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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새천안돌솥밥 2) 전화 : 041-563-8855 3)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문화로 10(대흥동 17-4) 4) 주요 음식 : 돌솥우렁쌈장 |
2. 맛본 음식 : 돌솥우렁쌈장(7,000원)
3. 맛보기
1) 전체 : 한상이 떡 벌어지게 차려진다. 이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거기다 음식도 골고루 채소전, 조기구이, 버섯볶음, 싱건지, 고추조림, 생김치, 고추장아찌, 취나물무침, 시래기무침, 무말랭이무침, 양배추부루콜리찜, 생야채, 거기다 된장찌개, 거기다 돌솥밥이다. 이게 7,000원에 가능한 상차림인가. 더 놀라운 건 하나도 안 빼놓고 다 맛있다는 거다.
2) 주메뉴 : 여기 메뉴는 한 가지다. 메뉴판에는 몇 가지 있어도 사실상 거의 돌솥밥 한 가지다. 메뉴판은 간판쟁이 실수로 그리 된 거란다. 그래서 주문도 받지 않고 손님이 오면 바로 준비에 들어간다. 이런 음식을 24년 해왔단다. 최고의 전문가다.
전문가의 문제는 성의다. 지쳐서 아니면 느슨해져서 대충 하려는 무성의가 문제인데, 항상 똑같은 성의로 대접한다.
우렁쌈장, 물기 없이 바특하게 졸여내는데 생야채쌈, 익은 야채쌈에 다 잘 어울린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짠 것도 아니다. 진한 된장맛이 밴 우렁이 씹는 묘미를 더해 쌈장을 심심하지 않게 한다.
보조메뉴 : 보통 돌솥밥은 우렁쌈장에 야채를 내고 곁반찬은 소홀하거나 서너가지로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집은 반찬이 다양하여 쌈장 메뉴를 빼고도 백반 차림으로도 훌륭하다.
전은 금방 부쳐내서 뜨거운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노릇하게 부쳐낸 전은 전 좋아하는 사람 아니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감칠맛이 고소하게 느껴진다.
새송이버섯무침도 적절하게 간이 배고 쫀득거리는 맛이 좋다. 시래기나물의 촌맛은 맛의 깊이가 느껴진다. 촌부의 토속적인 손놀림이 배였다. 취나물이 고소하다. 향은 좀 부족하여 아쉽지만 고소한 맛은 혀에 남는다.
고추조림이 너무 짜지 않고 맵지 않으면서 아직 남은 푸른색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 거기다 고추장아찌라니, 단맛이 덜한 장아찌, 괜찮은 맛이 반갑다. 이 값에 조기구이도 황송하게 먹을 수 있다. 한 끼 영양을 넘어 하루 영양도 채울 만하다.
3) 반찬 특기사항 : 생야채에 당귀잎이 들어 있다. 야채모듬도 건성 마련한 찬이 아니다.
4) 찌개, 국 밥 : 된장찌개도 맛있다. 고추, 두부 등을 넣고 탁하지 않게 맑은 국으로 끓여 쌈장과 짝한다. 국 삼아 먹기 편하다. 묵은 솜씨가 배였다. 밥은 차지고 탱글거린다. 물을 부어 눌은밥과 숭늉을 동시에 먹을 수 있다.
5) 생김치가 탱탱하다. 물김치는 단맛이 살짝 나서 조금 섭섭하다. 생김치가 신선하고 개운한 맛을 낸다. 양념을 많이 쓰지 않고 단번에 질러가서 맛에 도달하는 솜씨가 보인다.
4. 맛본 때 : 2017.2.
5. 음식 값 : 돌솥우렁쌈장(7,000원)
6. 먹은 후
천안역 부근은 구시가지로 상권이 밀려나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다. 천안아산역 불당동 부근, 두정역 부근으로 형성되는 신시가지로 상권도 도심도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곳 밀려나는 상권 지역의 낮은 건물들, 좁은 도로, 무질서한 상가, 어지럽게 주차된 차량이 이제는 부귀영화가 다 지난 옛날 일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이곳의 장점은 모두 걸어서 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걸어서 온갖 일을 다 볼 수 있다. 영화도, 쇼핑도, 학원도, 병원도, 식당도, 목욕탕도, 시장도 다 걸어서 이동 가능하다. 도심속의 슬로우시티 지역이다. 덕분에 모든 것이 늦게 움직인다. 인심도 24년이나 묶어두어 움직이지 않게 한다. 오는 손님들도 동네 사람들, 계모임하는 사람들, 시장 가족들, 모두 묵은 단골들이다. 공설시장 골목 묵은 식당들의 분위기가 다 비슷하다.
천안역은 전철과 기차가 서는 곳, 전국 최고 교통의 요지 천안삼거리이다. 사통발달 교통의 중심이 아직은 천안역이다. 이름값은 퇴색했지만 이렇게 묵은 식당들 덕분에 세월의 힘은 여전히 무기가 된다. 세월과 함께 하는 사람들 속에 외국인이 점차 많아지면서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하지만 시간과 사람의 힘으로도 공간의 퇴락을 막는 것은 버겁다. 건물이나 도로가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곳이 확실해지도록 조금만 행정적 지원을 해주면 어떨까. 편하게 한들거리며 밥먹고 차 마시고 영화볼 수 있는 동네라니, 한국의 중심에서 이런 게 가능하다는 게 환상적이지 않은가. 그런 때가 되면 이런 식당은 더욱 빛이 나서 동네식당이 아니라 국민식당이 될 것이다.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