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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 성삼재-여원재 (2003.6.29)
산행: 성삼재(1,070m)(06:32)-고리봉(1,248m)(07:10)-묘봉치-만복대(1,430m)(08:50)-정령치(1,172m)(09:45)-고리봉(1,304m)(10:15)-고기리 정령치모털(11:50)-가재마을 노치샘(12:20)-수정봉(805m)(13:43)-입망치(14:15)-봉정상(14:44)-여원재(15:35)
9시간03분 소요
거리: 성삼재-6Km-만복대-2Km-정령치-6Km-노치샘-6,6Km-여원재
계20.6Km(이정표)
누구와: 마눌과 나
돈쓴거:
서울-구례 버스 2명 40,000원, 구례-성삼재 2명 6,400원, 입장료 2명 5,200원
버스 여원재-남원 2명 2,400원, 고속버스 남원-서울 2명 35,000원
여관 25,000원, 식사 1인 4,000원 계 118,000원
지리산 종주 후 성삼재-여원재를 갈려고 몇 주전 철도를 예약했다. 열차에서 잠을 자고, 구례구 05시 도착하여 버스로 성삼재를 가면 돈과 시간을 절약할 것 같아서...토요일 파업을 시작할 때도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전라선이 2편만 간단다. 부랴부랴 남서울 터미널에 마눌을 보내 18:30 출발하는 구례행 우등버스표를 샀다. 짐을 꾸리고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는 전철로 터미널에 갔다. 처음 타는 우등버스 편안하긴 한데, 의자간 거리가 다리를 편히 뻗기엔 좀 짧다.
금산휴게소에 15분 정차 후 장수IC를 나가 남원를 지나 구례에 4시간 걸려 도착했다. 터미널 앞에서 값싼 자두를 보더니 마눌 머리가 홱 돌아서 한 봉다리 산다-저 많고 무거운걸 어쩌려고 ?? 마눌이 작년에 묵었다던 예일각 여관에 가서 3만원 하는 방을 25,000원에 깎아서 든다. 작은 온돌방 꼭지 없는 샤워에 바퀴벌레가 돌아다니지만 싸게 들었으니 참고 잠든다.
04:30 알람에 깨어 물 끓여 짜장과 햇반을 데워 아침을 먹고, 점심용 햇반도 데워 배낭에 넣고 05:30 여관을 나와 10분 거리 터미널에 와서 한참을 기다렸다 성삼재행 버스를 탔다. 기사가 한숨을 쉰다. 비가 와서, 철도 파업으로 손님이 없어 큰일이라고...3명이 타고 출발해서 화엄사 부근에 가시 7명의 학생이 타서 그나마 기사 걱정을 던다. 꼬불꼬불 오르막을 오르다가 매표소에서 공단 직원이 버스에 올라 입장권을 판다. 무슨 문화재를 관람한다고 돈을 더 받는지, 만복대 쪽으로 갈 우리는 꿍시렁 대면서 돈을 내야했다.
06:32 성삼재 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리니 천상에 온 기분이다. 노고단 방향은 맑게 개었으나 아래쪽은 구름이 끼어있다. "아 ! 노고단 운해-이것이구나.
성삼재 운해
성삼재휴게소
도로를 건너 북쪽으로 몇걸음 가서 문 열린 철망을 들어간다. 만복대가 6Km란다. 오늘은 새소리 대신 온갖 야생화가 우릴 반긴다. 중나리, 기린초, 돌양지, 꿀풀, 산수국, 비비취 등등...2주전 갔었던 노고단이 비온 후의 깨끗함으로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길은 서서히 오른다. 키 만한 작은 나무들이 우거져 진행을 방해하는데, 이슬로 옷을 적시지는 않는다. 왜 ?, 밑을 보니 단체 등산객들이 간 발자국이다.
도로왼편 열린 철망안으로
첫 번째 고리봉 임직한 봉우리를 꼭대기로 가지 않고 옆으로 우회한다. 한참을 더 가니 안부가 나오고 헬기장으로 내려선다. 나무가 너무 우거져 반팔 차림의 난 몸을 움추리고 걸어야 했다. 토시를 가져올걸... 눈앞의 얕은 봉을 넘고 산죽 밭을 지나 또 얕은 봉을 넘고 평탄한 길을 걷는다. 눈앞의 또 다른 봉을 넘는가 했는데 또 우회한다. 이정표가 나온다-성삼재 2Km, 만복대 4Km, 얕은 봉을 또 지난다.
