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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길
일자 : 2019년 6월 13일(목) 나무여, 푸른 유월의 나무여, 나는 안다.
폭염에 시달렸던 2018년 여름(6~8월)의 평균기온, 폭염일수, 열대야 일수는 모두 1위를 기록하였다. '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다. ' - 나짐 히크메트 ' 그는 산책을 하며, 이 식물 저 식물을 찾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그는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꽃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한다.초여름 정원에 분홍 찔레꽃, 담홍색과 노란 장미, 황금낮 달맞이꽃, 홍자색 조락싸리가 만개하였다. 붓꽃, 패랭이꽃, 꽃양귀비, 스텔라 원추리, 큰 금계국, 분홍 송엽국(사철 채송화) 메꽃들도 차례로 피고 있다. 보리수 열매가 붉게 물들고, 매실, 살구나무에도 풋열매들이 풍성하게 달려있다. 상쾌한 향기가 그득하다. 평화롭고 눈이 부시다. 오월 중순,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때이른 더위가 단비가 내리면서 잠시 주춤해졌다. 향동천에서 개구리 소리가 들린다.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저마다 선한 본성에 따라 매 순간 情性을 남김없이 실현하고 있음을 깨우쳐 준다. ' Be yourself. 너 자신이 되라 ' 무엇이 내 것이고, 무엇이 내 것이 아닌가. 내 인생을 살고 있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아닐까. 자연이 원하는 상태, 즉 나의 본성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 개구리소리도 들을 탓 ' 이 속담은 개구리 소리도 듣기에 따라 좋게도 들리고, 나쁘게도 들린다는 뜻이다. 가까이서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멀리서는 음악으로 들리는 것이 개구리 소리이다. 어둠의 고요를 흔드는 개구리의 무심한 가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개구리소리는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禪이다. 시간을 초월하여 무념무상의 상태가 된다. 조선 중기의 문인 張維는 와명부라는 글에서 인간과 개구리를 비교하여 인간의 삶이 천도에서 벗어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개구리울음소리를 듣고 천지와 음양의 조화를 터득하였다고 한다. 민들레의 기세가 한풀 꺾이자마자 길가, 풀밭과 빈터를 차지한 노란 씀바귀, 고들빼기 꽃들이 출렁인다. 씀바귀는 종류가 많다. 고들빼기만 확실히 알면 좋을 것 같다. 씀바귀의 수술은 검은색이고 고들빼기는 노란색이다. 씀바귀 잎은 피침형이거나 긴 타원형이며, 고들빼기는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으며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이다. 민들레, 씀바귀, 고들빼기, 뽀리뱅이, 사데풀, 개망초, 쑥부쟁이 등 국화과 식물은 갓털씨를 달고 번식하는데, 한번 기류를 타면 아주 먼 곳까지 날아갈 수 있다. 땅에 앉으면 절대 빠지지 않도록 씨앗에 갈고리 형태를 갖추고 있다. 작은 씨앗에 담긴 생존의 욕구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씀바귀의 노란 꽃 두 송이가 소리 없이 피고 사라진, 그 자리에 하루 만에 솜털 같은 둥근 갓털씨가 생겼다. 그 뒤 며칠 동안 꽃은 더 이상 피지 않았는데, 갓털씨가 13개나 더 달렸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일어난 일이다. 