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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눈만 뜨면
바다로 먼저 눈길이 향한다.
그것도 내가 태어나고 내 탯줄이 묻힌
바로 그 바다를 아침마다 바라 보고 있다.
이송도 흰여울 문화마을 앞 작은 바닷가
바위 틈에 묻힌 ...
이렇게 태어나기를 바닷가에서 태어나 자라고
35개월의 긴 군 생활도
바다에서 수자리로 근무를 했었다.
양양, 속초, 고성을 반년마다 떠돌아 다니며.
제대 후 30년 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4~5년 정도를 제외 하고는 내내
바다가 있는 고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일을 해왔다.
하다 못해
해외 출장 중이거나 그 외 출장 업무들의 대부분도
로얄바이킹 스타나 사가 피요르드 혹은 선 플라워 등
주로 크루즈 선이나 바다 위 비행기 안에서 업무를 보았으니
내 팔자에서
바다를 거의 벗어 난 적이 없다.
부산으로 귀향을 하기 전에도
태안 반도에서 4~5년 정도를 살다가 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한 동안은 틈만 나면 혼자서 산행을 하며
몇 날 며칠을 보냈는 지도 모른다.
지리산 산행 조차 혼자서 열 몇 시간을 강행 하기도 했으니.
중산리에서 칼바위와 천왕샘 천왕봉을 거쳐
장터목과 세석을 넘어
대성리 계곡에서 긴 장마비를 맞아 가며
쌍계사까지 걸었으니
어지간한 산꾼은 내게
감히 산행 얘기도 못할 지경도 있었는 데
이제는 몸은 기진하고
정신은 맥진 해 졌으니
옆에 사람을 붙이기도
가까이 다가 가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택한 것이 이제는
그저 파도가 잔잔한 가까운 바다나
숲길이 길고 향이 은은한 곳을 찾거나
커피 맛이 좋고 분위기가 예쁜 카페나
향이 좋은 홍차 카페를 찾아 가며
삶이 활기찬 사람들의 밝고 활기찬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음성은 낮고 고요하나
생기 가득한 고음의 젊은 음성들 속에서
고작 지나간 내 시간들을 돌아 보는 것이
낙이 되고 말았다.
오늘 찾아 간 곳은
우리나라 공식 제1호 공립 해수욕장인
송도 해수욕장이다.
송도는 물론 해수욕장도 좋지만
그 곁의 송림이 우거진 암남공원도 참 좋다.
오늘 송도로 온 목적도 암남공원 해안로를 한 두 시간 정도
천천히 돌아 보기 위해서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두어 시간만 돌아도
그저 자꾸 어딘가에서 쉬고 싶어 지기도
한다.
오늘 들어 간 카페는
이엘이다.
거의 언제나 그렇지만
여기도 대부분 손님이 젊은 이들이다.
그런데 어쩐지
오늘 외출은 영혼은 없고
유령만 남은 것 같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