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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여행 스크랩 화천에 있는 `세계평화의 종공원`
역마살 추천 0 조회 101 11.05.11 00:34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평화의 댐 옆에 ‘세계평화의 종공원’이 있다. 영어로는 ‘The World Peace Bell Park’다. 이런 외진 곳에 굳이 이렇게 큰 뜻을 품고, 이렇게 너른 대지를 조성해서, 이렇게 현대적인 공원을 만들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다가도 외양 말고 그 의미를 곱씹어보니 일말 고개가 끄덕여지긴 하다. 사실 평화의 댐 일대가 남북 간의 불신, 정치인과 정치인 이외 국민 간의 불신, 현 정부와 지난 정부와 다가올 정부 간의 불신이 점철된 공간이다 보니 그냥 다 엎고 ‘평화’만 내세우자고 합의를 봤을 수도 있겠다. 이런 게 만수위전략이지, 뭐. 복잡다난한 과거는 모두 저 깊은 곳에 수장시켜버리고 현재를 사는 우리는 물 위에 둥둥 떠서 상호교류를 하자는 전략! 평화의 댐이 가진 과거가 무엇이든 현재는 무조건 평화듯이, 그것도 세계평화듯이.
 
세계평화의 종공원에는 6. 25 와 관련된 몇 가지 전시물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상징하는 광장이나 정원과 나무로 만들어져 소리가 나지 않는 ‘염원의 종’과 ‘염원의 종’과 쌍둥이면서 고운 소리를 내는 ‘세계평화의 종’ 등이 있다. 정확한 명칭으로는 염원광장, 염원의 종, 울림의 정원, 평화의 뜰, 평화의 정원, 세계평화의 종, 분단의 벽 등이다. 즉, 분단이라는 아픔을 딛고 평화롭게 살자는 염원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함을 공원으로 표현해둔 것이다. 공원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건설한 사람이 이런 세계평화에 대한 염원을 진짜로 담아서 기획하고 설계하고 건설했는지는 상관없다. 찾아오는 사람이 그렇게 느끼면 되는 거니까.
 

 

 

 

 
나는 공원 내 어떤 전시물보다 세계평화의 종공원이 갖는 평화의 댐 하구전망대로서의 역할이 마음에 든다. 하긴 공원이 조성되지 않았어도 전망대로서의 역할을 했겠지만 어쨌든 ‘세계평화의 종공원’ 내 ‘염원의 종’ 앞에 서면 저 멀리 굽어 들어가는 파로호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눈에 들어와 기분이 좋다. 이에 비해 평화의 댐 바로 앞은 인간의 손에 많이 훼손된 모습을 보이는데, 우리가 갔을 때 마침 탱크(Tank)와 전투기가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이 곳이 갖는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의 의미,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됐다. 생각해보니까 평화가 없으니 평화의 댐이니 세계평화의 종공원이니 하는 것 아니겠나…….
 
유람선을 타고 평화의 댐으로 가면 공원에 있는 염원의 종이 등대 역할을 한다. 배가 돌아들어가야 하는 모퉁이에 높다랗게 서있다 보니 평화의 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어있다. 처음 볼 때는,
 
‘이상하다, 왜 저런 곳에다 저렇게 큰 종을 설치해뒀지?’
 
했다가 나중에 그 의미를 알고 나면,
 
‘아, 그렇구나…….’
 
하면서도 다시 ‘이상하다, 왜 저런 곳에다 저렇게 큰 종을 설치해뒀지?’ 하고 의아하게 된다. 그만큼 자연스럽지 않고 작위적이기에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단 뜻이다. 이 곳에 염원의 종이 서있는 의미는 이렇다. 소리가 나지 않는 종이 이 자리에 있음을 알리기 위함인데 이는 남북분단의 현실을 무언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되나? …… 되지 싶다. 이에 반해 평화의 댐 안쪽에 설치되어있는 ‘세계평화의 종’은 연신 강력하면서도 은은한 범종소리를 냄으로써 제발 좀 평화롭게 살자는 뜻을 전세계에 설파하고 있다…… 있나? …… 있지 싶다. 이 두 종이 서로 쌍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에 평화의 댐이 서있다고 보면 된다…… 되나? …… 되지 싶다.
 