작은 병에 물을 채우고 꽃봉오리가 제법 달린 씀바귀를 넣어두었을 뿐인데,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변화와 씀바귀의 생명력이 놀라울 뿐이다. ' 원자보다도 작은 세계와 은하보다도 큰 세계, 수십억 년 규모에는 미지의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우리가 뻔하다고 생각하는 대상에도 여전히 비밀이 숨어있다. ' - 윌리엄 블레이크 할미꽃은 씨앗도 보기에 좋다. 신기하게도 열매가 익을 때는, 꽃대가 똑바로 서며, 매끄러운 수염이 마치 폭죽이 터진 모양으로 달린다. 암술대 끝에 생긴 녹색의 씨앗이 갈색으로 익으면, 긴 수염은 솜사탕처럼 풍성해진다. 할미꽃이란 이름은 백색 털로 덮인 열매가 할머니의 흰 머리같이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할미꽃의 한자이름은 白頭翁으로 흰 머리를 가진 노인이란 의미이다. 할미꽃은 국화과 식물처럼 씨앗에 흰 갓털이 달려,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날아가 또 다른 탄생을 준비한다. 씨앗이 사람이라면 갓털은 낙하산인 셈이다. 이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다는 것보다, 헤엄친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수도 있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할미꽃의 갓털이 쭉 올라온 꽃대에 28개나 달려있다. 오년도 더 전에 상경하였다고 하니, 내보다 조금 일찍 상암동으로 이사 온 것 같다. 이 할미꽃을 옮겨 심은 할아버지는 그동안 애지중지 정성을 듬뿍 쏟았다고 한다. ' 한 송이 들꽃에서 하늘을 보려면, 네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한순간에 영원을 담아라. ' 패랭이의 분홍색, 흰색 꽃들이 둘러모여 햇빛을 즐기고 있다. 패랭이는 건조한 낮은 지역이나 냇가, 모래땅에서도 잘 자란다. 꽃은 가지 끝에 하나씩 달려피며, 꽃잎의 가장자리는 핑킹가위로 오려놓은 듯 갈라진 것이 특징이다. 패랭이꽃을 개량하여 만든 꽃이 카네이션이다. 패랭이 꽃잎은 홑잎인데 반해 카네이션은 겹잎이다. 제라늄 꽃은 봄부터 가을에 걸쳐피며, 색깔은 품종에 따라 분홍색, 붉은색, 보라색, 흰색 등 다양하다. 제라늄은 200여 종의 변종이 있는 허브식물로, 여러 가지 향기의 정유를 함유하고 있어서 그 향기를 닮은 식물명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 애플 제라늄, 페파먼트(박하) 제라늄, 로즈 제라늄, 레몬 제라늄 등. 꽃과 잎에서 풍기는 향기는 우울증을 달래주고, 인체 호르몬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으며, 모기나 벌레를 쫓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잎은 부드러우며, 자루가 길고, 둥근 원형이며 얕게 갈라져 있다. 화단에서 마주쳤을 때, 분홍색 꽃잎과 연잎을 닮은 잎을 보고 한련화로 착각하였다. 둘 다 쥐손이풀 목이다. 보라색 매발톱꽃, 분홍색 꽃받침과 노란색 꽃잎의 매발톱꽃이 제철을 만나 한껏 멋을 내고 있다. 야생화 중 매발톱꽃만큼 꽃색이 예쁘고, 화형이 특이한 것도 흔치않다. 꽃잎 뒤쪽의 꿀주머니인 꽃뿔이 매의 발톱처럼 안쪽으로 굽은 모양이어서 매발톱꽃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늘매발톱, 매발톱, 노랑매발톱의 3종이 자생하고 있다. 백두산 일대 해발 1,600 ~ 1,700 미터를 경계로 그보다 고지대에서는 보라색 하늘 매발톱이, 그보다 낮은 지역에서는 노랑 매발톱, 노란빛이 도는 자주색 매발톱이 흔하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하늘(산)매발톱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붓꽃은 보라색으로 피고 꽃잎처럼 보이는 화피 편 안쪽에 그물무늬가 있다. 청자색이 주는 신비로움이 매력적이다. 붓꽃은 하루가 지나면 시들어버린다. 헤새는 붓꽃이 피는 시기가 은총의 순간이라고 하였다. ' 사람들이 목초지풀을 잘라내지 않으면, 습작을 다시 그려보고 싶어.