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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톨렌(stollen)
▲ 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오븐에 구워낸 빵을 꼬챙이로 찔러 무수히 많은 구멍을 낸 다음 녹인 정제버터에 담급니다. 그러고 나서 버터를 흠뻑 빨아들인 슈톨렌을 건져 설탕에 굴립니다. 버터와 설탕에 절여지고 코팅된 슈톨렌은 상온에 몇 달을 두어도 굳거나 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맛이 더욱 깊어지지요.
슈톨렌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길고 복잡합니다. 반죽도 하룻밤 발효시켜야 하지만, 반죽에 들어가는 말린 과일은 럼(서인도제도에서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증류주)에 한 달 동안 미리 재워뒀다가 사용해야 하지요. 아몬드 가루, 향신료, 버터, 견과류 등 고급 재료도 여럿 들어갑니다. 그래서 슈톨렌은 웬만한 케이크 이상으로 비쌉니다.
먹을 때는 가운데 부분에서 한 조각을 잘라내 먹고, 양쪽을 맞붙여 비닐 랩에 싸뒀다가 한 주가 지나서 다시 한 조각을 잘라 먹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맛의 변화를 음미하는 게 슈톨렌을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성탄절 은 한국에서 케이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기간입니다. 제과업계에선 일 년 케이크 판매량의 30%가 12월 23~25일 사흘 동안 팔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슈톨렌을 먹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조선델리의 김선애 파티시에는 "5년 전쯤부터 유럽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해외에서 생활한 사람이 많아져 찾는 사람이 늘자 슈톨렌을 내는 빵집이 많아졌다"고 했습니다. 케이크를 대신할 새로운 #성탄절음식 을 찾는 수요가 커진 것도 이유입니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