耕田食力 雖是賤 執猶勝於工商之多 欺人況與縱惡 侵民之流 比肩哉
밭을 耕作(경작)하여 자신의 힘으로 생활하면, 비록 賤하게 살아도 오히려 工商하는 자들의 富裕(부유)함보다는 낫다. 사람을 속이고 하물며 惡을 멋대로 행하고, 백성을 侵犯(침범)하여 害를 끼치는 者들에 比肩된다.
※食力: 자신의 힘으로 생활하다(自食其力), 백성의 租稅에 의존하다. 賤執: 아주 천하고 더러운 일. 比肩: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함. 낫고 못함이 없이 서로 비슷하게 함.
君子之警其心 須如工人之磨其鏡 鏡雖軆明 磨久則塵瘞矣
君子가 마음을 警戒함에는 모름지기 工人이 거울을 문질러 닦듯이 해야 한다. 거울이 비록 몸을 밝게 비추더라도 오래도록 문지르지 않으면(不磨久?) 먼지 속에 묻히게 된다.
※工人: 옛날에 樂器를 演奏하던 사람. 瘞묻을 예. ※이 句節에 闕字(글자가 빠진 것)가 있는 듯함.
局圍碁者 多味 局外之事 雖對局 局外之事 先聞見於局外之人 然後 可謂敏矣
바둑을 對局(대국)하는 자는 바둑 두는 거 외의 일에도 많은 趣味(취미)가 있는데, 비록 對局하면서도 바둑 두는 것 외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서 먼저 듣거나 본다면 재빠르다고 이를 수 있다.
※對局: 바둑이나 장기를 마주 대하여 둠. 圍碁: 바둑을 둠
家中之物 非吾所知 則非吾物也 故能爲主人者 時時點檢 雖風雨晦夜 夢覺之際 必記某物 在某處 探之便得 方可謂 家主 主國 亦當如是
집안의 물건을 내가 알지 못하면, 내 물건이 아니다. 그러므로 능히 주인이 된 자는 때때로 點檢(점검)하고, 비록 비바람과 어두운 밤, 꿈에서라도 알게 되면, 어느 물건은 어디에 둔 곳을 반드시 기록하여 찾기 쉽게 해야 한다. 집안의 주인이나 나라의 주인이 된 자도 역시 마땅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히 말할 수 있다.
※方可謂之: 과연 그렇다고 이를 만 하게.
獨處一室 嚴敬 如師友在座 不爾則 是乃 小人閒處
방에 홀로 居處하면서도 嚴(엄)하고 敬虔(경건)하기가 마치 스승이나 벗들과 함께 자리에 있는 것처럼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 小人들이 한가로이 머무는 곳과 같다.
凡百器用 只可素樸 不可巧奢
무릇 쓰는 기물이 많더라도 다만 淳朴(순박)한 것은 가능하지만, 奇巧(기교)를 부렸거나 奢侈(사치)스러운 건 안 된다.
※樸통나무 박, 淳朴(淳樸·醇朴)하다, 바탕, 質樸(質朴)하다(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