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데, 이 장면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거든. 노란 야생화와 보라색 붓꽃으로 뒤덮인 작은 시골마을, 꿈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 - 반 고흐 꽃양귀비(개양귀비)는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꽃봉오리는 밑을 향해 있으나 꽃이 필 때는 위로 향한다. 보통 붉은색, 주황색 꽃이 피며 주름진 꽃잎 4개는 서로 마주나고, 약간 둥글다. 불같은 정염 그대로 선명한 색상이 매혹적이다. 마약성분이 있는 양귀비는 마약법에 의해 재배가 금지되어 있다. ' 거기 화단 가득히 양귀비가 피어있었다. 그것은 경이였다. 그것은 하나의 발견이었다. 꽃이 그토록 아름다운 것인 줄은 그때까지 정말 알지 못했었다. ' - 법정 ' 개양귀비 들판에서 ' 는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쓰인 시중에서 가장 유명한 시 중 하나이다. 캐나다 중령으로 전쟁에 참가한 군의관 존 맥크리가 그의 친구가 전사한 후 쓴 것이다. ' 프랜더스 들판에 양귀비꽃이 피었네, 줄줄이 서 있는 십자가들 사이에 우리는 이제 운명을 달리한 자들. 며칠 전만 해도 살아서 새벽을 느꼈고 석양을 바라보았네. 사랑하기도 하고 받기도 하였지만, 지금 우리는 플랜더스 들판에 이렇게 누워있다네. 친구들과 우리들이 싸움 포기하지 아니하고 다시 하려는데, 힘이 빠져가는 내 손으로 그대 향해 던지는 이 횃불, 그대 붙잡고 높이 들게나. 우리와의 신의를 그대 저버린다면 우리는 영영 잠들지 못하리, 비록 플랜더스 들판에 양귀비꽃이 자란다 하여도. ' 오뉴월의 주인공은 모란과 작약이다. 작약은 원줄기 끝에 큰 꽃이 한 송이씩 달리고 꽃잎은 10장 정도, 꽃받침 잎 5장이다. 붉은 꽃잎과 노란 수술이 어우러져 교태롭고 화려한 작약은 함박꽃으로 더욱 유명하다. 함박꽃은 작약꽃이고, 북한의 국화인 함박꽃나무는 산목련이다. 함박은 함지박이다. 함지박은 통나무를 파서 바가지처럼 만든 나무바가지이다. 나무바가지처럼 큰 꽃이 함박꽃이다. 공처럼 둥근 꽃봉오리는 일주일 정도 지나자, 꽃잎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줄기가 그리 튼실한 것 같지 않은데, 함박꽃 세 송이가 피었다. 기다림에 비해 개화 기간이 너무 짧다. 비교적 온도 변화에 민감하여 더워질수록 개화 기간이 짧아진다. 작약은 이름 그대로 마술과 같은 약효를 가진 치유의 식물이다. 당귀, 천궁, 황기, 지황과 더불어 3대 기본 한방 약재 중 하나이다. 작약은 꽃으로 즐거움을, 뿌리로 건강을 주는 신비의 식물이다. 작약은 모란과 닮은 점이 많아 구분하기가 어려운데, 작약은 여러해살이 풀이고, 모란은 나무이다. 꽃만 보면 구별이 쉽지 않지만, 꽃봉오리와 잎의 모양이 다르다. 모란(목단)과 작약은 부와 영화를 상징하는 꽃 중의 꽃이며, 동양의 정원에서 가장 사랑받는 식물 가운데 하나이다. 영어로는 모란과 작약을 모두 Peony라고 부른다. 병꽃나무의 나팔을 닮은 많은 꽃송이를 바라보면, 자연의 아름다운 나팔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분홍색 꽃봉오리가 노란색 꽃으로 피었다가 점차 붉은색으로 변해간다. 두 가지 색의 꽃을 동시에 볼 수 있으니 신기하다. 잎은 마주 보며 잎자루가 거의 없으며 타원형이다. 어디서든 잘 자라는 한국 특산종으로 공원과 가로수변의 생울타리용으로 많이 심어져있다. 단풍나무는 4 ~ 5월에 검붉은 꽃이 가지 끝에 피는데, 크기가 작아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청단풍, 홍단풍, 공작 단풍나무에 좌우에 날개가 달린 연두색, 선홍색의 열매가 빼곡히 달려있다. 이런 열매를 시과라고 하며, 날개 끝이 붉고 고운 색이어서 아주 예쁘다. 청단풍은 진한 녹색 잎이 가을에 단풍 드는 나무이고, 홍단풍은 봄부터 가을까지 단풍이 든 것처럼 붉은 잎을 보여주는 나무이다. 공작 단풍은 잎이 새 깃털처럼 보이며, 수형은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진 특이한 모습의 나무이다. 