길은 젖어 흙이 바지 가랑이에 창피할 정도로 묻어 온다-산행 후 문명세계로 들어가기 전 어디 물 있는데 가서 바지자락을 빨아야겠다. 내리막 길이 나오고 나무사이로 만복대가 올려다 보인다. 우측엔 넓은 계곡을 건너 반야봉이 계속 올려다 보이고...
평지와 오름을 지나 작은 봉에 오르니 전망이 좋다. 길은 다시 내려서고, 눈앞 멀리 보이는 만복대 까지 길게 올려다 보이는데, 나무숲을 헤치고 나가니 만복대가 미끈하게 시원히 보인다.
07:52 헬기장을 지난다. 왼쪽의 산동리는 구름 밑으로 환히 내려다보이고...
산동리는 산수유로 유명하다. 옛날 중국 산동성에 사는 처녀가 이 마을에 와 산수유를 심고 살았다는데, 전해오는
"산동애가"
잘 있거라 산동아 산을 안고 나는 간다.
산수유 꽃잎마다 설운정을 맺어놓고
회오리 찬 바람에 부모효성 다 못하고
다리 머리 들어오는 꽃처럼 떨어져서
노고단 골짜기에 이름없이 스러졌네.
또 유명한 건 묘봉치 아래 수기리 계곡에 가면 15m 수락폭포가 있는데, 여름철 피서겸 이폭포물을 맞으면 신경통 근육통 등이 낫는다 한다.
지리산 온천은 수락폭포 입구에 있다.
길은 점점 올라 도 다른 헬기장이 나오고, 서쪽의 운해, 우측의 반야봉, 뒤쪽의 노고단 그리고 길옆의 빨간 나리꽃이 風景을 끝내준다. 여기서 반야봉 옆으로 가물가물 보이는 3각봉이 천왕봉이렸다 ?
우측멀리 반야봉
길은 평탄하게 바뀌면서 만복대 2Km를 가르킨다. 언제 묘봉치를 지난걸까 ?
만복대 위에 사람들이 보인다. 몇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발자국의 주인공들이다.
나무숲에 팔뚝을 긁히며 서서히 오른다. 하얀 동아줄로 양옆을 못 들어가도록 만복대 위까지 그렇게 매놓았다. 그 동아줄 양옆으론 무수히 많은 종류의 풀과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사진을 찍느라고 늦었더니, 먼저 만복대에 오른 마눌로 부터 "빨리 못와 ?" 야단을 맞는다.
로프를 맨 산길
08:50 만복대에 왔다. 북쪽과 서쪽은 운해이고 반야봉, 노고단, 성삼재가 맑은 공기 속으로 꿰뚫어 보인다. 동쪽으로 천왕봉은 구름이 가물 거려 형체를 또렸이 볼수없다. 북쪽으로 내리막 길을 간다. 09:15 통제 안내판 앞에 섰다. 만복대 1Km, 정령치 1 Km를 가르키니 이곳이 중간 지점이다. 큰 바위 하나 서 있는데 글은 그 우측으로 더듬거리며 내려서야 한다.
만복대
만복대 조망
바위 위에 잠시 앉아 자두를 먹는다. 정령치와 멀리 고기리가 보인다. 평탄한길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정령치가 나무사이로 내려다보인다. 작은 안부에 오니 눈위로 산불감시소 초소가 올려다 보이고, 그 작은 동산을 우측으로 돌아 나무계단을 내려가니 청령치 휴게소(09:45)이다.
정령치휴게소
손님 없어 한산한 매점에 들어가 물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 하니 우측 옆을 아르켜 주는데, 화장실 앞에 호스에서 물이 인심 좋게 흐른다. 나무계단을 밟고 휴게소 북서쪽 구석으로 걸었다. 몇 사람의 여행객들이 차를 세워놓고 이 나무 전망대에 올라 남원쪽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한다. 출입문 옆에 이정표를 2개나 세웠는데, 바래봉만 있지, 고리봉이나 백두대간 표시는 없어 조금은 서운했다.
문을 들어서서 조금더 가니 그곳에 고리봉 500m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서있어 반가웠다. 오르막 경사가 급하고 위험스러워 줄을 매 놓았다. 헉헉대고 능선에 오르니 문짝이 떨어져 나간 빈 초소하나 나무숲속에 서있다. 이어지는 암릉에 오르니 뒤로 정령치가 빤히 내려다 보이고 노고단이 보인다.
문을 통과
10:15 다른 고리봉(1,304.5m)에 왔다. 이정표는 왼쪽 고기리 3Km, 직진방향 바래봉 8.6Km, 정령치 0.8Km를 가르킨다. 왼쪽 리본이 많이 달린 급 경사길을 내려선다.
