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0.
추위에 몸을 보하면서 속을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효능의 대추는 지금이 제철이다. 흔히 '대추 보고 안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 대추에는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효능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그런가 하면 '양반은 대추 한 개가 아침 해장국'이라는 속담도 있다. 그만큼 조금만 먹어도 충족될 만큼 대추는 그 자체 영양소 덩어리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및 미네랄 등이 고루 함유된 가운데 인체에 유익한 14가지 아미노산과 6가지 당류를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A, B2, C 등과 함께 칼슘, 인, 철분, 마그네슘, 칼륨 등 36가지 무기질과 유기산을 포함하고 있다. 활성산소가 생성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아주 풍부하다. 대추는 중국에서도 불로장생의 하나로 여길 만큼 강장 효과가 뛰어나다.
대추는 예부터 밤, 호두와 함께 3대 건과물(乾果勿)의 하나로 한방의 각종 부인과 질환에서는 생강과 함께 반드시 가미되는 생약으로 알려져 있다. 대추는 천연 신경 안정제로도 불린다.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사람들에게는 천연신경안정제인 대추차를 적극 추천한다. 대추의 신경안정 효과는 바로 그 은은한 단맛에서 비롯된다. 대추에 함유된 갈락토오스, 수크로오스, 맥아당 등의 당질 성분이 흥분된 신경을 부드럽게 조절해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실제로 한방에서 대추는 주로 쓴 맛의 약에 단맛을 내기 위한 감초 역할 뿐 아니라 히스테리 증상을 치료하는 주요 약재로 쓰인다. 대추는 모든 약재들과 잘 배합되는 가운데 피부결을 곱게 해주고 소화기능을 도와 원기를 북돋는 역할을 한다. 특히 대추의 단맛은 이유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안해하거나 불면증으로 고생할때 특별한 효과가 있다. 자주 잠을 설칠 때나 감기에 걸려 기침이 잘 멈추지 않을 때 붉은 대추를 끓여 꾸준히 먹으면 도움이 된다.
각종 한약재에 자주 들어가는 붉은 대추는 떨어진 원기를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진액을 보충해주는 식품이다. 이처럼 좋은 효능을 지닌 대추도 경우에 따라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당뇨병 환자나 구강건조증, 소화불량 혹은 평소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고 속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대추 섭취를 절제하는 것이 좋다.
대추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출출할 때 말린 대추를 간식으로 먹거나 대추와 궁합이 잘 맞는 약밥에 넣어 먹으면 좋다. 약밥을 만들때는 물기를 제거한 불린 찹쌀에 대추, 밤, 잣 등을 넣고 평소에 짓는 밥물 분량으로 조절한 후 중불에서 오래 뜸을 들인다. 밥이 되면 주걱으로 섞어 약밥 물이 고루 배도록 한 다음, 잠시 보온에 두었다가 먹으면 된다. 그런데 대추를 가장 쉽게 먹는 방법은 뭐니뭐니 해도 대추차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잘 말린 대추 10~15개를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다음 생강 20g과 물 800㎖에 넣고 약한 불에 오랜 시간 끓인다. 먹기 직전 꿀을 약간 타서 마시면 된다.
붉은 대추와 달리 파란 빛깔의 생대추는 과일 처럼 생으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생대추를 많이 먹으면 몸에 열이 생기고 위장 기능을 손상시켜 소화장애를 일으킬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몸에 열이 많아서 목이 자주 마르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 대추를 많이 먹으면 풍(風)에 걸릴수도 있다고 한다.
한편 대추는 가을에 대추나무에서 성숙한 과실을 채취해 햇볕에 말렸다가 사용한다. 대추 과실은 길이가 2~4㎝의 타원형으로 덜 익었을 때는 황록색이지만 다 익으면 황갈색을 거쳐 붉은색이 된다. 대추의 원산지는 유럽의 동남부, 동남아시아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기원전부터 대추를 재배하였으며 각종 약재의 주요 재료로 사용하였다. 중동지역의 대표 간식으로 꼽히는 대추야자는 그 이름으로 인해 우리 대추와 비슷한 식품으로 연상되지만 이 둘은 효능이 다르다. 열매의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집트와 북아프리카, 아랍문화권 일대, 아시아 동남부가 원산지인 대추야자는 무엇보다 당도가 아주 높은 과실로 100g당 300kcal 정도로 과체중인 분들은 섭취시 조심해야 한다.
김연수 /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자료출처 :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