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1길 : 사패산길 (관북으로 가는 경흥길의 첫 관문)
경흥길을 걷는다. 경흥길은 조선시대 6대 도로의 하나로 한양에서 관북으로 가는 큰 길이란 뜻을 지닌 관북대로(경흥대로)가 세월의 흐름속에 길이 파손되고 끊어지고 개발되어 없어지어 관북대로의 원형 노선을 바탕으로 현대인이 걸어갈 수 있도록 새롭게 조성된 길이다.
조선시대 중요한 영토 개척지이자 국경분쟁 지역인 함경도 지방으로 전투 수행을 위하여 이용했고 북상인들이 건어물, 삼베, 미곡, 약재, 건과 면포 등을 한양으로 들어오는 상품 교역로였고 선비들이 죄 아닌 죄를 짓고 귀양가던 길이 오늘날에 어떻게 새롭게 탄생되었을까 ?
언제나 길을 걸을때면 설레임속에 첫발을 뗀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지만 너무 오렌만에 접하는 길이라 다소 두려움 마저 들지만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출발지인 망월사역 3번 출구에 이르렀다
일산에서 망월사역까지는 의정부역 까지는 시외버스(요금 4700원)를 타고 의정부역에서 1호선 전철로 환승하여 망월사역에서 하차하였는데 일산에서 4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걷는 시간보다 오고가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예전에는 다소 무리하게 걷는 거리를 25–30km거리를 하나의 코스로 잡아 걸었지만 나이도 들었고 여름의 무더운 날씨속에서 예전처럼 걸어갈 수기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아 우선 1코스를 걷고 여유가 있으면 2코스인 천보산 길까지도 걸어갈 수있다고 마음을 달래며 3번 출구에 이르니 신안대학교 너머에 우뚝하게 솟구친 도봉산의 연릉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도봉. 저 넘치는 기상, 힘차게 뻗어간 능선에서 젊음의 피가 솟구친다. 그래서일까 ? 산은 항상 내 마음을 사로잡는 연인이요 닮고 싶은 이상형이다. 오르고 싶은 충동에 설레는 마음으로 진행할 때 의정부역 7.9km를 알리는 표지기가 있다.
멀지 않은 거리, 제2길인 천보산길까지 걸어간다고 마음을 먹고 빠르게 진행하는데 북한산 둘레길을 알리는 표지목이 세워져 있다. 경흥길 시패산 길은 북한산 둘레길 15코스 다락원길과 16코스 보루길 그리고 17코스 안골길과 함께하고 있는 길이었다.
도봉산을 눈앞에 두고 걸어가는 원도봉산 입구인 이 길은 20여년전 아내와 함께 망월사를 탐방하고 자운봉까지 올랐던 그 길이었고 몇해전 북한산 둘레길을 걷고자 지나갔던 길이었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오늘 또다시 경흥길로 만나니 반가웠다. 망월천교에 이르니 다락원길을 알리는 표지판에 세워져 있었고 가장자리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주는 것 같다.
덕천사를 지나면서 숲길과 포장도로였고 원각사에 이르러 시멘트 바닥에서 흙길로 변하여 자연속으로 진입하였다. 높지 않은 언덕을 오르고 내리는데도 더운 날씨 탓인지 땀이 베인다.
처음 산에 오르는 사람같이 산마루는 높기만 하고 내리막길로 이어지면 좋아하면서 안말교를 건너니 북한 둘레길인 보루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여기서 회룡 탐방 지원 센타까지는 2.3km인데 아스팔트길로 바뀐다.
하지만 산 자락은 아직 다하지 않아 좌, 우에 빽빽한 나무들로 무성한 숲을 이루었고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분 좋고 가뿐하게 걸어 갈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일까 ? 무심코 앞만보고 진행하다 가는길을 이탈하였다.
지도앱을 확인하였더니 420m를 더 진행하였다. 이럴떼 힘이 빠진다. 더운 날씨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0.5km를 벗어나 왕복 1km를 헛걸음하고 있으니 이런 부끄러움을 누구에 말할 수있을까?
마지막으로 사패산길을 알리는 표지기가 부착한 지점으로 되돌아가니 지나온 홍예교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전환하여야 했는데 이를 보지 못하고 무심코 곧바로 진행하였던 것이다.
갈림길이 나오면 진행 방향을 살피는 것이 상식인데 기본마저 지키지 않고 있었으니 반년이 넘게 길을 걸어가지 않는 허물이 적나라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게 걸어간다면 천보산길까지 걸어갈 수있을까?
경흥길은 북한산 둘레길인 사패산 둘레길로 진행하였다. 도봉산 입구에서 만났던 물소리는 사패산 자락에 이르러도 변함없이 시원한 물소리가 끝어지지 않고 계속되는데 매우 지쳐있었다.
북한산 둘레길을 종주할 때 지나간 곳으로 처음온 곳도 아닌데 지친 탓인지 과거에 지나갔던 기억은없고 생소한 길로 다가왔다. 오르고 내리는 길을 반복하며 원심사를 지나갈 때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길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 있는 것 같았다.
