持身章 第三
1)學者必誠心向道不以世俗雜事亂其志然後爲學有基址故夫子曰主忠信朱子釋之曰人不忠信事皆無實爲惡則易爲善則難故必以是爲主焉必以忠信爲主而勇下工夫然後能有所成就黃勉齋所謂眞實心地刻苦工夫兩言盡之矣
2)常須夙興夜寐衣冠必正容色必肅拱手危坐行步安詳言語愼重一動一靜不可輕忽苟且放過收斂身心莫切於九容進學益智莫切於九思所謂九容者足容重手容恭目容端口容止聲容靜頭容直氣容肅立容德色容莊所謂九思者視思明聽思聰色思溫貌思恭言思忠事思敬疑思問忿思難見得思義常以九容九思存於心而檢其身不可頃刻放捨且書諸座隅時時寓目
3)非禮勿視非禮勿聽非禮勿言非禮勿動四者修身之要也禮與非禮初學難辨必須窮理而明之但於已知處力行之則思過半矣
4)爲學在於日用行事之間若於平居居處恭執事敬與人忠則是名爲學讀書者欲明此理而已
5)衣服不可華侈禦寒而已飮食不可甘美救飢而已居處不可安泰不病而已惟是學問之功心術之正威儀之則則日勉勉而不可自足也克己工夫最切於日用所謂己者吾心所好不合天理之謂也必須檢察吾心好色乎好利乎好名譽乎好仕宦乎好安逸乎好宴樂乎好珍玩乎凡百所好若不合理則一切痛斷不留苗脈然後吾心所好始在於義理而無己可克矣
6)多言多慮最害心術無事則當靜坐存心接人則當擇言簡重時然後言則言不得不簡言簡者近道非先王之法服不敢服非先王之法言不敢道非先王之德行不敢行此當終身服膺者也
7)爲學者一味向道不可爲外物所勝外物之不正者當一切不留於心鄕人會處若設博奕樗蒲等戱則當不寓目逡巡引退若遇倡妓作歌舞則必須避去如値鄕中大會或尊長强留不能避退則雖在座而整容淸心不可使奸聲亂色有干於我當宴飮酒不可沈醉浹洽而止可也凡飮食當適中不可快意有傷乎氣言笑當簡重不可喧譁以過其節動止當安詳不可粗率以失其儀
8)有事則以理應事讀書則以誠窮理除二者外靜坐收斂此心使寂寂無紛起之念惺惺無昏昧之失可也所謂敬以直內者如此
9)當正身心表裏如一處幽如顯處獨如衆使此心如靑天白日人得而見之
10)常以行一不義殺一不辜而得天下不爲底意思存諸胸中
11)居敬以立其本窮理以明乎善力行以踐其實三者終身事業也
12)思無邪毋不敬只此二句一生受用不盡當揭諸壁上須臾不可忘也
13)每日頻自點檢心不存乎學不進乎行不力乎有則改之無則加勉孜孜毋怠斃而後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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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우는 자는 반드시 진실한 마음으로 도를 향하여 세속의 잡된 일로 자신의 뜻을 어지럽히지 않은 뒤에야 학문을 함에 기초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부자(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충(忠)과 신(信)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셨으니, 주자께서 이를 해석하여 말씀하시기를, “사람에게 충과 신이 없으면 하는 일이 모두 진실함이 없어서 악(惡)을 저지르기는 쉽고 선(善)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반드시 이를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고 하셨으니, 반드시 충과 신을 중심으로 삼고 용감하게 공부에 착수한 뒤에야 성취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면재(勉齋) 황간(黃榦)이 이른바 “마음을 진실하게 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공부하라.”는 두 마디 말씀이 그 뜻을 다하였다고 할 것이다.
2)모름지기 항상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서 의관을 반드시 바르게 하고, 얼굴빛을 반드시 엄숙하게 하여 두 손을 모으고 무릎꿇고 앉으며, 걸음걸이를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하며, 언어를 신중히 하여 일동일정을 가볍고 소홀히 하여 구차스럽게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몸과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방법은 구용보다 더 친절한 것이 없고, 배움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는 방법은 구사보다 더 친절한 것이 없다. 이른바 구용이라는 것은, 발의 움직임을 무겁게 하고, 손 모양을 공손히 하고, 눈 모양을 단정히 하고, 입은 꼭 다물고, 목소리는 조용히 하고, 머리는 곧게 세우고, 숨쉬기는 조용하게 하고, 서 있는 모양은 덕스럽게 하고, 얼굴 모양을 장엄하게 하는 것이요. 이른바 구사라는 것은, 볼 때는 분명하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분명히 들을 것을 생각하고,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용모는 공손할 것을 생각하고, 말은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일은 신중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의심이 나면 질문할 것을 생각하고, 분할 때는 환난을 생각하고, 얻을 것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는 것이다. 항상 구용과 구사를 마음속에 붙잡아 두어 자기 몸을 단속하여 잠깐 동안이라도 놓아버리지 말 것이요, 또 이것을 앉는 자리의 귀퉁이에 써 붙여놓고 때때로 눈을 붙여 보아야 할 것이다.