잠시 휴식이다. 가재마을과 수정봉 그리고 그 높은 고남산이 멀리 내려다보인다.
정령치가 보인다
멀리 고남산이 보인다
급경사는 어느덧 완만한 내리막길로 바뀌었고, 잣나무와 낙엽송이 걸쭉하게 자라 서있는 숲속을 지난다. 피톤치드가 숨쉬는 공기에 섞여 몸 속 깊이 스며드는 기분이다. 고기3거리 1.5Km, 고리봉 1.5Km를 가르키는 이정표를 지난다. 그리고 나오는 우측의 철망, 그 안쪽은 목장을 만들려나 나무들을 베어 무데기 무데기 쌓아 놓았다. 이어지는 소나무 밭.
길가의 바위
고기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왼쪽 아래에는 포크레인이 나무들을 쓰러뜨리는 작업을 하고 있어 길이 막힌 것 같아 우측의 희미하나마 있는 마루금 길을 타고 갔다. 사람이 다닌지 오래된 그러나 길 자욱은 또렸하다. 내리막길 아래로 도로가 보이는데 점점 길이 희미해지고 풀이 무성하게 덥혀 있다. 다른 포크레인이 땅을 파헤쳐 밭을 만들어 놓았는데, 길은 분명 그리로 나있어야 하는데, 비에 젖은 밭흙은 푹푹 빠질게 분명해서, 도로로 나가는 길을 찾느라 왔다갔다 헤매이다 시간을 많이 소모했다. 밭 우측으로, 작은 웅뎅이 우측으로 가니 농로와 만나고, 농로를 따라 왼쪽의 모텔로 나갔다.
11:50 정령치 모텔이다. 물을 얻어 벌컥댄다-길을 찾아 풀숲을 헤맸더니 목이 마르다. 모텔정문에서 도로로 나갔고,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멋적게 걸었다. 지나는 차속에서, 경찰차 마저도 우릴 이상하게 내다보는 것 같다. 산 속을 누벼야 할 차림이 환한 도로를 걷고 있으니 참으로 내 생각하기에도 멋적다. 그래서 괜시리 길가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을 찍어댄다.
앞에 노치마을
한참을 도로를 따라 걷다, 우측 운봉리로 갈라지는 도로를 내버리고, 앞에 똑바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른다. 갈림길이 나오고 갈라지는 중간점에 "노치마을" 돌비석이 가르키는 우측길로 곧장 간다. 교회와 보건소가 왼쪽으로 이어져 있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Y자 길인데, 그곳에 또 돌비석이 서있고, 우측으로 돌아 가다보니 왼쪽 저쪽으로 리본들이 보여 되돌아선다. 마을회관 우측골목으로 들어가 20여 가니 4거리 길 가운데 왼쪽으로 샘이 있다.
12:20 노치샘이다. 추녀밑 이정표는 정령치 6Km, 여원재 6.6Km를 가르킨다. 비온후 물인심도 좋아서 샘으로부터 개울물처럼 물이 흘러나온다. 샘을 왼쪽으로 끼고 천천히 오르니 크고 웅장한 소나무 4그루 쪼르륵 서있는데, 뒤는 묘가 있다.
노치샘
12:30-12:50 소나무 밑에서 점심을 먹는다. 아침에 데워둔 햇반이 좀 굳어 있지만 노치샘에서 떠온 물에 말아 오이부추김치, 고추장+멸치볶음, 장조림을 깨끗이 비우고, 구례에서 사온 자두, 집에서 싸온 살구와 방울도마도를 치운다. 먹어도 먹어도 무거운 배낭은 가벼워 질 줄을 모른다-허긴 2리터의 얼음과 간식들이 남았으니....
고인돌 통과
짐을 싸서 출발하고 보니 등산객 임직한 사람들이 그 자리에 도착하는 모습이 보인다. 정령치를 떠나면서 보니 관광버스 한 대 정차하더니 등산객을 풀어놓았나 ? 우린 쉬지않고 봉을 올랐다. 점심후의 숨가뿜을 억지 하려고 천천히 호흠에 맞추어 꾸준히...
13:11 능선까지 급경사를 오른 후 또 3개의 봉을 타고 수정봉으로 수정봉으로 무거운 다리를 옮긴다. 어느봉에 오르니 텐트를 쳐놓고 바람에 날리지 말라고 줄을 매어 놓았다. 산속 창고인가 ? 묘들이 나오고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만복대와 고리봉도 잘 보인다. 다른봉을 올라 평탄한 길을 한참을 걸어 마지막 봉에 도달한다.