쉬면 지는 것이란 생각에 쉬지 않고 오르니 삼국시대 고구려가 축성한 사패산 3보루였다. ‘회룡 탐방 지원 센타 0.8km’를 알리는 팻말에서 다 왔구나 ! 란 생각보다 ‘ 피곤한 사람에게 길은 멀고, 잠이 오지 않는 자에게 밤은 길다.’는 법구가 떠 올랐으니 장기간 걷기를 하지 않은 몸상태에서 정신미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리막길의 등산로에서 주저할게 무엇이라! 란 오기심으로 하산할 때 둘레길에서 바라본 조망 명소가 있어잠시 휴식하면서 조망도를 바라본다.
의정부 시내, 천보산, 죽엽산, 수락산을 대조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미세먼지로 인하여 뿌연 대기속에 조망다운 조망을 하지 못하고 내려와 회룡 탐방 지원 센타에[ 이르렀다.
또다시 길손을 물소리가 반갑게 맞이 하여 주었다. 내 마음의 번뇌와 땀방울을 씻어주는 소리가 그지 없이 고마운데 나뭇잎을 흔들며 불어오는 바람은 참다운 진정한 우리의 벗이다.
회룡 탐방 지원 센타에서 경흥길은 회룡교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북한산 둘레길 안골길 구간으로 진입하여야 한다. 경흥길이 아직 산속을 벗어나지 않고 있었지만 의정부 시청이 지근거리에 있음을 느끼고 적당한 자리를 잡아 점심을 먹었다.
토마토, 수박, 참외, 찐 계란 2개, 두유, 단호박이 오늘의 점심 메뉴이다. 시장이 반찬인데 더위에 지친 몸에 이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배불리 먹는 것은 아닐지라도 점심 요기로는 만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1년전의 내 모습은 아닌 것다. 그때는 먹는 것보다 걷기에 주력하였는데 오늘은 먹을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 땅을 걸어가는 열정이 식은 것일까 ?
사패산 둘레길을 내려서 아스팔트길로 이어졌는데 전혀 와보지 않은 길로 여기지어 길 찾기에 주의를 요하였지만 북한산 둘레길을 알리는 표지기가 잘 설치 되어 있어 길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없었다.
직동 테마 공원에 이르니 비로소 북한산 둘레길을 걸어갔던 그 때가 생각났다. 사람의 손길이 어떻게 자연을 가꾸어 놓았는지 잘 보여주는 공원길, 그리하여 북한산 둘레길이 되고, 소풍길이 되고, 경흥길이 조성된 녹지 공원이었다.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띤다. 시간이 나면 곳곳을 둘러 보고 싶지만 오늘은 경흥길을 걷기위해 왔기에 그 길따라 걷는 길에 주안점을 두지 않을 수 없는데 아름다움 공원에 취해 북한산 둘레길 표지를 따라 걷다보면 가는 길을 이탈하기 쉽다.
북한산 둘레길은 여기에서 송추로 향하야 계속되지만 경흥길은 이곳에서 의정부 시청으로 진입하여 하기 때문이다.
공원의 나무 데크길이 다하고 돌계단으로 내려서는 지점(이곳에 북한산 둘레길을 알리는 표지목이 세워져 있지만 경흥길을 알리는 표지기는 없다)에서 북한산 둘레길은 돌계단으로 내려서지만 경흥길은 우측의 야자 매트를 깔아 놓은 길로 진행하여야 했다.
공원에서 의정부 시청에 이르러 횡단보도를 건너니 청소년의 문화 공간인 푸른 쉼터를 알리는 비가 세워져 있다. 도시 한 복판에 푸른 잔디밭의 문화 공간을 조성하여 놓은 것이다.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내 마음을 파랗게 물들인다. 때마침 바람이 불어 온다. 사람들의 지혜가 가득해 지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풍요로워 질 것이다.
보도블럭을 따라 의정부 시내를 감상하며 의정부역에 이르러 자연의 숲길인 관북으로 가는 경흥길의 젓 관문인 사패산길 걷기를 마치었다. 사패산(552m)은 어떤 산일까 ? 네이버 지식백과는 이렇게 설명해 주고 있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원래 이름은 사패산(賜牌山)이 아니었다. 산의 전체적인 모양, 혹은 큰 봉우리의 바위 모양이 삿갓처럼 생겨서 갓바위산 또는 삿갓산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조개껍질처럼 생겼다 해서 일부에서 사패산이라 부르기 시작하였고 대부분의 지도가 이것을 따라 쓰는 바람에 사패산이 되었다고 한다.
혹은 조선 시대 선조(宣祖)가 딸 정휘옹주(貞徽翁主)에게 하사한 산이어서 사패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사패산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면서 옛 이름을 밀어내 버렸지만 원래의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패산 [賜牌山]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지금 시각이 13시40분이다. 제2길인 천보산 길까지 걸을까?를 생각해 본다. 첱보산 길까지는 10km 거리, 소요시간 3시간 거리상이나 시간상으로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이다.
그러나 집에 뒤늦게 도착할 시간과 더위를 염려하고 있다. 이미 걸어갈 마음을 상실하였으니 어떻게 걸어갈 수 있을까 ? 전혀 예전의 나의 모습이 아님을 스스로 느끼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 일시 : 2022년7월18일 월요일 맑음
● 동행 : 나홀로
● 행선지
- 10시10분 : 망월사 역
- 10시35분 : 원각사
- 11시30분 : 원심사
- 12시10분 : 점심
- 13시20분 : 의정부 시청
- 13시40분 : 의정부 역
● 소요시감 거리
- 거리 : 8km. 소요시간 : 3시간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