프로펠러를 닮은 씨앗은 날개 덕분에 바람 따라 멀리 날아갈 수 있다. 헬리콥터의 프로펠러가 바로 단풍나무의 열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관찰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계는 깨달음이다. 깨달음이란 특정한 현상과 사물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자연 속에 숨겨진 일정한 패턴, 즉 원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인류의 삶은 한 단계씩 발전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꽃과 잎은 달라도, 시과는 단풍나무과의 식물(당단풍, 중국단풍 고로쇠, 복자기 등)들이 가지는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이팝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의 개성 넘치는 흰 꽃들이 푸른 녹음 사이에 피어있다. 이팝나무에 하얀 눈꽃이 내렸다. 잎이 안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꽃이 나무 전체를 덮었다. 꽃이 밥알을 닮았다고 하여 이팝나무라고 부르며, 하얀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가뭄이 든다고 하여 예로부터 신목으로 여겨졌다. 원산지가 한국이며 20 ~ 30 m 까지 자란다. 세계적으로 희귀종이라 큰 나무는 대부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은 전라 남북도와 경남지역에 일곱 그루가 있으며, 250살에서 600살까지 지역마다 나이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그 지역의 수호신이라는 사실이다. 자연 생태로서의 가치만이 아니라, 인문 사회 생태까지 읽을 수 있는 귀중한 史料이다. 때죽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향토수종이다. 때죽나무의 속명은 안식향이라는 향료를 산출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다. 왜 때죽나무라 부르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특이한 이름만큼 분분하다. 예전에 덜 익은 푸른 열매를 으깨서 냇가에 풀어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는데, 물고기가 떼로 죽었다고 하여 그렇게 불렀다는 설이 있다. 사실 물고기를 잠깐 기절시키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긴 꽃자루에 달린 조그만 흰 꽃들이 땅을 향해 핀다. 종 모양으로 생겼으며, 향기가 진하다. 영어 이름은 Snowbell 이다. 산딸나무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땅에 자생해 온 나무이다. 열매가 딸기와 비슷하게 생겨서 산의 딸기 나무란 의미로 산딸나무라 부른다. 산딸기나무와는 다르다. 층층나무과에 속하며, 자연스러운 수형이 아름답다. 흰색 꽃턱잎(포엽)이 4장인데, 십자가 모양을 이루며 마치 꽃잎처럼 보인다. 산딸나무는 꽃잎이 없다. 포엽 중심에 작은 꽃이 둥글게 뭉쳐 있으며, 층층마다 길게 올라온 꽃대 위에서 하늘을 흠모하는 순수한 영혼을 보여준다. 관상기간이 길다. 꽃이 진 자리에 맺히는 빨간 골프공 같은 독특한 열매는 감미로워 생식할 수 있다. 기독교 국가에서는 성스러운 나무로 여긴다. 유월은 이른 열매를 거두는 달이다. 초여름의 베리인 버찌와 오디, 보리수 뱀딸기가 제철을 맞았다. 베리는 과육 부분에 수분이 많고 조직이 연한 열매이다. 벚나무 열매 버찌, 뽕나무 열매 오디가 푸른 잎사귀 사이로 까맣게 매달려 있다. 그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버찌, 오디를 따먹는 재미에 잠시 빠진다. 손과 입술이 순식 간에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최근 블랙푸드가 컬러푸드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웰빙 식품이다. 