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 차릴린이 드디어 퇴원수속을 하였습니다.
4월 12일에 수술을 하고 퇴원수속을 4월 28일에 마쳤습니다.
늦은 후기를 올립니다 :)
이번에 처음으로 아동 수술을 맡아서 했습니다.
생각하기로도 힘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도 더 많이 힘들었습니다.
파그라움 캠프의 첫쨋날 오후에 저는 차릴린 어머니로 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내용은 [Help]였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아서 연락을 해보니,
병원으로 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의사선생님과 이야기 했던 예산대로 수술이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습니다.
처음에 대략 600만원 정도로 진행하기로 했었던 수술이었는데,
수술 한 뒤로 퇴원하려고 보니, 두배 정도가 더 나왔습니다.
기존에 의사선생님께 그 금액을 약속했었는데,
수술 중에 차릴린이 위독해져서
8명의 의사선생님을 더 불러야 했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었으나
제가 의아한 것은
수술 직후에 저희가 의사 쌤을 뵈었읐때
저희에게 이래저래해서 의사가 많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나
위급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퇴원할 때가 되서야 알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수술당시에
담당 의사선생님은 2시간 정도 수술시간보다 늦게 오셔서
다른 보조 의사선생님이 먼저 수술을 진행한 상태였습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그 큰 금액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로 너무나도 막막했습니다.
당시에 파그라움 센터에서는 캠프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화요일, 수요일 내내 병원에 있어야 했습니다.
담당의사선생님은 핸드폰을 꺼 놓았고
수술 직후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병원에 찾아가니 원무과에서는
돈을 내야만 퇴원을 시켜준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내로 돈을 안내면
변호사를 부르겠다고 하고
차릴린 어머니한테는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너무 두렵고 눈물이 났습니다.
병원비 목록을 보니, 각각 의사 프로페셔널 비가 정말 많이 측정되어있었습니다.
예상보다 부풀어진 비용이 거의다 의사비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의사선생님들의 전화번호를 물어보았습니다.
과연 오늘 이 모든 의사를 만나서
진료비를 포기하라는 말을 다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들 이 말도 안되는 요구를 들어줄까?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필리핀은 의사선생님이 한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병원을 돌면서 일하셔서 그 병원에만 상주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한사람씩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처음 찾아간 의사는 자리에 없었고,
휴대폰 번호를 간호사에게 물었습니다.
사실 원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면 안되는데,
제가 울면서 제발 알려달라고 사정하니 알려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그 간호사 선생님이 당황했을지 싶네요 ㅎ)
그리고 연락해서 금액을 포기 해 달라고 말하자
자기는 비용이 얼마 안되니까(한국돈으로 12만원 정도) 다른 의사한테
연락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돈이라도 포기해 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의사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그 의사선생님한테는 125만원이 측정되어있었습니다.
차릴린이 입원한 병원에서 차로 15분 가량 떨어진 중화병원에 계신 분이어서
그리고 갔습니다.
그 때가 거의 점심시간이 되기 10분전이어서
과연 계실지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번호표를 받았고
저희가 다음 순서였습니다.
간호사에게 이야기해서 점심시간 전에 꼭 봐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원무과에서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은 후에
매순간 하나님께 계속 기도했습니다.
마음을 돌려달라고 기도하는 가운데 저희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그 의사선생님과 저는 이전에 한번도 본적 없는 초면이었습니다.)
저는 차릴린을 아냐고, 수술도와줘서 감사한데..
우리 예산이.. 라고 말하면서.. 그만 또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이 너무 당황하시면서,
알겠다고 병원에 전화해서 퇴원 조치 시킬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의사들이
자신의 친구라면서 자기가 대표로 병원에 이야기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던지,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고
나오는 길에 간호사에게 혹시 몰라 번호를 또 물었습니다.
