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수요산행
서울 일자산
03월 06일(수) 09:45
5호선 둔촌동역 1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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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박 대장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박 대장의 지시를 받아 제가 대신 후기를 작성합니다).
지하철 5호선이 강동역에서 하남검단산행과 마천행으로 나누어지므로 초행자는 흔히 실수하는데, 오늘도 두 사람 착오가 있어서 10시에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둔촌역에서부터 걸어서 ‘일자산’으로 향했습니다. 일자산은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과 경기도 하남시에 걸쳐 있는 긴 능선 모양의 산입니다. 약 5km 정도 길게 늘어져 있어서 일자산(一字山)이란 이름을 얻은 것 같습니다.
해발 134m로 전혀 부담 없이 편하게 걸을 수 있으니 산이라기보다 공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일자산 일대는 1971년에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어 휴양시설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일자산 정상에 오르니 하남시와 위례시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정상에 서 있는 고려 말의 절개 높은 문인 둔촌(遁村) 이집(李集) 선생의 훈교비(訓敎碑)는 우리에게도 교훈을 주었습니다. 자녀들에게 책 읽는 습관과 지식을 물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내려오니 이집 선생께서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일시 은거하셨다는 ‘둔굴’이 남아있습니다. 둔촌동이란 지명은 이집 선생의 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일자산에서 내려오며 ‘일자산 허브천문공원’에 들렀습니다. 2006년에 문을 열었다는데, 허브 식물과 천문대라는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두 개의 주제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허브 향을 즐기면서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공원입니다. 우리는 시간상 별을 볼 수는 없었지만, 허브향에 둘러싸여 투명한 유리를 통해 하늘을 보며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간식도 즐겼습니다.
늘 그러하지만 저마다 다양한 간식을 가져와 빵과 쿠키와 커피를 즐겼습니다. 심지어 위스키에 호박전까지! 친구들을 대접하려는 따뜻한 마음들이 느껴져 대화는 더욱 정답게 이어집니다.
충분한 휴식을 즐긴 후 ‘승상산’으로 향했습니다. 길도 안 보이는 비탈로 박 대장이 우릴 잘도 안내했습니다. 승상산은 ‘성삼봉’이라고도 하는데 해발 104m 정도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2등 삼각점 표지시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인가 봅니다. 동네 분들이 산책을 많이 오시는 듯 운동시설과 청소도구들이 비치돼 있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와 ‘보릿골식당’에서 추억의 꽁보리 비빔밥과 청국장, 고등어구이에 막걸리까지 즐겼습니다. 식사는 채용호 회원이 대접해 주었습니다.
식사 후 모두 그냥 헤어지기 서운한지 ‘뚜레주르 커피’ 집으로 향했고, 여기서는 김성욱 회원이 커피와 다과를 대접해 주었습니다. 간식부터 점심, 후식까지 서로 대접하려는 마음에서 진한 우정이 느껴집니다.
오늘도 웃고 즐기는 가운데 19,000보나 걸었으니 아주 건강한 하루였습니다. 아울러 걸으며 쉬며 식사하며 커피 마시며 끊임없이 건강, 시사현안, 가족, 죽음 등 다양한 대화를 하고 우정을 나눴으니, 정신적으로도 아주 건강한 하루였습니다. 모두가 다음 모임을 기대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참석자
권형국 김성욱 박노일 배규한 배연균 임원택 채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