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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창작교실-0711 / 문학동네 동시집
저녁별 문학동네 동시집 19 |양장본 송찬호 지음 |소복이 그림 |2015년 10월 07일 출간
저자 송찬호는 1959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시단에 나왔다. 그동안 이상시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동서문학상을 받았으며,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을 선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동시 <저녁별>!
1987년 문예지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온 시인 송찬호의 『저녁별』.
마치 고양이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면서 동화적 상상력으로 자연과 현실을 접목시켜온 저자의 첫 번째 동시집이다. 시골에서 자연과 벗삼아 신나게 뛰놀던 개구쟁이로서의 유년 시절을 추억한다. 친구들이 도시로 가자 쓸쓸해진 개구쟁이의 마음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저녁별>은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소복이의 화가로서의 상상력이 넘실대는 그림을 함께 담았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경쟁과 속도의 시대에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문명의 이기를 뛰어넘는 생태적 상상력을 심어준다. 20세기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21세기 아이들의 언어로 완벽하게 복원하고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가슴에도 반짝이는 별을 안겨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미당문학상 수상자 송찬호 시인의 첫 동시집 / 출간 전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 수록“
한국 현대 동시집 가운데 가장 많은 절창이 여기 들어 있다.”_안도현(시인)동화적 상상력으로 자연과 현실을 접목시키며 시를 써 온 송찬호 시인이 오랜 시간 공들인 끝에 첫 동시집 『저녁별』을 출간했다. 송찬호 시인은 “미당의 언어마술, 백석의 장난기와 천진함까지 갖췄다. 요즘 시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소리와 운율의 미학이 특별하다”는 평을 받으며 제8회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밖에도 대산문학상, 김수영문학상, 이상시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들을 수상할 만큼 내공과 저력이 남다른 시인이다.
문학동네 동시집 시리즈의 기획을 함께하는 안도현 시인은 시리즈 기획 시점부터 송찬호 시인의 동시집을 야심차게 준비해 왔다. 안도현 시인은 이번 동시집을 가리켜 “한국 현대 동시집 가운데 가장 많은 절창이 여기 들어 있다”며 다시금 놀라움을 표현했다. 격월간지 『동시마중』에 실렸던 표제시 「저녁별」은 이제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에서도 만날 수 있다.
송찬호 시인은 시를 쓸 때보다 더 조심스럽게 동시에 다가갔고, 끊임없이 퇴고의 퇴고를 거듭하며 온 마음을 기울여 동시를 써냈다. 시인들의 동시 쓰기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요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동시집 『저녁별』은 시인들의 동시 쓰기에 한 정점을 보여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동시는 ‘시로서의 동시’의 전범이 될 만한 것이고,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 가슴에도 반짝이는 별을 안겨 줄 것이다. 이처럼 송찬호 시인의 동시집 출간은 우리 동시문학사의 한 획을 긋는 값진 성과임에 틀림없다.
서쪽 하늘에 / 저녁 일찍/ 별 하나 떴다// 깜깜한 저녁이/어떻게 오나 보려고 / 집집마다 불이어떻게 켜지나 보려고// 자기가 저녁별인지도 모르고/ 저녁이 어떻게 오려나 보려고//_「저녁별」 전문
문명의 이기를 넘어 생태적 상상력에 날개를 달다
“제가 나고 자란 곳은 아주 깊은 산골이었어요. 매일 산과 들로 냇가로 뛰어다니며 놀았지요. 노느라고 정신없었어요.”송찬호 시인은 깊은 산골에서 태어나, 자연을 벗 삼아 신나게 뛰놀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또래 개구쟁이들끼리 모여 똘배, 오디, 버찌, 산딸기 등을 따 먹고, 고구마나 감자나 참외 서리를 하고, 새둥지에 올라 새알을 내리고, 뱀이나 개구리를 잡기도 했다. 자치기, 비석치기, 표치기, 팽이치기 같은 바깥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도 오후가 되면 작은 지게를 지고 소꼴을 베러 가는 천진하고 순박한 아이였다.
그 시절 ‘어린 송찬호’는 이제 쉰이 넘은 시인이 되어 그때의 순간순간들을 떠올리며 동시를 쓰고 있다. 자연 속에서 함께 뛰놀던 개구쟁이의 마음, 그리고 하나둘 도시로 떠난 친구들을 그리는 시골 아이의 쓸쓸한 마음을 담아서.