보리수의 붉은 열매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려있다. 루비 보석만큼 예쁘다. 열매는 타원형의 산수유와 유사하게 생겼으며, 시고, 달고, 약간의 떫은맛이 있다. 한방 약재로 사용하는데,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기침, 가래, 천식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산수유, 매실, 살구, 자두, 복숭아나무에는 덜 익은 풋열매들이 예년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달려있다. 지난 오월 중순, 비바람에 많이 낙과하여 땅 위에 깔리기도 하였다. 낙과는 과다 결실, 심한 가뭄으로 수분이 부족할 때 비바람 등으로 발생하게 된다.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가뭄에, 열매들이 결실을 이룰 때까지 잘 견디어낼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흰 찔레꽃과 분홍 찔레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다. 흰 찔레는 한차례 피고 지는데, 분홍 찔레는 여름 내내 피고 지고 반복한다. 찔레는 장미과의 나무로 들장미라고 부르지만 순수하고 질박한 정서를 담고 있다. 영어로는 동양의 야생 장미라고 부른다. 장미와 함께 여름이 시작된다. 오월 중순경에 개화하며, 오월 말부터 유월 초순경까지 가장 아름답다. 장미꽃은 재배와 관리에 따라 11월 초순까지 감상할 수 있다. 장미는 원예종이며, 꽃잎은 대개 20 ~ 30장 정도다. 수많은 꽃잎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깊은 내심에 황금빛 태양의 열정을 감추고 있다. 장미는 줄기가 자라는 모양에 따라 덩굴장미(넝쿨장미, 줄장미)와 나무 장미로 크게 나눈다. 덩굴장미는 스스로 벽을 기어올라가거나 구조물을 휘감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아치나 기둥, 오벨리스크 등과 같은 시설에 인위적으로 지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덩굴장미는 클라이밍 장미와 램블러 장미로 나눈다. 클라이밍 장미는 8 cm 이상의 큰 꽃이 피기 때문에 큰 꽃 덩굴장미라고 한다. 봄과 가을에 꽃을 피우는 품종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사계절 꽃이 피는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이다. 램블러 장미는 대부분 봄 한철 꽃을 피우는데, 3 cm 이하의 작은 꽃을 셀 수 없이 많이 피워 장관을 이룬다. ' 평가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보라. ' 꽃이 지닌 특유의 매력과 아름다움은 열심히 바라본 사람들만이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은 보면 볼수록 무한한 다양성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자세히 바라보는 것이 예술과 창조력의 본질이기도 하다. 초롱꽃은 꽃이 초롱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흰 꽃이 종처럼 생기기도 했는데, 가지 끝에 밑을 향해 달려있다. 가장 한국적인 꽃빛을 가진 청초한 꽃이다. 노란 별 모양의 돌나물 꽃, 군락을 이루며 소박하게 피어있다. 별처럼 환하고 고운 꽃들이 마음을 정화해주는 느낌이다. 돌나물은 ' 앉아있는 덩굴줄기 ' 라는 학명을 가진 풀이다. 돈나물이라고도 한다. 줄기가 땅에 바짝 붙어서 옆으로 뻗으면서 마디마다 뿌리를 내린다. 다육질의 잎은 세 장씩 돌려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돌나무꽃과 기린초꽃은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며 꽃 모양이 아주 비슷하다. 