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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저의 숙원사업이던 PC조립을 이제야 해보려합니다.
거실에 대기업 제품인 L사의 데스크탑이 하나 있긴 하지만 구입한지도 벌써 2년이 지나 요즘 6세대에 비해 2세대나 낮은 4세대 CPU를 쓰는지라 이미 구 사양이 되어버렸고 거기다 오래전부터 제 손으로 직접 컴퓨터 조립 하나 해보는게 소원이던 터라 벼르던 끝에 이제야 엄두를 내게되었네요.
하기야 요즘 PC조립은 웬만한 정신을 가지 사람이라면 여성을 포함 거의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부품이나 배선들이 많이 개선되었고 게다가 검은 화면의 도스시절을 벗어나 메인보드의 바이오스도 스마트한 구성을 갖고 있기에 한결 설정이 쉬워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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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 조립할 PC 부품들을 아래와 같이 사전에 준비해두었습니다.
CPU: 인텔 코어i5-6500 (스카이레이크) (정품)
메인보드: ASUS H170M-PLUS iBORA
SSD: M7V M.2 2280 (256GB)
HDD: WD 1TB 7200rpm 64MB -재활용
메모리: 삼성 DDR4 8G PC4-17000 (정품) ×2개
그래픽: GALAX GeForce GTX950 2G -재활용
키보드: 삼성 SKS-9000UB -재활용
마우스: 로지텍 G100S –재활용
시스템 팬: XLF-F 2003 200mm LED
모니터: LG 34UM65(21:9) -재활용
케이스: 브라보텍 디파이 B40 BLACK
파워: Classic II 500W +12V Single Rail 85+
S/W Windows 10 Home (처음사용자용 한글)
모니터나 마우스 등 일부 부품을 제외하면 현재 있는 컴퓨터인 <4세대 코어i7 4770>을 벗어나 6세대로 맞추기 위해 웬만한 부품은 모두 새로 구입하였습니다.
부품구성의 요점은 아들의 중급 정도 사양의 게임PC에 맞추어 꾸며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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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ASUS H170M-PLUS 메인보드인데 6세대 CPU를 지원하고 메모리는 4개 슬롯에 DDR4 64GB까지 가능한 중상급 정도의 보드로 선택하였는 바, 메인보드도 앞에 붙는 알파벳에 따라 저가형, 보급형, 고급형, 최고급형 등으로 나뉘고 또 게이밍 전용 보드들도 많이 있었으며 가격 또한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나름 검색을 거듭한 끝에 적절하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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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i5-6500 6세대 CPU인데 제가 살펴보니 부품들 중 그래픽카드와 함께 제일 고가의 부품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마저도 코어i3, i5, i7간 가격차이가 상당해서(단계별로 십여만원 씩) 게중 중간정도의 무난한 사양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이왕 하는김에 최고 코어i7급으로 가고싶었지만 고성능을 요하는 그래픽작업이나 전문가급 풀옵션 게임사양을 원하는건 아니므로 그 차액으로 차라리 다른 부품에다 투자를 하는게 더 경제적이니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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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카드로 삼성 DDR4 8GB 2개와 요즘 핫하다는 저장장치인 M.2 SSD 256GB인데 메모리카드 선택은 메인보드와 CPU가 1151소켓을 사용하므로 DDR4로 하였고 메인보드가 64GB까지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16GB면 현재 웬만한 게임이나 그래픽작업에서도 충분하다는 여론(?)에 힘입어 2개 16GB로 구성했으며, 메인보드에 M.2슬롯이 지원되기에 M.2 SSD 256GB를 하나 구입하여 운영체제 전용 드라이브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기존의 HDD에 비해 약 4배의 속도를 자랑한다는 M.2 SSD는 저에게는 좀 생소하지만 근래에 와서 가격이 많이 보편화되고 제품 또한 사이즈와 용량면에서 아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저도 M.2 SSD는 처음인지라 특별한 지식도 없어 그냥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속도가 좋은 걸로 2280 사이즈를 구입하였는데 사용해보니 다행히도 호환은 잘 되네요.