딸기를 먹다가 / 별명이 딸기인/ 청주로 전학 간 민주가 생각났다// 부끄럼 많은 민주는/ 늘 얼굴이 빨개서 /우리는 딸기라 놀렸다 // 그런데 민주도 딸기를 먹다가 / 우리를 생각할까?/사이좋게 지내던 우리 얼굴 생각할까/ 딸기라 놀리던 우리 미운 얼굴 생각할까//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니?/딸기야, 미안해//_「딸기야, 미안해」 전문
우리 집은 그냥 / 무당벌레 집이라고 하면 / 편지가 안 와요// 우리 집은/ 지붕은 빨갛고/ 지붕에 일곱 개 까만 점이 있는// 감자잎 뒤에 사는 / 칠점무당벌레 집이라고 해야 / 편지가 와요//_「칠점무당벌레」 전문
송찬호 시인은 이번 동시집을 통해 경쟁과 속도의 시대에 살면서 망가진 고장 난 말(言), 고장 난 나무, 고장 난 새의 날개, 고장 난 구름 등을 조금씩 고쳐 놓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인지, 그의 세밀한 생태적 상상력은 이번 동시집 안에서 더욱더 빛을 발하고 있다. 20세기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드디어 21세기 아이들의 언어로 완벽하게 복원된 셈이다.
고양이의 눈으로, 고양이의 걸음으로 한 편 한 편 시를 쓰다
“호기심 많은 동그란 고양이의 눈은 사물을 관찰하는 시인의 눈과 닮았어요. 그리고 고양이는 사뿐한 걸음으로 시처럼 움직이지요.”송찬호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제목에서도 고양이가 등장했고, 이번 동시집에도 고양이에 관한 시들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송찬호 시인은 고양이와 참 많이 닮은 것 같다. 그의 말마따나 고양이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사뿐사뿐 걸으며 마치 시처럼 움직인다. 그 역시 고양이가 움직이듯 날카로운 촉각을 곤두세워 오랫동안 사물을 들여다보며 집중과 긴장으로 시를 발견한다.
이안 시인은 해설에서 “송찬호 시인의 시가 그런 것처럼 동시 역시 단일한 의미망 안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면서 다양한 해석의 층위와 지점을 독자에게 열어 놓고 있다”고 말한다. “읽는 시점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모로 다른 해석을 가능케 한다는 점은 그 자체로 동시 읽기에 새롭고도 풍성한 재미를 전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동시가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의미 중심, 의미 과잉 상태에 놓여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
호박 덩굴 아랫길에서 / 달팽이를 만난다/ 둥근 집 등에 지고 오늘 이사 가는구나?/ 아니요, 학교 가는 길인데요// 나팔꽃 아랫길에서도 / 달팽이를 만난다/ 학교 가는구나? 아니요, 학원 가는 길인데요// 토란잎 아랫길에서 / 달팽이를 또 만난다/ 학교 갔다 와서 학원 가는구나?/ 아니요, 오늘은 이사 가는 길인데요// _「달팽이」 전문
화자는 호박 덩굴, 나팔꽃, 토란잎 아랫길에서 달팽이를 세 번 만난다. 문답형식의 점층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매번 화자의 추측은 ‘꽝’이 되고 만다. 유쾌하고 재밌는 동시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여러 해석과 감상이 가능하다. 아이들이 달팽이에 이입되어 잔소리꾼 어른한테 한방 제대로 먹였다며 통쾌해할 때, 어른들은 달팽이를 아이로 환치하여 맹랑한 대답에서 오는 소통의 어려움을 고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송찬호 시인의 동시는 자연스럽고 편안하지만, 그 안에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동심인 척하는 마음이나 행동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동시 안에 ‘시’를 오롯이 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집 『저녁별』은 안도현 시인의 말처럼 ‘동시도 시가 되어야 한다’는 오래된 숙제의 완결판인 셈이다.소복이 작가의 톡톡 튀는 상상력이 어린 송찬호의 상상력을 만나 재미있고 앙증맞은 그림으로 탄생했다.
꼬불꼬불 곱슬머리의 어린 송찬호는 달맞이꽃 위에 눕기도 하고, 수박 조각 위에 앉아 수박씨를 뱉기도 하고, 민들레 꽃씨를 안고 날아다니기도 하고, 포도송이에 매달린 포도알이 되기도 한다. 아기자기한 연필선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결마저 맑고 순해진다.마지막으로 어린 송찬호의 장난기 가득한 동시 한 편을 더 소개한다. 이 동시를 읽고 난 다음에는 수박을 먹을 때마다 수박씨를 달고 시원하게 풋, 하고 뱉고 싶어지지 않을까.