둘 다 돌나무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기린초 잎은 긴 타원형으로 톱니가 있으며, 줄기가 기린의 목처럼 곧게 위로 뻗어 있다. 황금낮 달맞이꽃은 미국 원산의 귀화식물이나, 지금은 널리 퍼져 야생화가 되었다. 시공을 물들이는 샛노란 꽃은 정령처럼 영혼을 신선하게 채워준다. 달맞이꽃의 원예종으로 저녁에 피는 달맞이꽃과 달리, 해 뜰 무렵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오므라드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달맞이꽃보다 꽃이 크고 아름답다. 아담한 꽃잎은 네 장이며, 꽃잎의 가운데가 얕게 갈라진다. 개화시기가 6월에서 7월 말로 길고 번식력이 강하다. 처음 보는 꽃이다. 스텔라 원추리(노란색 데이 릴리,레몬 하루 릴리)는 동아시아가 원산지인 원추리를 미국에서 원예용으로 교배하여 개량한 품종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어서 사계 원추리라고 부른다. 나팔 모양의 짙은 노란색 꽃이 화려하고, 꽃의 질감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꽃잎은 6장이며, 안쪽 꽃잎이 바깥쪽 꽃잎보다 커서 겹꽃으로 보인다. 미국 서부지역에서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꽃이 장미와 원추리(데이 릴리)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장미 한 그루 없는 집을 찾기 힘들고, 대개는 데이 릴리도 함께 있다고 한다. 데이 릴리의 학명은 그리스어로 ' 하루의 아름다움 ' 이란 뜻이다. 꽃 한 송이는 하루 동안만 피지만, 한 꽃대에는 여러 개의 꽃봉오리가 있어서 한 송이가 지고 나면, 곧바로 다음 꽃이 피기 때문에 여름 내내 피어있다. 노란 소형 원추리는 우리나라 여름 야생화이고, 왕원추리, 큰 원추리는 외래종 원예종 데이 릴리이다. 원추리와 나리(백합)는 같은 계절에 꽃이 피며, 꽃모습도 비슷하다. 원추리는 잎이 모두 뿌리에서 돋아나는데, 붓꽃처럼 길며 잎의 곡선이 우아하다. 나리는 줄기에서 잎이 돋는다. 원추리는 잎이 달리지 않는 긴 꽃줄기 끝에서 꽃이 피지만, 나리는 잎이 달린 줄기에서 꽃자루가 갈라지고, 그 끝에 꽃이 하나씩 달리는 모습이 다르다. 쥐똥나무의 가지 끝에 종 모양의 아주 작은 흰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있다. 예쁘고 정결하다. 향기가 약간 진하고 자극적이다. 쥐똥나무는 라일락, 수수꽃다리처럼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며, 북한에서는 검정알 나무라고 부른다. 아파트 단지의 울타리용으로 재배되며, 가지치기를 하여 제 수형대로 자란 것을 쉽게 만날 수 없으나 4m 이상 자라기도 한다. 조록싸리는 여름을 알려준다. 작디작은 홍자색 꽃들이 꽃자루에 여럿이 모여 피어있다. 조록싸리는 산과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나무다. 높이 2 ~ 3 m 이다. 줄기는 가지가 옆으로 갈라지는 특성이 있다. 잎은 잎자루에 세 장씩 달리며, 두 장은 마주 달리고, 위쪽의 한 장은 길다. 싸리에는 싸리, 참싸리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조경소재로 많이 쓰이는 것은 조록싸리이다. 싸리와 참싸리는 잎의 끝이 둥근데 비해, 조록싸리는 뾰족하여 구분이 된다. 조록싸리의 꽃이 조금 먼저 핀다. 만개한 조록싸리 동산의 정감 있는 색깔이 너무나 고풍스럽다. 식물의 삼총사라고 불리는 자금우, 백량금, 산호수는 자금우과 식물들로 절친 사이다. 이들의 빨간 열매는 ' 사랑의 열매 ' 를 닮았다. 그 외 공통점은 별 모양의 작은 흰 꽃, 열매가 다음 해 꽃이 필 때까지 달려있다는 것과 인체에 이로운 음이온을 배출하는 식물로써 초미세먼지 제거와 공기 정화에 탁월하다는 것이다. 자금우과 세 식물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지역의 낮은 산기슭에서 자생하고 있다. 紫金牛는 ' 아름다운 빛을 내는 소 ' 란 뜻이다. 불가에서 紫金은 불상에서 나오는 신비한 빛을 말한다. 