이 M.2 SSD는 HDD나 그래픽카드처럼 모터나 팬을 사용하지 않아 소음이 없고 작은 크기로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데다 발열도 적은 편이라니 제가 생각컨데 향후 가격이나 안정성이 좀 더 보완된다면 HDD를 대체하고 PC 케이스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저장장치로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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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도 이쑤시개 하나 길이에 불과하고 신용카드 정도 두께의 저 조그만것이 256GB 용량이라니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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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D는 제가 가지고 있는 타 기기에서 적출한 WD 1TB 7200rpm 으로 일단 조립하였다가 이 컴퓨터가 아들의 게임전용으로 쓸것이라 저장용도로는 별 의미가 없기에 용도가 불분명하여 현재 폐업(?)중인 5200rpm의 1TB 짜리로 교체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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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부품 중 그래픽카드가 제겐 조금 불만인것이, 전에 쓰던 데스크탑을 위해 약 2개월 전 새로 구입한 것인데 기존 데스크탑이 슬림케이스이다 보니 LP형으로 가게 되었고 그나마 LP형 중에서는 최고 사양이라는 GLAX GTX950 2G LP를 접하게 되었는 바, 같은 샤양이라도 LP형은 소형으로 구성하다보니 그 성능이 10~20% 정도 낮아진다는 말도 있고 하여 이녀석을 새 컴퓨터에다 옮겨주려니(브라켓은 일반형도 함께 동봉되어 있어 조립에 문제는 없음) 조금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 점은 차후 다시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아마도 조만간 GTX1060 3G(요즘 그래픽카드로는 대세라는~) 정도로 바꾸고 이녀석은 중고로 팔아볼까 싶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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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워는 ATX 500W급 중에서 나름 믿음직스럽고 안정된 제품을 골랐으며 사전에 케이블 구성은 당연히 참고하였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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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는 아무래도 조립 후 바이오스 셋팅과 운영체제까지 새로 설치해야 하므로 혹시 모를 호환성을 생각하여 PS2 방식의 제품을 선택하였습니다.
(일부의 경우 USB방식의 키보드가 처음에 인식안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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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 항목에서 좀 많이 고민을 하였었는데 현제 노트북과 거실 컴퓨터에는 윈도우8.1이 깔려 사용중인데 얼마 전 윈도우10 무료 업데이트 기회에 과감히 동참했다가 이런저런 호환성 문제로 인해 모두 다운그레이 한 경험이 있지만 어차피 앞으로의 추세는 윈도우10으로 가야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 또 어차피 제가 조립하는 컴퓨터라 향후 사용중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뿐 아니라 혹여 메인보드 교체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불편 없이 사용하기 위하여 윈도우10 처음사용자용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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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브라보텍의 디파이 B40 BLACK인데 이놈이 생각보다 물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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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3만원대 후반으로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양 옆과 윗면이 투명 아크릴 재질의 윈도우창으로 되어있고 또 조립시 케이스 대부분이 오픈되서 작업이 쉬워 좋은 평판을 갖고 있는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조립 후 선을 정리하면서 파워가 아래로 가다보니 대부분의 선들을 하단으로 숨길 수 있어 내부가 한결 깔끔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케이스로 조립하게 되면 검정색 무광 케이스에 3면 윈도우창으로 보여지는 컴퓨터의 내부가 선 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며 거기다가 전 후면의 LED 팬과 조립 후 다시 교체한 사제 CPU의 팬에서 나오는 은은한 LED조명이 야간에는 정말 환상이라는~~^^*
후면에 기본으로 120mm 팬이 달려있고 전면에 200mm 팬 또는 120mm 팬 3개 설치가 가능하며(저는 전면에 200mm 팬을 구입, 추가하였습니다.) 양 옆면 등에도 추가 팬이나 라디에이터 설치가 가능하는 등 통풍에 있어서는 아주 우수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기타 모니터, 마우스 등도 재활용키로 하고 나름 지출을 최대한 줄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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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만 남기고 모두 분리가 가능한 케이스는 2층 구조로 되어있고 265*330*345mm 의 아담한 크기를 가지는데 아래에는 ATX파워와 HDD, SSD 등을 설치하고도 공간이 남아 파워에서 남는 선들을 밖에서 안보이게 정리가 가능했고 메인보드도 구조상 평판으로 설치하게 되는데 이것이 그래픽카드와 CPU쿨러, 메모리카드가 이루는 공상 도시같아 전체적으로 좀 새로운 느낌을 주더군요.
저는 케이스 윗면에 있는 파워나 리셋 스의치를 제외한 USB와 마이크, 이어폰 단자들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멀티리더기를 재활용하여 외부 베이에다 장착해서 쓸것이므로 저 내려오는 선들은 케이스 위쪽 안보이는 곳에다 묶어서 고정해버릴 것입니다. 그외 대부분의 케이블들은 케이스 내부 하단에서 올라오기 때분에 메인보드에 꽂히는 선 일부, 즉 아주 최소한의 부분만 돌출시키게 되어 윈도우를 통해 내부를 볼 때 거의 선 없는 컴퓨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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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조립에 들어갑니다.
언젠가 사전 조립공부를 위해 이 케이스를 소개하는 유투브를 몇 편 본적이 있는데 그중 기억나는 말이 있습니다.
"저 드라이버를 꺼내기 위해 새로운 드라이버 하나가 필요하다.."라는 그분의 익살스런 말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데 정말 이 드라이버가 케이스의 안쪽 깊숙하니 들어있고 이를 열기 위한 케이스의 손나사가 처음에는 무척 단단하게 조여져있어 저걸 꺼내려면 일단 다른 드라이버를 동원할 수 밖에 없더군요~^^*
분명 사용자들의 이런 불만이 생산자의 귀에 들어갔음직도 한데 무슨 시스템 자체를 바꾸라는것도 아니고 드라이버 하나 꺼내기 쉬운 곳에다 배치하고 비닐테이프로 간단히 고정시켜주면 될 듯도 한데 말이지요.
