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렌시아 5주년 파티가 끝났다.
20명은커녕 3~4인분의 음식도
제대로 만들어 보지 못한 내가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라 춤을 출 수 없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200명분의 음식을 만들어보겠다며
무모한 도전을 했다.
간단한 핑크 푸드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럼 어떤 메뉴들로 준비를 해야 할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메뉴를 결정, 월요일부터 장을 보고
매일매일 집 앞에 쌓여가는 택배를 보며
'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하며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장도 봤고 되돌릴 수 없다.
'하나님.. 저 잘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파티에 오신 분들이 기분 좋고 푸짐하게,
맛있게 먹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도를 하며 하나씩 준비해 본다.
우선 생크림 만들 때 들어갈 크림치즈,
연어 오이 크림치즈롤 만들 때 들어갈 크림치즈,
카나페 만들 때 올릴 크림치즈와
양송이버섯피자를 위한 무염버터부터 만들고
메뉴에 필요한 재료를 정리, 손질했다.
목요일에 모찌와 양갱 만들어서 냉동, 냉장 보관,
수업 후 집에 와서
크림치즈 호두 곶감말이, 햄,치즈 롤샌드위치
만들어서 냉동, 냉장 보관..
앗싸~ 4가지 만들었다~ 엄청 뿌듯함..
금요일에 레나님 만나 준비 시작!!
우선 전기밥솥이 밥을 지을 수 있게 해주고
토마토 치즈 카프리제 꼬치를 만들었다.
그 후 계란 다섯 판을 삶기 시작!!
한파치노님과 모 땅게로분이 껍질 벗기는 동안
계란 버거를 만들 재료를 준비해 놓고
유부롤초밥 만들기 시작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하다 보니
어느새 완성!!
이젠 계란 버거 만들어야지~~
중간에 만들어 간 빵을 간식으로 먹고
힘내서 시작해 본다.
만들면서 너무 예뻐서 좋았고
먹어보니 맛있어서 더 즐거웠다.
남은 계란으로 에그마요까지 완성!!
4가지 메뉴를 완성해놓고 집으로 돌아와
생크림 과일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생크림을 사온다는게 깜빡했고, 시간은 늦었고..
그래.. 있는 것만 만들자..
생크림 열심히 휘핑하며 만들어 놓은
크림치즈 넣고 한 번 더 휘핑하여 마무리~
내가 만들었지만 너무 맛있어~ ㅎㅎ
키위와 딸기, 샤인머스켓, 생크림의 조화~
열심히 만들어서 냉장 보관!!
라이스페이퍼 잘라서 튀기기 시작~
그리고 내일 양송이버섯 피자 만들 재료와
단호박 에그슬릿, 바나나 카나페,
샤인머스켓과 미니 치즈까지.. 재료 준비 끝!!
이 음식들을 내일 중간중간에 만들어서 낼 음식..
드디어 토요일이다.
12시부터 나가서 마지막으로
연어 오이 크림치즈롤 말이를 위해서
소스를 만들고 예쁘게 말고 또 말아본다.
주일(일요일)에도 일찍 나가 준비 시작~
레나님과 메이님은 연어 오이 크림치즈 말이를
나는 샤인머스켓과 치즈로 샐러드를..
단호박에그슬릿을 위한 준비를 했다.
그렇게 각자 역할은 분담하며
모든 준비를 끝내고 양일간 파티 시작~
준비하는 동안 피곤하기도 했지만
참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고
그런 내가 참 대견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틀 동안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맛있게 먹고 잘 즐겨주셔서
너무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
주방에서 뭔가를 계속하느라 바빠서
오신 분들께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심지가 누가 왔다 가셨는지 조자 모르고..
그래서 다음부터는 음식 안 하고
오신 분들과 인사 나누며 놀기로~ ㅎㅎ
파티를 기획하고 준비한
한파치노님 외 울 멋지고 아름다운 스텝님들..
모두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파티의 주인공이셨던
우리의 땅게로스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음식 예쁘고 맛있다고 칭찬해 주셔서
매우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멋진 음악으로
우리를 멈출 수 없게 만들어 주신 DJ 님들..
그 음악에 아름답게 흘러가는 론다는
정말 환상적일 만큼 아름다웠어요.
사진도 영상도 못 찍어서 속상하네요.. ㅠㅠ
하지만 저 역시 주방에서 음악 들으며
춤추지 않아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아.. 저 다음 생애엔 결혼합니다.
프러포즈 받았어요~
(땅게라에서 받은 건 절대 안 비밀!!)
음식 만든 보람이 이렇게 있네요.. ㅎㅎ
너무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에 기분 좋아서
마지막으로 잘라놓은 방울토마토와
미니 치즈, 발사믹 오일에 바질 페스토 넣고
샐러드 하나 더 만들어서 맛있게 먹음..
꺄~ 너무 맛있게 잘 드셔주셔서
나는 또 기분이 매우 좋고 감사했다.
준비한 재료와 음식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았다.
수십 년 동안 200~400인분의 음식을
매주 주일마다 준비하시는 엄마 생각이
아주 많이 났다.
결국 내가 이 음식들을 준비하고
이렇게 차근차근 할 수 있었던 건
기도하며 준비했기 때문이고
어릴 때부터 엄마가 음식 준비를 위해
장보고 재료 손질하시고 음식 하시는
모습들을 봐왔기 때문이구나.. 생각했다.
언제나 사람이 가장 귀하다 배웠고
사람에겐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배웠고
음식엔 정성이 있어야 함을 배웠다.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오늘도 그 마음으로 준비한 나..
김수지를 칭찬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엄마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준비할 수 있어서
그 시간들 통해 배움을 가질 수 있고
깨달음도 얻을 수 있고
기쁜 마음이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