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한
미군 아니고 유엔군으로 쭈욱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몇달전 우연히 경기도 오산에 있는 '유엔군 초전기념관'이 있는 걸 알고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기념관과 죽미령 평화공원은 1950년 7월 5일 오산 죽미령에서 인민군과 첫 전투를 벌인 미 24사단 스미스대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스미스대대가 죽미령전투 당시 미군 신분이었지, 절대 유엔군이 될 수 없었다. 유엔군은 미국시간 7월 7일 유엔안보리 결의안 84호에 의해 시작되기 때문이다. 즉 7월 5일 유엔군으로 최초 전투, 초전이란 말은 성립 안된다. 미군 초전인 것이다.
그런데도 오산시장은 얼마전 6월 22일 박민식 보훈부장관을 만나 '유엔군 초전 기념식'을 국가기념행사로 격상해줄 것을 요청했고, 박민식은 지난 7월 5일 직접 기념식에 참석하고 '유엔군 초전'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오는 7월 27일 휴전일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치룬다고 했다. 6월 23일 국방일보와 인터뷰에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행사 장소이다. 부산영화제로 유명한 영화의 전당이 있는 곳은 예전에 부산 수영비행장(K-9)이었다. 즉 스미스대대가 유엔군으로 일본주둔지에서 7월 1일 공수되어 도착한 곳이 바로 수영비행장이었기에 이 장소에서 정전 70주년이자 소위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하겠다는 것이다. 유엔군 첫부대로 왔다고.
처음엔 오산시의 건의를 받아들이고, 그 스토리에 따라 박민식 장관이 이번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부산에서 하게 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미 3월부터 다 계획된 것이었다.
지난 3월 보훈처(당시는 보훈부 승격이전) 보도자료와 일부 기사들을 보면, 이미 그때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 말 오산 유엔군초전기념관에서 발간한 책자에서는 '유엔군 성립 시점을 유엔안보리 결의안 84호가 아닌 6월 27일 결의안 83호로 잡고 있다.
이런 여러 것들로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유엔군 형성/파병이전 7월초에 온 미군들을 기어이 유엔군으로 둔갑시키려는 것이다. 조직적으로.
왜??
미군이 아닌 유엔군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하다. 그 이유는..
**** 덧붙임:
1. 왜 그냥 먼저 도착하고 전투를 치룬 미24사단(스미스대대 포함)은 미군 신분이었다가 유엔군으로 전환되었다 하면 안되나? 그럼 될텐데... 요상하다. 그 속이....
2. 지난 7월 5일 오산 죽미령 유엔군 초전 기념식에 오산이 지역구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참석했다고 한다. 안민석의원실에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 위 일련의 사실에 대해....
3. 앞으로 분명 유엔군 형성/시작 시점이 유엔안보리 결의안 83호냐 84호냐 하는 논란이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정설/대세는 7월 7일(미국시간) 84호이다. 유엔평화기념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의견을 들어봤다.
#오산죽미령전투 #스미스대대는 절대 유엔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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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반란 #결론 정하고 밀어붙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