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2월입니다
열한달 뒤에서 머무르다가 앞으로 나오니
친구들은 다 떠나고
나만 홀로 남았네요
돌아설 수도,
더 갈 곳도 없는 끝자락에서
나는 지금 많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나는 지금
나의 외로움으로 희망을 만들고
나의 슬픔으로 기쁨을 만들며
나의 아픔으로
사랑과 평화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나를
‘행복한 12월’이라 불러주세요
정용철 시인의 <행복한 12월>
27일 토요일 음악위원회 기도회가 있어 첫 지하철을 타고 정신여고에 있는 주님의교회로 향했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아시아 선수촌 공원에서 눈 내리는 장면을 찍고 그냥 가기가 너무 아쉬워 봉은사에 들러 한 바퀴 휘돌고 왔습니다. 교회와 절을 하루에 다 돌아다녔으니 혹 그날 죽음을 맞았더라면 어디든 한 군데에 걸렸겠구나 싶어 속으로 웃었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봉은사에 들렀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볼 것이 없어 크게 실망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눈 오는 날 호젓이 절을 구경하며 이곳저곳을 다녀보니 봉은사가 길상사 못지않게 볼 것도 많고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기와를 얹은 건물은 길상사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덕분에 나름 만족스러운 사진을 여러 장 찍을 수 있었습니다.
12월도 이제 반이 접히고 10.9.8, ... 카운트다운을 하며 송구영신을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시속 1,700Km이며 공전 속도는 초속 30Km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한 해 잘 정리하시고 행복한 12월 만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