수박을 먹고 / 수박씨를 뱉을 땐/ 침처럼 드럽게/ 퉤, 하고 뱉지 말자// 수박을 먹고/ 수박씨를 뱉을 땐달고/ 시원하게/ 풋, 하고 뱉자 //_「수박씨를 뱉을 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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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초록 토끼를 만났다 문학동네 동시집 /2017년 06월 22일 출간
『초록 토끼를 만났다』는 천진난만하게 펼쳐지는 동화적 상상력의 세계이다. 호박 덩굴 아랫길에서 만난 달팽이와 인사하고, 돌처럼 단단하고 맛이 없어 아무도 따 가지 않던 똘배나무를 기억하고, 비 온 다음 날 마당에 나온 두꺼비에게 길을 양보하던 어린 송찬호는 숨겨 두었던 장난기를 아낌없이 꺼내 놓는다. ‘난 늘 이상하고 신기한 세상을 기다렸’다며 아무도 모르게 모험을 떠나자고 손짓한다. 손짓은 동시집의 첫 시 〈반딧불이〉에서부터 시작된다. 돌멩이에 노란 칠을 했더니, 그 돌멩이가 생명력을 얻어 까만 밤 속으로 요리조리 날아다니며 반짝이는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출판사 서평
『초록 토끼를 만났다』가 출간되었다. 오래 공들여 내놓았던 첫 동시집 『저녁별』 이후 다시금 공들여 모은 46편의 동시들이다.
2000년 김수영문학상과 동서문학상 수상, 2008년 미당문학상 수상, 2009년 대산문학상 수상, 2010년 이상시문학상 수상. 시인으로 이름이 알려진 송찬호는 2011년 첫 동시집 『저녁별』로 동시문학사에도 값진 이름을 남겼다. 동시이면서 시가 되고 시이면서 동시가 되어, 시와 동시의 경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으며, ‘어른 독자, 어린이 독자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읽히고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는 시인의 바람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동시인들에게는 명실공히 동시 공부하기 가장 좋은 동시집이 되었다.
『저녁별』을 두고, 안도현 시인은 “한국 현대 동시집 가운데 가장 많은 절창이 여기 들어 있다.”고 했다. 이제 두근거리며 송찬호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을 기다렸던 독자들 앞에 『초록 토끼를 만났다』를 내놓는다. 『저녁별』 이후 6년 동안, 한 자 한 자 고르고 다듬어 써낸 새로운 절창들이다.
- 초록 토끼를 만나, 숨겨 두었던 동화적 상상력을 펼쳐 내다
『저녁별』이 시와 아이와 자연의 만남이었다면, 『초록 토끼를 만났다』는 천진난만하게 펼쳐지는 동화적 상상력의 세계이다. 호박 덩굴 아랫길에서 만난 달팽이와 인사하고, 돌처럼 단단하고 맛이 없어 아무도 따 가지 않던 똘배나무를 기억하고, 비 온 다음 날 마당에 나온 두꺼비에게 길을 양보하던 어린 송찬호는 숨겨 두었던 장난기를 아낌없이 꺼내 놓는다. ‘난 늘 이상하고 신기한 세상을 기다렸’다며 아무도 모르게 모험을 떠나자고 손짓한다. 손짓은 동시집의 첫 시 「반딧불이」에서부터 시작된다. 돌멩이에 노란 칠을 했더니, 그 돌멩이가 생명력을 얻어 까만 밤 속으로 요리조리 날아다니며 반짝이는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독자들은 이 반딧불이의 조그만 빛을 따라 송찬호의 동시들 사이를 자유로이 날아다니며 동화 같은 신기한 세상을 차례차례 만날 수 있다. 초록 토끼만이 아니라 초록 호랑이도 만날 수 있고, 안경을 쓴 돼지를 만날 수도 있고, 다리 세 개인 의자가 벌떡 일어나 씩씩하게 걷는 것도 볼 수 있다. 나의 방귀와 코딱지와 내가 자다가 흘린 침을 진열해 놓은 가게에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지하 비밀 도시에 구경 갔다 /사다리를 타고 땅 아래로 한참 내려갔다 // 지하 비밀 도시에 도착해/내 이름인 [이경수만 모르는 신기한 물건들이 있는 가게]가/눈에 띄어 얼른 들어갔다// 가게 안에 진열된 상품들은,/이경수의 코딱지/이경수가 자다가 흘린 침/이경수의 방귀 소리/ 목욕할 때 이경수의 꼬추와 엉덩이 사진……// - 「지하 비밀 도시」 부분
아무도 모르는 세계이지만, 바로 나에게 힘을 주는 것들의 세계이다. 『저녁별』이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즐거움’이었다면, 『초록 토끼를 만났다』는 아이들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그려 낸 마음속 풍경이다.