그리고 원무과로 돌아가서 의사비용을 확인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다른 의사들 비용은 다 삭감되었고
딱 한사람 의사 비용 125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분은 사무실도 없는 분 이셔서 연락처를 알려 줄 수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사정사정하니, 수술실에 가보라고 보통 수술실에 있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수술실에 기웃거리니까 어떤 간호사가 나와서 무슨일 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 의사선생님의 이름을 댔습니다.
수술이 다 끝날때 까지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수술실앞에서 1시간 가량을 내내 기도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제발, 마음 열리게 해주세요.
그리고 그 의사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 절박해서
이야기 하면서 제가 또 울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의사선생님은 알겠다고 이야기 하였으나
수술비용을 깎아주시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병원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에 어느덧 밤 8시가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간 아떼 달씨도 저녁도 못먹고
그렇게 하루가 지났습니다.
의사선생님께 프로페셔널 비용을 포기해 달라는 게 황당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병원비용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고
담당의사만 의존했던 것도
수술직후에도 담당의사선생님의 말만 듣고
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그리고 함께 움직인 아떼 달씨말만 의존했던
제 잘못이 사실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마음에 나쁜마음이 들어서
자꾸만 남탓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하나,
다들 캠프에서 재미있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텐데..
내가 왜 이 의사들을 찾아다니며 이렇게 사정사정해야하고
이 원무과 사람들에게 상냥한척 하며 이런저런 정보들을 캐내야하나..
너무 서러웠습니다.
지금생각해도 가장 부끄러운것은
병원에서 차릴린을 도망시키게 할까
이런생각까지 제가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이 돈을 어떻게 다 감당하지
그리고 눈앞이 깜깜하고 내일 또 눈을 떠야 하나 하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다음날에는
박선교사님께서 함게 동행해 주셔서
일이 싹다 정리되고 잘 해결되었습니다.
마음이 열리지 않았던 전날 의사선생님을 선교사님께서 세차례 방문하여
그 분의 마음을 여셨고,
담당 의사선생님도 함께 뵙고 이야기를 듣고 오해도 풀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비용을 내고 차릴린은 잘 퇴원하였습니다.
선을 행하고 고난 받는 것이 하나님 뜻인데,
그 때는 이 말씀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왜 선을 행하는데 내가 고난받아야해?
라고만 연신 생각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제가 맡은 일이 선한 일었지 제가 선을 행한건 아니었죠..)
사실 그 고난을 다 풀어가신 것도 하나님이신데,
그 때는 필리핀 의료진이 한국인이라고
돈 더 받으려고 지금 짜는 구나
이렇게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울면서 두려움과 원망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담대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결해서
하나님께 칭찬받는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일을 통해서 다시 우는 마음을 주시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마음을 주신것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첫댓글 훌륭한 일을 했네요.
한 생명이 평생 건강하게
자랐으면 합니다..
일년이면2~3명정도 아이들의 수술을 지원하는데 가장힘든 사역입니다 무작정기다려야하는 시스템 클라이언트는 전혀배려되지 않은 이곳 가끔은 포기하고 푼 마음 가득할 때가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조금 수고하면 한 사람의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우린 또 시작한답니다 작년에는 3명의 아이들이 수술받았습니다
그 날 황선교사님 옆에서 정간사님과의 문자 내용을 들으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수요예배 때도 보이지 않아 더 그랬었죠~ 다음 날 다시 가셨다는 말씀 들었을 땐... 더욱 그리했습니다. 글을 통해 그 날의 상황을 보니 '얼마나 고생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의 선한 손이 앞으로 더욱 강하게 붙드시고 인도하시길 기도합니다~
대충.. 심각한 상황이구나 생각은 했었어요.
오죽하면 캠프까지 참석 못할까 싶었구요.
지금 글 읽으니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들었군요.
예진 간사님 우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해요.
얼마나 맘 졸였을까 싶고...
얼마나 주님께 매달렸을까 싶어서
짠하게 공감이 되어요. ㅜㅜ
차릴린 퇴원해서 감사해요.
애쓰셨어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