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정 가스레인지에서 시작한 천연가스 위해성 논란...한국도 ‘모니터 중’

[누구도]

美가정 가스레인지에서 시작한 천연가스 위해성 논란...한국도 ‘모니터 중’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가스레인지 금지 검토
바이든 정부 부정 불구 논란 계속
뉴욕주는 화석연료 사용 단계적 금지 수순

홍아름 기자
입력 2023.01.24 06:00
Petr Kratochvil
Petr Kratochvil

미국 뉴욕주가 가정에서의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천연가스의 위해성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찬반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캐시 호컬 미국 뉴욕주 주지사는 이달 10일(현지 시각)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가스레인지와 보일러 등 취사와 난방 기구 사용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이달 9일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가스레인지가 건강 문제나 실내 공기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캐런 허버트 미국가스협회장은 야후뉴스에 보낸 메일에서 “천연가스 사용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은 소비자의 비용을 높이고 친환경 발전을 위태롭게 하며 소외 계층에 저렴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키쿠카와 백악관 대변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스레인지 판매 금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천연가스 논란이 실내 공기질 문제에 이어 기후변화 문제로 확대되면서 당분간 사용 금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가스레인지 ‘담배’ 만큼 유해물질 만들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해 11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 가정의 절반이 천연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보급률이 높은 캘리포니아의 경우 70%의 가정이 천연가스를 쓰는 조리기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천연가스 논란’은 가스레인지가 건강 문제와 대기 오염을 일으킨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천연가스는 불완전연소가 발생하면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 싱크탱크 RMI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가스레인지를 쓰는 가정은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는 집보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50~40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는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체로 호흡기와 폐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 물질 역시 호흡기, 폐에 침투해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RMI는 호주 시드니대,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진과 함께 가스레인지의 영향을 분석해 지난달 21일 ‘국제 환경 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에 결과를 실었다. 가스레인지가 미국 내 소아 천식 사례 중 12.7%의 원인이라는 내용이다. 미국 전체 가구에서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가구는 40%지만 그로 인해 65만명의 소아 천식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소속 과학자들은 1986년부터 가스레인지를 금지하라고 권고해왔다.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계속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롭 잭슨 미국 스탠퍼드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1월 ‘환경 과학과 기술’에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메탄의 75% 이상이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으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다. 연구진은 미국의 모든 가스레인지에서 20년 동안 나온 메탄은 자동차 50만대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비슷한 기후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천연가스 생산 시설에서 배출되는 메탄 연소 불꽃. /로이터 연합뉴스
천연가스 생산 시설에서 배출되는 메탄 연소 불꽃. /로이터 연합뉴스
◇ 뉴욕주 주지사의 ‘화석 연료 금지’... 얼마나 영향 있을까

호컬 주지사는 새로 짓는 작은 건물인 주택은 2025년, 큰 건물은 2028년, 상업용 건물은 2030년부터 화석 연료를 공급하는 시설을 금지하도록 제안했다. 주거용 건물에는 2030년, 상업용 건물에는 2035년부터 보일러나 스토브, 히터 같은 화석 연료를 쓰는 난방 기구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RMI는 지난해 3월 이 같은 호컬 주지사의 제안과 비슷한 조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024년부터 작은 건물, 2027년부터 7층 이상의 큰 건물에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면 2040년까지 연간 400만t(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는 결과다. 1년 동안 자동차 87만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이다.

호컬 주지사는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의 핵심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지구와 우리의 자녀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천연가스 사용을 금지하려는 조치가 내려진 건 처음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는 앞서 지난 2019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새 주택과 상업용 건물에서 천연가스 연결을 금지했다. 뒤이어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로스앤젤레스, 시애틀도 잇따라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제품을 금지했다. 미국 워싱턴주는 지난해 새로 짓는 주택과 아파트에 전기 히트 펌프를 사용하도록 했다. 전기 히트 펌프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냉난방 기구로 지구 온난화의 해결 수단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천연가스 연료공급시스템.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천연가스 연료공급시스템.
◇ 한국은 아직 천연가스의 위해성 관찰 중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국내 가구 수는 2021년 기준 총 2052만 1328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83.6%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천연가스 위해성에 대한 평가가 초기 단계에 있다.

환경부는 2015년 주방조리 시 실내오염물질 방출 특성을 조사한 결과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 전기레인지보다 알데하이드류와 블랙카본 등 오염 물질이 소량 증가했다고 공개했다.

박재용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연구진은 2013년 건강보험환자 중 천식으로 확진된 226만 6451명을 분석한 결과 가스레인지와 난방기, 흡연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가 천식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에선 조리시 나오는 미세먼지나 가스를 포함해 실내 공기질 전반을 관리한다”며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만 별도로 따로 연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스레인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된 것은 없지만 미국에서 일고 있는 논란은 계속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홍아름 기자
홍아름 기자










오늘의 핫뉴스
中 배터리 따돌릴 ‘실리콘 음극재’, LG·포스코·SK 개발 박차
中 배터리 따돌린다… LG·SK가 개발 박차는 新기술
IT 많이 본 뉴스
“韓 정부 해킹” 中 해커조직 예고에…과기정통부, 긴급 대응체계 점검
“韓 정부 해킹” 中 해커조직 예고에…과기정통부, 긴급 대응체계 점검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나온다” 불붙은 양자암호 경쟁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나온다” 불붙은 양자암호 경쟁
넷플릭스, 친구랑 같이 쓰면 단속… 공유 유료화 韓 도입도 만지작
넷플릭스, 친구랑 같이 쓰면 단속… 공유 유료화 韓 도입도 만지작


100자평10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최신순찬성순반대순
백태진
2023.01.24 11:41:58
"담배만큼 유해물질 만든다"는 내용은 도데체 어디에 근거해서.. 기사 내용에도 없고.. 기사를 읽고 웬지 사기를 당한 느낌..