저역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었지만 어쨋든 다른(?) 드라이버를 사용해 가까스로 확보한 이 드라이버는 정작 사용해보니 케이스에 비해 길이와 무게, 그립감 등이 아주 적절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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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메인보드를 준비합니다.
검은색의 광택있는 아수스 메인보드는 정전기 방지용 비닐에 쌓여져 있고 저도 작업 중 정전기 발생 방지를 위하여 사용이 편한 3M장갑을 착용하고 작업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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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와 조립을 위하여 CPU도 준비해둡니다.
파란색 인텔 로고 박스 안에 또 하나의 갈색 종이상자가 들어있고 그 상자 속에는 정품인증 스티커와 함께 설명서, 그리고 정품 쿨러가 있으며 상자 옆면의 홈에 CPU가 또한 안전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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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표면에 인텔 코어i5-6500 3.2GHz 표기가 선명하여 믿음을 더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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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의 CPU소켓인데 저 검은색 캡은 CPU를 올바르게 장착하면 저절로 튀어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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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홈에 맞춰 CPU를 삽입하되 아래 메인보드에 무수히(1151개라는~) 박혀있는 미세한 CPU핀이 손상되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저도 쓰라린 경험이 한 번 있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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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쿨러까지 장착합니다.
CPU 장착시 특히 신경을 쓰는 바람에 안전하게 장착되었고 쿨러 역시 유투브를 통해 동영상을 익히 보아둔터라 장착하는데 별 어려움 없이 팬 전원까지 잘 해결되었습니다.
쿨러는 CPU 표면에 서멀구리스를 바르고(쿨러 밑 바닥에 이미 구리스가 패드 형태로 부착되어 있음) 그 위에 얹어 메인보드의 CPU슬롯 주위에 난 네 곳의 구멍과 일치시킨 후 대각선으로 눌러주면 딸깍 소리와 함께 잘 장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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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메모리카드 역시 생각대로 슬롯 1번과 3번에 꽂아주고 완전히 고정되었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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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도 장착하고 24핀을 포함하여 각종 전원도 연결해주는데 남는 선들이 상당하여 뒷정리도 잘 해야 할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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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 조립 중 가장 어렵다는 파워LED, HDD LED, 파워SWICH, RESET SWCH 등은 메인보드 설명서를 참조해가며 조심스럽게 연결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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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에 나온대로 따라하면 그리 어렵지도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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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임시 연결해서 소위 누드테스트란걸 해보고 싶었는데 저는 잘 안되길래 포기하고 그냥 나머지 조립을 진행해버렸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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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케이스에 메인보드를 안착시키고 나사로 조인 후 남은 전원들을 해당 커넥터에 연결하고 케이스에서 내려오는 USB나 사운드 등도 핀에 맞게 연결해줍니다.
이 때도 I/O쉴드를 케이스에 잘 맞춰 먼저 부착하고 각 구멍에 패널이 정확하게 일치하도록 조립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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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같아서는 저기 보이는 선들도 마저 정리를 하고싶지만 일단 테스트단계를 거치지 않았고 운영체제까지 깔아본 뒤 정리해도 되겠기에 나머지 HDD와 그래픽카드 마저 장착을 완료해줍니다.
(나중에 보완작업을 통해 돌출된 선들을 정리했는데 대부분 하단부로 내려보내고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올려주니 정말 깔끔하게 정리가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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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정리도 거의 마무리가 되었으니 이제 첫 부팅을 해볼 차례네요.
과연 조립이 제대로 됐을까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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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USB슬롯에 윈도우10 설치 USB를 미리 꽂아두고 부팅을 시작했는데 정작 바이오스로 진입하여 부팅순서만 USB 우선으로 지정하고 얼떨결에 빠져나왔는데 재부팅하면서 바로 윈도우 설치 화면으로 바뀌더라는~^^*
그리고 윈도우 설치도 상당히 빠른 속도(약 10분?)로 진행되었을 뿐 아니라 설치 후 웬만한 드라이버도 윈도우가 알아서 다 잡아주어 설치에 그리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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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도 별다른 설정 없이 간단하게 연결되는군요.
인터넷 회선은 와이파이 확장용으로 마련했던 ipTIME Extender 11ac plus 에서 유선으로 직접 연결하여 테스트했습니다.
이렇게 얼떨결에(?) 저의 숙원사업을 하나 해결했습니다.
컴퓨터 조립, 하기 전에는 뭔가 좀 복잡하고 난해하게 여겼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서 웬만한 사람들도 누구나 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쨋든 거실에 떡하니 제가 조립한 새 컴퓨터가 자리 할 것을 생각하니 적잖이 가슴이 뿌듯해지는군요.
이제 케이스를 다시 열어 너저분한 케이블들을 말끔히 정리한 다음 아들에게 인계할 예정입니다.
오늘 성취감이 예사롭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