13:43 수정봉(804.7m)이다. 정상표지는 없고 삼각점만이 정상임을 말해준다. 여기서 길은 내리막의 연속이다. 헬기장을 지나서도 계속 내리막이다.
14:15 입망치 4거리에 왔다. 잘록한 안부이고 양옆으로 난 길이 지나온 산길보다 넓다. 우측엔 전봇대도 보이고... 길은 다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그제서야 "홀닥벗고"가 울기 시작한다. 저놈의 새는 지리산은 너무높아 살기에 부적합 한가 ? 길은 점점 힘들게 오른다. 마치 점심먹고난후 수정봉 오르듯이...
갈증이 나고 힘들어서 잠시 서서 미싯가루를 타 먹는다. 그래도 힘이 많이 든다.
14:44 봉 정상에 섰다. 돌들을 빙둘러 앉아 식사하기에 좋도록 둥글게 놓아 놓았다. 이곳에서 길은 왼쪽으로 틀어 내려가게 된다. 내리막 너덜길에 핀 야생화들...노란 기린초, 빨간 중나리, 보라색 산수국, 싸리꽃...한참을 내리막 길을 정신없이 걷고 있는데, 앞선 마눌-되지 못하게 언제나 나보다 앞서간다-"악" 소리 지른다. "죽었나 ?" 사람하나 길에 널부러져 있다.
지쳐 널부러진 등산객
배낭을 옆에 세워둔채... 난 악취미인진 우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곤 "괜찮아요 ?" 물으니 그 산꾼 주섬주섬 일어나 앉더니, 내력을 이야기 한다. 집나온지 40일이나 지났는데..그래서 "남으로 가요 ?" 하고 물으니, "중간 보급 안받고, 집에 연락도 안하고, 70만원정도 썼어요", "저기서 술을 좀 했더니..." 아하 그래서 술기운에 늘어져 있구나,...마눌 한 수 거든다 "언제 집에 가요 ?" "5일만 하면 끝나겠죠.." 모습은 세수를 못해 완전 노숙자다.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 하고 자두를 손에 잡히는 대로 주었다. 하직 인사를 하고 걸으면서 마눌 부러운 듯이 내게 건넨다. "당신도 저렇게 산에서 나오지 말고 해볼래 ?" "우린 한 200만원 썼는데..."-돈이 아까워 아예 산에서 머물면서 밤이고 낮이고, 빨리 끝내라는 투다. 한참을 내려간다. 고남산이 훤히 내다보인다.
고남산이 저 멀리
15:17 임도와 만나고 그 임도를 조금 따라가다 다시 산으로 들었다. 마눌은 노상방뇨를 즐겨해서, 여원재 닿기전 방뇨를 하려고 자리를 찾는데, 뒤에서 "흠 흠" 소리가 나면서 배낭 뒤에 산악회 표식을 맨 산꾼 하나 급히 내려오며 우리에게 묻는다. "어디서 ?" "06:30 성삼재에서..." 9명이 06시 출발 했는데 한명이 중간에서..."
아하 앞의 발자국들이 이제야 오시는구나...그럼 고기리에서 우리가 길 찾아 헤메이면서 앞질렀구나...
15:35 여원재에 내려섰다. 바지 가랑이는 어느새 풀섶에 지가 알아서 깨끗이 씻어져 있다. 냄새나는 쿨맥스를 벗어 새옷으로 갈아입고 5분여 기다리니 남원행 버스가 온다. 남원 시내를 거쳐 "터미날 ?" 하며 내려주는 기사에게 고마워 했는데, 터미널에 가니 서울행 고속버스는 장소가 다르단다.
여원재에
마눌을 찾으니 길가 노점에서 과일을 양손에 사들고 서성댄다. 택시를 탔다. 기본요금에 고속터미날에 와서는 맥주한깡통을 사서 기사식당에 들어가 백반 1인분을 나누어 먹고는 17:30 남원을 출발, 21시경 센트럴 터미널에 내렸다. 집에오니 22:35. 오늘 무릎이 더 아프다-등산화 바닥이 닳아서 ? 도가니가 닳아서 ? 짐이 무거워서 ?
정보: 진주시외터미날-서울남부터미날 우등고속 22회, 3:45소요 16,500원
www.businfo,co,kr
남원-서울 고속버스 (남원 063-625-5391), 남원택시 1588-0500
구례구-구례읍 버스 700원, 택시 5,500원 (명승택시 011-649-4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