3)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는 네 가지 조목은 몸을 수양하는 요점이다. 예와 예가 아닌 것을 처음 배우는 이가 분별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이치를 궁구하여 이것을 밝혀서 다만 이미 아는 부분을 힘써 실천한다면 생각함이 반을 넘을 것이다.
4)학문을 하는 것은 일상적으로 행하는 일 속에 있으니, 만약 평소 생활할 때에 거처함을 공손히 하고, 일을 집행하기를 공경히 하고, 남과 함께 할 때 진실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학문이라 하는 것이니, 책을 읽는 것은 이 이치를 밝히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5)의복은 화려하거나 사치스러움을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추위를 막을 정도면 그만이요, 음식은 달고 맛있기를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굶주림을 면할 정도면 그만이요, 거처는 편안함을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병들지 않을 정도면 그만이다. 오직 학문하는 힘과 마음을 수양하는 올바른 방법과 몸가짐을 단속하는 법칙은 날마다 부지런히 힘써, 스스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자기의 사욕을 이기는 극기 공부가 일상 생활 속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다. 이른바 己라는 것은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천리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내 마음이 여색을 좋아하는가, 이익을 좋아하는가, 명예를 좋아하는가, 벼슬하기를 좋아하는가, 편안하게 지내기를 좋아하는가, 잔치하고 즐기기를 좋아하는가, 진귀한 보배를 좋아하는가를 검찰하여, 여러 가지 좋아하는 바가 만일 이치에 부합하지 않거든, 일절 통렬히 끊어서 싹이나 맥을 남겨두지 않은 뒤에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비로소 의리에 부합되어서 이길 만한 사욕이 없게 될 것이다.
6)말이 많고 생각이 많은 것은 마음을 수양하는 데 가장 해롭다. 일이 없으면 마땅히 고요히 앉아서 마음을 보존하고, 사람을 만날 때는 마땅히 말을 가려서 간략히 하고 신중히 하여, 때에 맞은 뒤에 말하면 말이 간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말이 간략한 자가 도에 가깝다. 선왕의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아니하며, 선왕의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아니하며, 선왕의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마땅히 몸을 마칠 때까지 가슴속에 넣어두어야 할 것이다.
7)배움을 추구하는 이는 한결같이 도를 향하여 외물이 이기는 바를 당하지 않아야 할 것이니, 외물 중에서 바르지 못한 것은 마땅히 일절 마음에 두지 않아야 한다. 고을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만일 장기나 바둑, 저포 같은 놀이를 벌려 놓았거든 마땅히 눈을 붙여 보지 말고 뒷걸음질쳐 물러나고, 만일 기생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만나면 반드시 피해 가야 할 것이요, 만일 고을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상황을 만나 혹 존장이 억지로 만류하여 피해 물러갈 수 없으면, 비록 그 자리에 있을지라도 용모를 단정히 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색으로 하여금 나를 침범함이 있지 않게 할 것이며, 잔치를 만나 술을 마실 때에는 빠지도록 취해서는 안 되고, 술기운이 무젖으면 그만 마시는 것이 옳다. 모든 음식은 마땅히 알맞게 먹어야 할 것이니, 뜻대로 실컷 먹어서 기를 손상시키지 말 것이며, 말과 웃음은 마땅히 간략하고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니, 시끄럽게 떠들면서 절도를 넘어서지 말 것이며, 행동거지는 마땅히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이니, 거칠고 경솔하게 하여 몸가짐을 잃어서는 안 된다.
8)일이 있으면 사리대로 일을 처리하고, 책을 읽을 때는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조용히 앉아 이 마음을 거두어 들여서, <마음으로 하여금> 고요하고 고요하여 어지럽게 일어나는 잡념이 없게 하며, 정신을 바짝 차려서 어두워지는 실수가 없게 하는 것이 옳으니, 이른바 경으로써 마음속을 곧게 한다는 것이 이와 같이 하는 것이다.
9)마땅히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겉과 속이 한결같게 하여야 할 것이니, 깊숙한 곳에 있더라도 드러난 곳에 있는 것처럼 하고, 혼자 있더라도 여럿이 있는 것처럼 하여, 이 마음으로 하여금 푸른 하늘의 밝은 해를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것처럼 하여야 한다.
10)항상 한 가지라도 의롭지 못한 일을 행하고,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가슴속에 두고 있어야 한다.
11)경을 실천함으로써 근본을 확립하고, 이치를 궁구함으로써 선을 밝히고, 힘써 행함으로써 그 진실을 실천하여야 하니, 이 세 가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사업이다.
12)“생각에 부정함이 없다.”는 것과 “공경하지 아니치 말라.”는 오직 이 두 구절만은 일생토록 받아쓰더라도 다하지 않을 일이니, 마땅히 이것을 벽 위에 써 붙여서 잠깐 동안이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13)매일 자주 스스로 점검하되 마음을 보존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학문이 진전되지 않음이 있었던가, 행실을 힘쓰지 않음이 있었던가 반성하여, 있으면 그것을 고치고 없으면 더 힘써서, 부지런히 힘써서 게을리 하지 말아서 죽은 뒤에야 그만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