답글작성
42
2
김진성
2023.01.24 11:48:48
좌파 환경론자들의 끝없는 썰이 참으로 역겹다. 새로운 먹거리를 ？았냐?

답글작성
38
1
박주국
2023.01.24 12:35:49
가스레인지 금지하고 담배도 피우지 말고 술도 마시지 말고 여자도 멀리하고...벽에 0칠할 때까지 천년만년 살면 뭐하나? 그냥 죽는게 낫지.

답글작성
28
3
장영식
2023.01.24 12:39:58
천연가스는 황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황산화물 규제 하는 연료의 대책으로 사용한다, 담배는 불완전 연소의 끝판왕이고 다양한 물질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화학 물질이 생성되지만 천연가스는 거의 완전 연소이고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어 글 처럼 그리 심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소량 있는 탄소에 의한 미세 탄소는 발생 할 수 있으니 환풍기를 꼭 써야 하고 나머지 대부분인 수소 연소에 대해 걱정 할 것은 없다. 나무 태우는 것 보다 친 환경이다.

답글작성
10
0
이을택
2023.01.24 13:22:04
장작 때는 아궁이를 팔아 먹으려고 수작이구나

답글
1
8
0
이종근
2023.01.24 16:35:52
고등어구이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말 만큼이나 어처구니가 없군. 저 논리라면 연기나는 장작불 때던 옛날에는 대기오염이 아주 지구멸망수준이었겠네.

답글작성
5
0
김유제
2023.01.24 15:43:00
전기는 공짜냐? 인간 자체가 지구환경에 암덩어리야. 그러니 아끼고 낭비하지 말고 음식은 다먹고. 산업혁명이전 지구상에 1억명만 살고 수렵 채집생활. 불없이 생식으로 살아?

답글작성
4
0
김동은
2023.01.24 17:02:26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전기인데, 전기를 그냥 나오나? 화석 연료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게 50%는 될 것이고, 원자력 발전에도 환경오염의 문제는 있다. 인간이 연료없이 살 수 없는 이상 어떤 식으로 난방을 해도 부작용은 있다. 환경이 오염되니 가스 렌지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똥 나오니 밥 먹지 말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음.

답글작성
3
0
장세윤
2023.01.24 16:35:30
OOOO들... 나무, 석탄, 기름, 가스, 다음은 뭐를 ? 지구 온난화는 화석연로 문제가 아니라 지구의 역사 문제다 지금은 간빙기 시대고 곧이어 빙기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답글작성
2
0
민경한
2023.01.24 17:38:11
가스렌지가 사용하지 않을 때도 유해물질이 나온다면... 전기렌지는 사용하지 않아도 전자파 나온다는데 500원 건다.

답글작성
0
0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임신' 허니제이 "전현무, 축의금 많이 내"(톡파원25시) - 조선비즈
고혈압 당뇨 "약" 먹을 필요없다? 학회발칵!
고혈압 당뇨 "이것" 섭취 20분만에 혈관확장 가능해!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은… 5차 재정추계 잠정결과 27일 발표 - 조선비즈
[단독] 민생보다 정쟁만 일삼는데… 국회의원, 설날 상여금 414만원 받았다 - 조선비즈
고혈압 당뇨 "약"없이 해결 가능한 이것!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中 배터리 따돌릴 ‘실리콘 음극재’, LG·포스코·SK 개발 박차
中 배터리 따돌릴 ‘실리콘 음극재’, LG·포스코·SK 개발 박차
2
美가정 가스레인지에서 시작한 천연가스 위해성 논란...한국도 ‘모니터 중’
美가정 가스레인지에서 시작한 천연가스 위해성 논란...한국도 ‘모니터 중’
3
[재테크 전망대]④ 부동산, 저점 확인될 때까지 바람직한 자세는 ‘신중 모드’
[재테크 전망대]④ 부동산, 저점 확인될 때까지 바람직한 자세는 ‘신중 모드’
4
500㎏ 싣는 무인차, 유도로켓… K방산, 세계 최강 美도 노린다
500㎏ 싣는 무인차, 유도로켓… K방산, 세계 최강 美도 노린다
5
[머니톡톡] 노년은 반드시 온다… “3040이여, 꿈 대신 연금 6층탑 쌓아라”
[머니톡톡] 노년은 반드시 온다… “3040이여, 꿈 대신 연금 6층탑 쌓아라”
6
[K증권 웨이브]⑥ 베트남 모바일 주식거래 주도하는 ‘韓 증권사’…팬데믹 2년간 계좌 400만개 늘어
[K증권 웨이브]⑥ 베트남 모바일 주식거래 주도하는 ‘韓 증권사’…팬데믹 2년간 계좌 400만개 늘어
7
제주공항 ‘전편 결항’… 항공사, 내일부터 임시항공편 투입
제주공항 ‘전편 결항’… 항공사, 내일부터 임시항공편 투입
8
주가 오르막길 걷는 카지노株 더 뛸까...GKL·파라다이스·롯데관광개발 주목
주가 오르막길 걷는 카지노株 더 뛸까...GKL·파라다이스·롯데관광개발 주목
9
비트코인 올해 들어 35% 올랐다…2만3000달러 안팎서 등락
비트코인 올해 들어 35% 올랐다…2만3000달러 안팎서 등락
10
[젊은 두뇌가 뛴다]⑤ KAIST 문턱도 못 간다던 ‘범재’, 수학계 난제를 풀다
[젊은 두뇌가 뛴다]⑤ KAIST 문턱도 못 간다던 ‘범재’, 수학계 난제를 풀다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