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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의 황제' 살려라..31kg 다금바리 심폐소생술한 사연은
고동명 기자 입력 2021. 11. 04. 14:18 수정 2021. 11. 04. 15:09
뭍으로 올린 뒤 부레에 찬 '에어' 빼내느라 '진땀'
정확한 가격 알려지지 않아..낚시꾼 판매 통상 kg당 8만~15만원
현관철씨가 지난 2일 서귀포시 범섬에서 낚시로 잡은 대형 다금바리(현관철씨 제공)© 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 서귀포시 해상에서 잡혀 화제가 된 30㎏ 이상의 대물 다금바리의 후일담이 눈길을 끈다.
4일 서귀포시 동홍동 싱싱낚시에 따르면 회원 현관철씨(52)가 대형 다금바리를 낚은 것은 지난 2일 오후 11시30분쯤 범섬 갯바위에서다.
무게 31㎏, 길이 118㎝에 달하는 대형급이다.
30㎏이 넘는 무게도 대단하지만 이런 대형어종을 순수한 낚시로 잡는 경우도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낚시를 시작한 지 12년, 다금바리 전문 낚시는 6년째 됐다는 현씨는 "평소 3~5㎏ 정도, 가끔 10㎏짜리는 낚아봤지만 30㎏ 이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씨는 "미끼를 문 순간 묵직한 게 큰놈이라는 느낌이 왔다"며 "막상 끌어내보니 내가 잡은 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였다"고 회상했다.
현씨는 "다금바리와 밀고당기기를 할 여력도 없었다"며 "150㎏까지 버티는 낚싯줄을 믿고 뭍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낚시대를 들어올리는 것조차 어려워 손으로 낚시줄을 잡아당기는 10~15분간의 '사투' 끝에 겨우 다금바리에 승리할 수 있었다.
김재선 싱싱낚시 대표는 "작살이 아니라 낚시로 30㎏급 다금바리를 낚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지난 2일 제주 서귀포시 범섬 해상에서 현관철씨가 무게 31kg에 달하는 대형 다금바리를 갯바위 낚시로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현관철씨 제공)2021.11.4/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다금바리 낚아올렸다고 끝난 것 아냐"
다금바리의 특성과 물때를 고려하면 하루에 다금바리를 낚시할 수 있는 기회는 3~4번 정도라고 한다.
다금바리가 먹이활동을 하는 1시간 남짓한 시간을 노려야 한다.
미끼도 평범하지 않다. '고돌이'라는 불리는 25㎝가량의 고등어 새끼를 쓴다.
이번에 잡은 다금바리 낚시에는 다금바리낚시대(MH대), 원줄 합사 30호, 목줄 나이론 100호, 낚싯바늘 남방강자 30호·쿠에 다금바리 바늘 2개 등을 사용했다.
다금바리는 낚시는 물고기를 뭍으로 끌어올렸다고해서 끝이 아니다.
깊은 수심에서 활동하는 다금바리는 급히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부레에 에어(공기)가 찬다.
에어를 제대로 빼지 않으면 다금바리가 빨리 죽어 신선도가 떨어진다. 에어를 빼는 것은 사람으로치면 심폐소생술(CPR)인 셈이다. 에어는 주사바늘과 흡사한 도구를 이용해서 뺀다.
이번에 잡힌 다금바리는 크기가 워낙크고 살이 두꺼워 에어빼기도 녹록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수차례 시도 끝에 겨우 에어를 빼내 수족관에 담았다. 처음에는 몸이 뒤집어져 보는 이들의 애를 태웠지만 몇시간 만에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고 한다.
지난 2일 제주 서귀포시 범섬 해상에서 현관철씨가 무게 31kg에 달하는 대형 다금바리를 갯바위 낚시로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현관철씨 제공)2021.11.4/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통상 ㎏ 8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 이상도
50~60명이 먹을 수 있는 크기의 이 다금바리는 현재는 횟감으로 팔린 상태다.
이번에 잡힌 대형 다금바리의 가격이 얼마인지 궁금증도 크다.
하지만 이 다금바리의 정확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체급(?)에 비해서는 저렴하게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낚시객이 잡은 다금바리는 크기나 상태에 따라 ㎏당 8만원에서 경매가 붙여지지만 많게는 15만원 이상에 팔린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갯바위 낚시가 아닌 경우 이번보다 더 큰 다금바리가 잡힌 적이 있다.
2008년에는 37㎏짜리 다금바리가 잡혔다는 기록이 있고 2012년 8월 태풍 볼라벤 내습 당시에는 50㎏이 넘는 괴물급 다금바리가 가파도 해안가에 밀려온 일도 있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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