- 초록 토끼를 만난 비밀, 나에게 힘이 된다
송찬호 시인은 이곳저곳에서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낸다. 일단 하나를 찾게 되면, 조금 유심히 둘러보면 곧잘 찾을 수 있는 문이다. 자기가 앵무새라고 주장하는 상자가 있어 그것을 열어보기만 해도 되고, 백년쯤 된 오래된 선풍기 앞에 앉기만 해도 된다.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 갑자기 허연 수염이 나면서 산신령이 될 수도 있다. 강 건너에서 날아온 조약돌이 반짝 눈을 깨우기도 한다. 물론 초록색 토끼를 만나면 가장 좋다.
초록 토끼를 만났다 / 거짓말 아니다/ 너한테만 얘기하는 건데/ 전에 난 초록 호랑이도 만난 적 있다니까// 난 늘 이상하고/ 신기한 세상을 기다렸어// ‘초록 토끼를 만났다’고/ 또박또박 써 본다// 내 비밀을 기억해 둬야 하니까 /그게 나에게 힘이 되니까 //
- 「초록 토끼를 만났다」 전문
우리 아이들에게는 『초록 토끼를 만났다』가 가장 가까이 있는 마법의 문이 될 것이다. 호기심 많은 까만 눈동자와 작고 뾰족한 부리를 가진 병아리들처럼, 이 세상의 궁금한 것을 콕콕 집어 동시로 옮겨 쓰고 싶다는 송찬호 시인은 가장 안전한 모험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안겨 준다. 사납게 다투기도 하고, 목청을 뽐내며 우렁차게 울어 대는 어미 닭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다가도 여기저기 눈 돌리는 병아리처럼, 아이들은 이 동시집 안에서 자유롭게 기이한 모험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느티나무 구멍에 대고, “할아버지이ㅡ” 하고 부르기만 하면, 구슬, 딱지, 새끼손가락 약속…… 소중한 보물들을 잘 지키고 있다며 “오오냐ㅡ” 하고 대답해 주는 할아버지처럼, 언제나 곁에 있으면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느티나무 둥치 속 새가 드나드는 구멍 / 내 주먹이 쑤욱 들어가는 구멍/ 둥치 속 다른 세상과 연결되어 있을 것만 같은 구멍 // 내가 거기다 대고,/ 할아버지이? 하고 부르면/ 그 깊고 컴컴한 구멍 속에서//-그래, 오오냐 // 종이딱지와 구슬, 쪽지 편지, 손거울, 야구 모자, 보물지도, 하모니카, 미운 오리 새끼, 철인 28호, 기차놀이, 새끼손가락 약속……/ 모두 모두 잘 있어요?// -그래, 오오냐 //
- 「느티나무 구멍」 전문
- 아이들의 입에서 노래가 되고, 마음속으로 흘러들어가는 동시
송찬호 시인의 동시를 한 번,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매번 다른 의미의 그물에 독자들은 걸려든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간결하기 이를 데 없는 시어들로 읽을 때마다 더 깊고 넓은 의미를 창조해 내는 그의 동시는, ‘시로서의 동시’의 전범이다. 그리고 특별한 운율의 미학으로 세 번, 네 번…… 자꾸만 읽게 된다. 아이들 입가에서 노래가 되어 맴돈다. 언제나 송찬호의 동시는 그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두 번째 동시집의 동시들은 아이들이 마음에 접신하기 때문에 ‘시로서의 동시’도 넘어선다.
깊은 밤 엄마 아빠가 조용히 /이야기 나누는 걸 들었다// 우리가 옛날에 도깨비였다는 걸/ 지금얘가 알면/ 얼마나 놀랄까// 그때 우리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해야 할 걸/꽃 나와라 뚝딱! 나비 나와라 뚝딱! 했다는 걸 알면 // 나는 잠든 척했다/ 우리 집이 가난한 이유를 알았다//- 「도깨비 가족」 전문
- 시의 운율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그림 그림을 그린 안경미 화가는 동화 『친애하는 악몽 도둑』 『돌 씹어 먹는 아이』에서 강렬한 구성과 이야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기법으로 인물의 감정과 서사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그림을 선보였었다. 이번 동시집에서 역시 시적 운율을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는 그림을 구성해 내는 어려운 작업에 성공했고, 놀라운 해석력으로 시의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살려냈다. 시를 만난 그림이 때로는 시보다 반걸음 앞서 독자의 호기심을 일으키고, 독자들의 감정에 호흡을 맞추고, 더 넓은 의미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