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에, 교회에서는 의료선교팀을 조직해서 네팔에 다녀 오기로
하였습니다. 저도 그 팀의 일원이 되어 함께 출발했습니다.
2년 전에 구당(灸堂) 김남수 선생이 이끄시는 '뜸사랑 본부' 를 통해서,
침(鍼)과 뜸(灸)을 이용한 질병치료 봉사 자격을 취득하고, 침뜸사역의
일원(一員)이 된 것입니다.
의사 2인, 간호사 1인, 약사 1인, 물리치료사 1인, 이미용사 2인으로써
구성된 의료선교팀이었습니다. 다른 봉사자들도 있었는데, 그 주축을
이루는 분들은 이 분들이었습니다. 저도 그중에 일원으로 참가하게 된
것이죠.
난생 처음으로 내팔 주민들 앞에 서서 봉사를 시작합니다. 물론, 우리들
의료선교팀이 모든 사역을 잘 마치고 돌아올 것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 것은 당연하구요.
봉사가 시작되고 좀 있다가 제 앞에 좌우로 부축을 받은 남자 환자가 한분
들어왔습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
이었습니다. 이 환자를 대하는 순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뭘 어찌 해야할
줄을 몰라서 당황스럽구요.
이 환자를 내게 보내 준 의사 선생님들이 그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나는 우선 충격을 받은 내 마음을 추스르고, 하나님께 애타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 중풍 환자를 어떻게 제게 보내셨습니까?
제 능력과 수준을 누구보다도 주님께서 아시지 않습니까? 저 좀 도와주십
시요. 제가 무엇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저의 작은 지식과 경험을 살려서
환자를 도와 보겠습니다. 저를 주님의 작은 도구로만 사용해 주십시요. 그저
주님께서 필요로 하신 만큼만 사용해 주세요.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
니다. 아멘...아멘...^^
기도를 하고 나니 내맘 이 한결 안정되고 가벼워졌다. 그래.. 내가 알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라고 생각하면서, 환자를 응시하다가 구당 선생의 기본
침을 놓고, 뜸자리 몇 군데에 정성껏 뜸을 떴다. 시술하면서 내내 혼자 속으로
주님을 찾으며 일을 마쳤다.
이 환자가 나가면서 몇번이나 나를 향해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눈빛을 보니 진정으로 고마워 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 뒤로는
그 분의 소식을 모른다. 그저 어떻게라도 그 분이 좋은 치료를 받고 잘 회복되
었기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