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아침에 차창 밖을 보니 아직도 사막이다. 사실 사막을 달리면 볼게 없어 지루함이 더한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고도가 낮아지면서 푸르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10시부터 와인의 원료인 포도밭이 보이기 시작하는 걸로 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비는 내리는 모양이다. 포도밭도 한 시간 정도 보이다가 산에 선인장과 몇 종류의 나무들이 보인다.
이곳은 나무가 보이기 시작한다.
선인장이 있는걸로 봐서는 준 사막이라고 봐야 할듯.
염소도 보이고.
이런 능선형 포도원에 물을 어떻게 끌어 오는지 궁금하다.
이건 뭐꼬.
포도밭이 꽤 넓다.
포도원이 있으면 집이 있기 마련.
어느 도시인가 마을인가?
마을이나 도시가 있으면 버스는 어김없이 사람들을 내리고 태운다.
포도가 달렸는지 안 달렸는지 모르겠다.
소떼도 보인다.
선인장으로 경계선을 만들어 놓았다.
지금까지 버스로 23시간째 달리고 있다. 지루함을 달래려고 맥주 캔 하나를 마시면서 기분 전환을 한다. 사막을 달리고 있는 버스 속에서 맥주 캔 하나에 감사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은 여행자로서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그마한 일에도 늘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자세려니 생각한다.
13시부터 버스는 우측에 해안선을 끼고 달리고 있다. 우리가 타고 있는 버스 차장은 젊은 친구인데, 지금까지 보았던 차장과는 서비스 정신이 한 차원 높아 보인다. 담요를 줄때도 펴서 무릅과 다리를 덮는데 도와주고 잔잔한 미소와 함께 화장실 관리도 청결하게 하였다. 앞으로 저런 친구들이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하리라 생각해본다.
바닷가라 밭 농사가 되는 모양.
포도원 길이 널찍하다.
차장친구, 용모도 단정하고 승객들이 감동하게 만들었다.
솔직히 저런 친구를 한국으로 스카웃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서비스란 무릇 고객이 감동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 친구의 서비스를 보면서 내도 한수 배운다. 14:30분 좌우측에 있는 산들의 높이가 상당히 높다. 감자밭과 포도밭이 즐비한걸 보면 사막은 벗어난 모양이다.
15시 30분 아직도 한 시간은 더 달려야 한단다. 우리 옆쪽 바로 앞좌석에 현지 젊은 애기 엄마가 날씨가 무더운데도 애기에게 양말을 신기고 있다. 뒤에 앉아 계시던 우리 일행이 칭얼대는 아기를 받아서 양말을 벗기고 얼르니 보채지 않는다. 이제 4개월 되었다는 애기는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모습이다.
애기를 보면 천사가 따로 없다는 생각.
16시 10분 무려 27시간 만에 드디어 칠레 산티아고에 도착하였다. 숙소가 도심에 있어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한다. 호텔에서 시내로 나가 환전하고,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 식당 ‘숙이네’로 갔더니 내부 수리중이다. 아니 이번 여행 중 어렵게 한국 식당을 찾아가면 다 문이 닫혀있고 수리중이고 와 이러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산티아고 입성이다.
버스에서 차례대로 짐을 찾고.
도시에서는 숙소가 항상 센트로에 있어 좋았음이다.
한국음식 먹어야 한다고 4명이 딱시타고 가고있다.
할 수 없이 조금 걸어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집 ‘다리원’에서 홍합짬뽕과 양장피 짜장면 맥주를 시켜 포식을 하였다. 식사후 센트로에 나오니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지나가다 와인 점문점이 보이면 들어가 와인을 기웃거려 본다. 와인 ‘마르케스’ 와이너리, 콘차이 토로, 2009년산, 까베르네 소비뇽, 9,980페소를 주고 구입하였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다리원에서 내는 맥주를 마셨다.
흐미 양장피라 제대로 씹지도 않고 먹었다.
외국 여행자가 익숙한 음식을 먹는다는 건, 보약을 먹는거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한국에서 유명한 '몬테스 알파'가 9,940페소 였다. 와이너리 콘차이 토로가 칠레에 와서 보니 제일 유명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가 대량생산에 성공한 와이너리이고, 우리가 잘 아는 알마비바, 돈 멜초,(알마비바와 돈 멜초 중 한병 시음할까 하다 결국은 포기) 마르케스, 트리오등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었다.
산티아고는 치안이 상당히 불안한 모양이다. 도착과 동시에 버스에서 내리면서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버스 기사가 어깨를 치기에 뒤 돌아 보니, 카메라 목에 걸라고 하였다. 그리고 시내를 다니면서 목에 걸어도 경고를 하는 현지인이 한둘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4명이 한조가 되어 다녔으니 운 좋게 사고는 없었다.
시내 상가 건물 셔터를 보면 하나같이 자물쇠를 최소 2개에서 4개로 채운 모습이다. 또 셔터 쇠 파이프 굵기가 우리 손가락 만 하였다. 남미 여행자들이 이곳 산티아고와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소매치기나 강도를 많이 만나게 된다는 말에 수긍이 간다. 숙소로 들어와 보니 아까 먹었던 음식이 과식이라 소화제의 힘을 빌리고 와인을 비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시내에서 찍은 사진이 없다.
첫댓글 여행은 목적지로 가는 여정도 포함한다,,, ㅎㅎㅎ.. 오늘 강원도로 혼자 훈전하며 만들어 낸 말인데,,, 나쁘지 않은것 같네요,,,김사장님 글에 딱 이네요ㅡ,,,
하무요,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떠나는 여정이 여행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지도 다녀와 글을 쓰기위해 여행기, 백과사전 뒤지느라 공부하는 즐거움 또한 여행의 과정에 포함 시킬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명이나 역사라든가를 쓸때는 보다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니 시간이 걸리더군요.
저도 기사 하나 쓰려면 자료 무지하게 찾는답니다,,,, 여행은 계획하는 순간부터 시작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