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살리는 응급처치＜김지연 스텔라＞

[편집장]

마음을 살리는 응급처치

SBS에서 방영한 낭만닥터 김사부를 가족과 함께 재미있게 보았다.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는 의사들의 노력이 참 감동적이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의사들이 심장박동이 멈춰가는 환자를 위해 환자 위에 올라타서 심폐소생술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생명이 꺼져가는 환자를 위해 가슴을 압박하는 심폐소생술로 심장이 다시 뛸 때 안도하는 표정과 모든 에너지가 고갈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사망했을 때 절망하는 표정은 나에게 기쁨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소방청이 2017년에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급성심장정지 환자를 조사해보니 2만 9천 262건이었다고 한다. 이는 11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반가운 소식은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11년 사이에 4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급성심장정지 환자들은 약 50% 정도가 집에서 심장정지를 겪는다고 한다. 심폐소생술로 바로 응급처치를 한다면 생존율이 매우 높아진다고 한다.

상담현장에 있다 보니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사건사고를 겪으며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목격한다. 요즘 TV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도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트라우마를 겪은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을 받을 때 트라우마를 겪었던 상태를 재경험하여 고통 받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트라우마를 겪을 그 당시에 응급처치를 잘 했더라면 심리적 상처를 줄였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충격적인 사건을 겪으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사람들은 마음이 죽는 것과 같아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살지 못하고 과거의 충격 속에서 살아간다. 심폐소생술을 배우듯 마음이 크게 다칠 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면 그 순간 마음을 살릴 수 있다.

국가적 재난 상황(세월호 침몰 사건, 포항지진 사건, 메르스 피해자, 제천 화재 사건,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 등)에서는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필두로 하여 다양한 상담 관련 기관, 학회들이 구조된 피해자들을 심리지원 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 심리지원을 하는 상담기관에 근무하면서 느끼는 것은 외상 사건은 예고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악몽과 같은 사소한 두려움부터 자동차 사고가 나거나 사고를 목격하는 등 개인에게는 큰 사건까지... 그러다 보니 전문기관,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며, 위기상황에 있는 누군가는 도움이 시급하다. 상담자로서 심리적 응급처치에 관해 알고 있다면, 우리는 위기의 순간 누군가에게 빛이 되지 않을까?! 또한 일반인에게 심리적 응급처치 교육이 널리 퍼진다면 그 빛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어른들이 할 수 있는 마음을 돌보는 심리적 응급처치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면 그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 진정시켜서 안전감을 확보하라. 사람들은 사건사고를 겪으면 정신이 없어서 자신의 상태가 위험한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무엇인가 활동을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진정시키고 이제는 안전하다는 안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부상당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와줄 사람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라.

셋째는 그들의 몸의 감각을 충분히 경험하도록 독려하라. 마음의 충격이 심하면 아드레날이 급증하고, 무감각해지거나 흔들림이나 떨림이 생기고, 몸이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는 등의 감각이 있을 수 있다. 이때 몸의 감각을 충분히 느끼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다. 이들의 불편함은 놀란 기억이 뇌와 신체에 남아 있어서 우리 몸이 과도하게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어도 좋다.

넷째는 온전히 현재에 머무르도록 돕는다. 몸의 감각을 충분히 느끼고 나면 호흡이 깊어지고 편안해지며 몸도 편안해진다. 이런 초기단계는 15분~20분 정도 소요된다.

다섯째는 위기의 상황에서 무엇을 경험하든지 그 불안, 두려움, 공포 등은 타당하고 정당하다. 이들은 정서적 혼란 상태에서 자신이 경험한 바를 두서없이 이야기하며, 반복한다. 이들에게는 판단도, 조언도, 위로도 필요치 않다. 무비판적으로 단지 들어주면 된다. 곁에서 누군가가 있어주며 자신의 정서 반응이 정상이라고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외상적 위기 상황에서 누군가를 도울 때는 혼자서 하려고만 하지 말고, 당신을 도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좋다.

심폐소생술을 배워도 이를 사용해야 할 기회가 없기를 바라고, 그런 기회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응급처치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도 심리적인 응급처치를 해야 할 상황과 만나지 않는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한 사람을 만났을 때 심리적 응급처치는 마음을 살리는 귀한 행동이 될 것이다.

[김정민]

평소의 마음 가짐과 나태하지 않게 준비해두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습관이 될 것 같네요!^^
모두 건강하시길!^^♥

[김민영 소피아]

심폐소생술, 심리적 응급처치.. 어떤 상황에서든 침착하게 대처할수 있도록 미리 잘 알아두어야하겠네요.
감사합니다..

[권귀희에스텔]

심리적인 건 무심코 넘어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알아채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주변을...좀더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