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숨쉬고 예술도 숨쉬는 마을이 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가는 날 아침은 뿌옇게 흐렸다.
파란 하늘 아래 드리운 이쁜 마을을 담고 싶었는데, 오후부터 비소식이 있다고 하더니,
흐릿한 하늘을 보며 아쉬운 맘을 달래야만 했다.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태극도 신앙촌 신도와 6.25 피난민의 집단거주지였다고 한다.
산자락을 따라 늘어선 계단식 주거형태는 꼭 다랭이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골목 골목 이어지는 길은 난이도 높은 미로를 찾아헤매는것 같았고,
끝을 알 수 없는 좁은 길들을 헤매면서도 여행자의 눈은 즐겁기가 그지 없는 곳이다.
감천문화마을을 돌다보니 외할머니 집을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어릴적 외할머니 집은 서울 남산 후암동이었다.
남산중턱에 있던 할머니집은 제법 가파란 보이는 축대길을 한참을 돌고 돌면 마지막에 보이는 그런집이었다.
감천문화마을은 그닥 큰집은 보이지 않는다.
하늘마루 전망대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성냥갑만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다닥다닥 붙은 집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힘든 삶이 뭉친듯 보였을 터인데,
마을사람들과 지역예술인들이 모여 시작한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문화마을의 디딤돌이 되었다고 한다.
감천문화마을은 사람들이 숨을 쉬는 곳이었다.
좁은 골목길에는 일요일 아침 방금 널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빨래들이 널려 있었다.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 전기줄 사이로 끈을 이어 말리는 오징어도 쉽게 볼수 있었고,
슬금슬금 여행자의 발걸음을 살피는 고양이도 있었다.
하나둘씩 공모전이 끝날때마다 이곳은 예술이 숨쉬는 곳이 늘어났다.
이쁜 물고기, 색색깔의 나무들, 프랑스 농가를 연상케하는 파스텔톤 골목길....
여행자들의 즐겨찾는 길들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사람들이 숨쉬는 곳이었다.
휴일 아침 그들에게도 쉴곳이 필요할텐데, 타닥타닥 걷는 여행자들의 발걸음 소리를 싫다않고 반겨준다.
골목을 돌다보면 화장지도 보이고, 사탕도 보인다.
한눈에 봐도 여행자들을 위한것임을 알 수 있다.
이곳사람들은 그렇게 여행자들을 반기고 있었다.
첫댓글 마지막 사진의 사람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역시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