이미 아름다운 추억의 작품이 된 영화의 뒷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16년 마니 닉슨이 사망한 후에야 유명 언론들이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내면서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특히 LA타임즈는 그를 "할리우드의 가장 위대한 유령"이라 칭했다.
(사진=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캡처)
뉴스엔 김명미 기자
2017. 10. 29. 11:44
첫댓글 새로운 한주도 즐거움이 가득하시고 행복이 넘치는 기분 좋은 한주되세요 잘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