백량금은 ' 식물의 가치가 백 량의 금에 이를만큼 가치가 있다. ' 혹은 ' 열매가 백 량의 부피만큼 주렁주렁 달린다. ' 하여 백량금이라 불리며, 일본에서는 만냥금이라 부른다. 산호수는 열매가 바닷속 붉은 산호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은 반려 식물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반려 동물만큼 반려 식물도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서 원예치료에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이다. 꽃말은 변함없는 마음, 열정, 내일의 행복, 부와 재산, 덕 있는 사람 등이다. 손녀가 보살피고 있는 자금우 화분에 쭈글해진 열매 몇 개와 아주 작은 연분홍 꽃봉오리가 보기 좋게 달려있다. 몇 송이 꽃들이 피고 지고, 이어지고 있다. 손녀는 활짝 핀 꽃의 개수를 아홉, 열... 세어보며 즐거워한다. 역시 손녀가 학교에서 키우다가 가지고 온 산호수는 작은 키에 잎만 무성하여 처음에는 인조 식물인 줄 알고, 잎을 여러 번 만져보기도 하였는데, 싱그러운 초록 잎이 예쁘다. 옅은 분홍빛의 투명한 새 잎이 정말 꽃보다 귀엽다.? 모두 열매와 흰 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희귀한 식물이다. 자금우과 나무 한 그루면, 겨우내 붉고 예쁜 사랑의 열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집을 나설 때에는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신도, 시도, 모도로 갈 예정이었는데, 종전과는 달리 선표 발권 시 가족 전원의 신분증이 있어야하였다. 물회 맛집으로 유명한 선녀풍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에도 선녀풍 1호점에는 대기자가 많았다. 2 ~ 3시간 후에나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길 건너편의 선녀풍 2호점에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빈자리가 있었다. 물회가 신선하고 맛있긴 하였다. 식사 후 마시랑 해변에 있는 마시랑 카페로 갔다. 맛있는 빵과 아메리카노, 멋진 바다와 일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닷물은 만조에 가까웠다. 풀밭에 있는 정원 그네에 앉아 하염없이 수평선과 갈매기를 보았다. 왼편으로 멀리 무의도를 연결하는 연도교가 보인다. 임시 개통한 상태이다. ' 얼마나 오랫동안 기막히게 아름다운 한 경치를 바라봐야만 우리는 그것을 진실로 보았다고, 또는 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일까' - 소로우 야외 그네 벤치 앞 정원에 해당화가 가득 피었다.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는 토종식물로 낙엽관목이다. 장미 무리의 많은 식물은 오뉴월에 꽃을 피운다. 홍자색의 꽃이 함박꽃처럼 아름답고, 꽃받침통이 자란 둥근 열매는 8월에 주황색으로 익는다. 큰 꽃을 피우는 해당화는 열매도 방울토마토만큼 크고 탐스럽다. 특유의 향과 맛이 있으며,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그대로 먹거나 잼으로 가공하기도 한다. 열매가 이 식물의 특징이다. 海棠花, 花中神仙, ' 해당화는 꽃 중의 신선이다. ' 라는 뜻으로 수려하고 고상한 해당화를 이르는 말이다. 깊은 울림을 주는 꽃이다. ' 온갖 꽃 다 지고 봄은 가는데, 오직 해당화 꽃만이 붉게 피었네. ' ' 깊이 숨어있는 꽃을 찾는 사람에게는 맑은 향이 퍼진다. ' ' 내 마음속에 담겨있는 꼭 그만큼의 자연이 나의 집이다. ... 더위와 추위, 자연의 음향과 침묵에 공명하여 들판에 나갔을 때, 나의 주변을 감도는 평정과 차분함을 함께 나눈다면 바로 그곳이 나의 집이 된다. ' - 소로우 |
첫댓글 정길이의 합정구학부 회합기는 한 편의 박물기가 다 되었다.
정길아!
수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