 

 

  

 

 
그렇다면 염원의 종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평화의 종’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세계평화의 종은 글쎄……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어쨌든……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에서 수집해온 탄피만 갖고 주조한 종이다. 현재 9,999 관(1 관은 3.75 Kg)으로 주조되어있는데 나머지 1 관은 통일이 되는 날 추가할 거란다. 이 1 관이 어디에 해당하느냐 하면…… 종신부 윗부분에 비둘기상이 몇 마리 있는데 그 중에 한 마리에 한쪽 날개가 잘려있다. 그 잘려진 날개가 1 관이다.
 
한 번 쳐보는 데 500 원이었다.
 
‘다른 사람이 치는 걸 그냥 주워들으면 되지 굳이 내가 쳐야 돼?’
 
하는 얍삽한 생각에 나는 계속해서 주워들었는데, 만약 아무도 치지 않는다면 내 생돈 500 원을 들여서라도 직접 나서서 쳐봐야 한다. 이처럼 맑고 선하고 힘있는 천상의 소리가 평화의 댐 북녘으로 널리 널리 퍼져가는 광경을 듣고 보고 있노라면, 이 정도의 감흥을 받는 데 500 원이면 너무 싼 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 일 정도다. 게다가 타종 한 번으로 주위의 많은 사람이 똑같이 감흥을 받는 것이니 그 가치는 몇 백 배로 올라간다. 이게 다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내가 낸 500 원짜리 동전 하나가 어느 조직의 수입으로 잡히는 게 아니라 6.25 에 참전했던 해외용사들의 자녀교육지원에 쓰인다니 그 실천이야 어찌됐든 간에 뜻이 너무 좋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친다면야 뭐…… 굳이 내가 다시 칠 필요가 있을까? 평화의 댐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니 것 내 것이 어디 있을 것이며, 세계평화를 향한 염원에 대중소가 어디 있을까. 대의를 갖고 주워들어도 상관없다…… 상관없나? …… 상관없지 싶다. 연신 울려 퍼지는 소리,
 
“대애애애앵~~~~ ~ 대에에에엥~~~~ ~~ ~”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정말 [심금을 울리다]다. 맑은 종소리가 평화의 댐을 휘감고 돌고 돌아 상류로 퍼져가는 모습은 ‘세계평화의 종’이 매달려있는 바로 그 자리가 보고 듣지 않고서는 절대 상상불가한 감동을 준다. 작년에 진천 종박물관에서 쳐본 동종과는 차원이 다른 울림이고 감동이었다.
 

 

  


‘세계평화의 종공원’에 실제 전쟁터에서 떼온 것 같은 벽 한 면이 설치되어있었다. ‘분단의 벽’이라고 명명된 설치물인데 공원 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시물이었다. 잔재로 남은 벽면도 벽면이지만 무엇보다 그 위에 박혀있는 6.25 사진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그리 멀지 않은 우리의 과거인데…… 정치란 게 도대체 뭐길래 이처럼 반목하고 대립하는 걸까? 개개인으로는 그렇게 나쁜 사람들이 아니면서 왜 그렇게 살까? 

 

 

 

 


종공원 아래쪽에 축구장, 야영장 등이 마련되어있었다. 하지만 편의시설도 거의 없는데 누가 이까지 올라와서 축구를 하고 야영을 하는지 모르겠다. 근처에 1 박 2 일이나 2 박 3 일 정도 둘러볼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름이라고 해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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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05.11 00:34

    첫댓글 원본은 "http://dondogi.blog.me/10012786521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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