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수업 말고 업무도 맡고 있다.
오늘은 업무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업무는 학교 사정에 맞게 공평하게 배분되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잘하는 사람에게 혹은 젊은 사람에게 업무가 과중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비민주적 문화가 있었고 프리다이더 교사도 상당수 있었다고 한다.
나도 전해 들은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은 2020년대다.
지금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업무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고 또 그렇게 알고 있다.
이 부분은 관리자분들의 역량과 교사 집단의 민주적 인지 감수성과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전제로 다음 이야기로 나아간다.
교사 업무의 양대 축은 나이스와 에듀파인이다.
이 양대 축을 가지고 있는 게 업무포탈이다.
하여 업무를 보려면 업무포탈에 접속하여 나이스나 에듀파인으로 들어가야 한다.
일단 나이스는 다들 알고 있듯이 교사와 학생들의 정보를 주로 다루고 있다.
교사의 복무, 인사 등에 대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출장을 내려면 업무포탈에 접속하여 나이스로 들어가야 한다.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이루고 있는 요소인 교육 과정, 수업, 출결, 교과, 성적, 입진학 등을 기록하고 관리한다.
나이스는 학교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물론 웹으로 접속한다.
교사 각자의 아이디와 비번 그리고 인증서로 접속할 수 있다.
본래는 보안상 교내망으로만 접속이 되어 업무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교외망에서도(evpn) 접속하여 방학 기간에 집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다.
특히, 올 6월에 3세대 나이스에서 4세대 나이스로 변경이 되어 불편한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나이스에 접속하여 업무를 보다 보면 상당히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듣는 말로는 삼성에서 개발했다고 하던데 확실한 건 아니다.
나이스에서는 학생들의 신상과 성적을 다루기 때문에 교사는 매우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 어떤 이의도 있어서는 안 되고 철두철미하게 정해진 규정과 규칙에 따라서 운영되어야 한다.
특히 이를 다루는 교사는 학생들의 개인 정보보안에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하고 이를 외부에 절대 반출할 수 없다.
교사들은 업무상 그 책임과 소임을 다해야 한다.
에듀파인은 교육 과정에 대한 계획(공문)과 그 예산을 다룬다.
매일 교육청에서는 각종 공문이 학교로 하달된다.
그 통로가 바로 에듀파인이다.
교사들은 매일 아침 출근하면 컴퓨터를 켜고 에듀파인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면 각 업무에 맞는 공문들이 도착해 있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 이를 열어 공문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교육청에 보고한다.
공문은 크게 밖으로(교육청, 다른 학교) 나가는 공문과 안에서 처리하는 공문이(내부 결재) 있다.
예를 들어 교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우선 그 계획을 학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래서 결재가 나면(보통 이를 학교장의 허락으로 본다.) 행사를 진행한다.
물론 결재 올리기 전 학교 구성원과(교장선생님 포함) 충분히 상의 했겠지만.
이를 편하게 말하면 구두 결재라고 한다.
즉, 구두 결재 후 내부 결재.
만약 결재가 나지 않으면?
교내의 모든 교육 과정은 학교장이 책임을 지므로 행사는 진행할 수 없겠다.
결재가 나서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각종 예산이 든다.
대부분 예산은 행사 운영비이다.
구체적으로 학생 식사 및 간식비, 재료 구입비, 체험비, 입장료, 차량비, 학생 시상비, 보험료 등이 대부분이다.
그럼, 그 예산을 쓰기 위해 에듀파인에 들어가 기안해야 한다.
이를 쉽게 품의라고 한다.
품의란 예산을 쓰기 위해 작성하는 공문의 기안 과정을 말한다.
품의해서 결재를 올리고(여기서는 반드시 행정실장님이 결재 라인데 협조로 들어간다.) 학교장의 결재가 나면 이제 학교의 예산을 쓸 수 있다.
그러한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곳이 바로 에듀파인이다.
교사들은 이 부분이 힘들다.
교사의 주된 일은 수업인데 공문을 처리하다 보면 내가 교사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 해결책은 없다.
지금도 수업 준비를 못하고 공문 처리를 하고 계시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선생님을 응원한다.
양질의 수업을 위한 수업 연구를 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공문 처리를 하고 있다.
나 역시 에듀파인 페이지가 내 컴퓨터의 배경 화면인 것처럼 하루 종일 띄워져 있다.
게다가 인터넷 홈페이지 역시 업무포탈이다.
힘 내시라.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좋아지고 있다.
학교는 위와 같이 나이스와 에듀파인을 시스템으로 하여 굴러간다.
교사는 수업과 업무를 하는데, 나이스는 수업 부분을, 에듀파인은 업무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질문 하나, ‘수업을 잘하는 교사와 업무를 잘하는 교사 중 어느 교사가 유능할까?’
수업? 업무?
내가 생각하는 그 답은 ‘둘 다 잘해야 한다.’이다.
교사는 다 잘해야 한다.
즉, 만능 교사가 되어야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긴 하다.
어디 다 잘하는 사람이 있긴 할까?
하나 잘하기도 힘든데 다 잘하라니.
나 역시 어렵다.
그래서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