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대중문화의 대세는 단연 히어로물일겁니다. '아이언맨'을 필두로 한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과 DC 코믹스의 놀란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DC 확장 세계관(맨 오브 스틸, 돈 오브 저스티스 등)으로, 거리에는 온갖 콜라보 상품이 넘쳐나게 되었고, 서브컬쳐었던 '히어로물'은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대세가 되었죠.
영웅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이 사고 혹은 우연으로 큰 힘을 얻거나 트라우마로 영웅이 되기로 선택하기도 하고, 원래부터 큰 힘을 타고난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영웅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특기로 활용하거나 원래 자신의 장점이 능력이 되곤 합니다.

만약, 자신을 괴롭게 하는 것이 있어야 능력이 발현되는 영웅이 있다면 어떨까요? 다음 일요 웹툰, 캐셔로 (Cashero cash + ero 아닙니다.) 입니다.

<이런걸로 고민할정도로 착한 남매입니다.>
한 남매가 있습니다. 오빠는 20대 초반, 여동생은 이제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나이죠. 부모도 없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매는 오빠, 강상웅이 일을 하고 동생, 강상안이 pc방 아르바이트를 해도 한달 생활이 빠듯합니다. 어느 날, 오빠가 직장에서 잘리고,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모든 신체능력이 강화되는 능력입니다.

<술을 마셔야되는데 술도 약해요...>
수오라는 이름의 여학생이 있습니다. 수오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이고, 술에 취하면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라 수오는 항상 가정폭력에 시달립니다. 수오는 술을 마시면 신체능력이 강화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1부 주인공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일반적인 히어로물과는 뭔가 다르죠. 생활고에 시달리는데 돈이 있어야 힘이 나는 히어로,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인데 술을 마셔야 힘이 나는 히어로. 그럼에도 캐셔로는 히어로물의 중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느 날 능력이 발현된 영웅 (상웅), 그 영웅을 돕는 조력자 (상안), 또 다른 영웅 (수오), 영웅이 유명해지는 매체 (뉴스와 미선이의 라노벨). 단 한가지, 악당이 없습니다.

캐셔로의 영웅들은 단지 화재나 교통사고 같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줄 뿐입니다. 상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빠듯한 생활임에도 항상 현금을 들고 다니고, 사람들을 구해주고도 사례금이나 금일봉을 받는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합니다. 수오는 아버지의 수통을 훔쳐 그 안에 술을 넣고 다니고, 일반적인 화목한 가정을 동경하지만 그들을 마치 따듯한 모닥불 같다고 표현하며 사람들을 돕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저는 이 만화가 그냥 4컷 개그 영웅물이 아닌, 4컷 안에 담아낸 따듯한 인간 찬가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1부 후기에서 캐셔로는 '상웅, 상안남매와 수오의 이야기를 쓴게 아니라, 여러분의 이야기를 썼다.' 라고 얘기합니다. '수당도 제대로 않는 격무에 시달리는 사회복지사나 자비로 장비를 구입하는 소방관 같은, 보상도 칭찬도 없지만 아무도 모르게 손해를 봐가며 세상을 낫게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상웅, 상안남매와 수오는 대부분의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형편이 안좋습니다. 그런데도 캐셔로의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만족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도 있을테지요. 돈을 많이 벌수도, 매일 술을 마시고 자신을 때리던 아버지를 응징할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습니다. 자신이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작가가 언급한 소방관분들, 더 넓게 보면 이 사회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처럼요.

2부가 시작되고 새로운 캐릭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상안이 전에 능력을 가지고 있던 선대 히어로들과 '사랑'을 통해 능력이 발현하는 소년. 2부가 시작되고는 별다른 설명도 없었기에 이야기가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되고, 새로운 캐릭터들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4컷 안에 들어있는 우리의 이야기, 캐셔로였습니다.
첫댓글 히어로물도 참 별게 다있단말야
평범한 히어로물은 아니죠 ㅋㅋ
먼가 취향을 많이 탈고같은 장르일듯 )(
제가 말을 거창하게 써놔서 그렇지 기본적으론 4컷 개그만화라 읽는데 부담은 없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