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나의 친구 부부도 한반도 트레킹을 하고 있다."
그는 백두대간을 나와 같이 걸었던 친구 강원서와 아내 박춘순여사이다.
이 부부는 이번주에 남파랑길을 시작하여 5박6일 동안 걷고 있는 중이다.
이 친구는 10여년전 50대 중반의 나이에 나와 함께 백두마루를 틈틈히 걸었고
4년만에 강윈도 진부령에 도착하여 백두대간(750km)을 완주했다.
산행이야기는 나의 책 "돼지친구 산행일기"에 자세하게 쓰여져 있다.
이 친구 부부의 남파랑길은 이제 시작이지만,
이미 해파랑길(750km)과 서해랑길(1,800km)을 완주하였으며,
제주 올레길(437km)은 단 2회 출장으로 완보했고,
틈틈이 100대 명산를 오르고 있는 지독한 걸음꾼이다.
그는 오늘 부산 자갈치 시장 근처를 걷고 있으며
그곳에서 유(留)하고 내일도 걷는다고 했다.
그는 고교 영어교사로 퇴직후 이제는 하고 싶은것들을 하겠노라며
SUV승합차를 구입하여 사랑하는 아내와 차박을 즐기고,
산과 섬,그리고 한반도 트레킹을 즐기며 산다.
그들은 온 종일 걷고 저녁이면 부부가 소주도 한잔씩 나누며 피로를 잊고
그렇게 인생의 후반부를 멋지게 살아가는 부부이다.
오늘 아침 여수로 이동하면서 안부를 묻고
서로에게 건강한 하루가 되길 응원했다.
- 걸었던 날 : 2026년 3월 22일(일요일)
- 걸었던 길 : 여수구간 55~56코스 (국동항구~소호동다리~여수 요트장~용구마을~화양우체국~안포마을~안포버스승강장))
- 걸었던 거리 : 26.6km.(38,000보. 6시간.)
- 누계거리 : 829.3km
- 글을 쓴 날 : 2026년 3월 25일 (수요일)
어제 걷기를 끝냈던 국동항에 도착하고,
9시20분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출발한다.
국동항 건너편의 섬, 경도를 연결하는 연륙교 공사가 한창이다.
항구에는 많은 배들이 정박한 모습이다.
먼 바다의 파도가 높아서 피항을 한것일까?
나는 바다에 대해 문외한이라서 아는게 없었다.
일기예보도 좋았고 바람도 잔잔한데
바다에 떠 있어야 할 배들이 온통 항구에 정박한 모습은 피항을 한 모습으로 보였다.
주변에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는데
항구 시멘트 바닥에서 밧줄을 접고 있는 젊은이를 만난다.
" 해이! 친구는 어느나라 사람이야? " 라고 물으니
" 나~ 베트남! " 이라 답한다.
" 몇살이야? "
" 27살 "
나는 계속 물었고 그는 더듬더듬 말했지만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지금 배들이 왜 이렇게 들어와 있는거야?"
"시마이! 시마이!"
일이 끝났다는 말이다.
즉 오늘 일요일이어서 휴무라는 뜻이다.
고기잡이 어부도 주일에 쉰다는걸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상식적인것을 몰랐다.
베트남 청년이 일하는 모습
독특한 건축형태인 히든베이 호텔을 지나고
적당히 해무(海霧)가 남아 있는 바다와
그 해안길을 걷는것은 황홀할 정도로 행복했다.
해안 산책로 건너편에 여순사건 역사관이 있었는데
그냥 지나치니 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이 길은 철인3종경기(트라이에슬론)코스 이기도 한데
조깅하듯 뛰는 사람들을 여럿 만난다.
그리고 철인3종 경기코스는 올림픽 코스와 아이언맨코스로 나누는데
아이언맨코스는 올림픽코스보다 두배로 더 길다는것도 오늘 알았다.
예를 들어 싸이클의 경우 올림픽코스는 10km인데 반해
철인코스는 180.2km이다. (현판을 보고)
웅천 친수공원은 모래 해변과 데크목 계단, 그리고 해송(海松)이 어우러진 공원이다.
연인들이나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사람이 여럿 있었고
작품활동하는 카메라맨들도 모여 담소하고 있다.
그렇게 여수는 바다와 해변의 자연경관이 멋드러져
한달쯤 살아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예술의 섬 장도" 는 GS칼택스 재단이 2019년 개장을 했다.
예술의 섬 장도에 들어가는 다리는 하루에 두번 물에 잠기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바다위를 걷는듯한 감정과 낭만을 즐기도록 만든 보행교이다.
모세의 기적을 모티브로 했나?
이 보행교을 설계한 사람이 누구였을까?
토목 건축가 였는지 또는 설치 예술가의 설계인지 모르지만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고 하루에 두번 물에 잠기도록 설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남다르다는 느낌이다.
이런 창의적인 설계는 우주의 경지를 뛰어 넘는걸까?
아니면 뛰어난 설계나 예술이라도 우주의 섭리를 넘지 못하는걸까?
나는 또 걸으면서 쓸데없는 생각들을 해 본다.
다음에 철학을 공부하는 조카에게 물어 봐야겠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나는 그곳에 다녀온 경험이 있어 장도를 패스 했엇고
아내 일행은 장도에 다녀 왔는데 멋진곳이라며 칭찬이 자자하다.
디오션 호텔리조트 앞 해안에는 바다 위 보행길 데크 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비슷한 시설들을 여러곳에서 봐 왔다.
특히 이곳은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의 경치를 가진곳도 아닌데
이런 건축 행위들이 잘한것일까? 의문이 든다.
훗날 찾는이가 드물고 염기에 녹이 슬고 관리마져 소홀하면 또 철거를 해야 할것이다.
이미 동해안에 낚시공원으로 조성하여 흉물이 된
시설물을 본 적이 있어 안타깝다.
몆가구 안되는 작은 용주마을 골목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대문옆 문패가 특이하다.
집 주인의 케리걸쳐 초상화가 문패이다.
부부의 초상화는 보기 좋았지만 할아버지 한분의 초상화는
웬지 외로워 보였다.
여수반도 남쪽 끄트머리를 돌아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걷는다.
봄볕은 따스했고 일요일 해변의 일상은 평화롭고 즐겁다.
여수시 화양면 우체국앞을 지나고 차도와 들력
그리고 바람의 언덕 펜션단지를 거쳐,
3시간쯤 걷고 나서 원포마을 승강장에 도착하여 56코스를 마감했다.
연 이틀 여수 해안 트레킹을 했고,
이번에는 속도를 내고 싶어 두 코스씩 걸었다.
다음주에도 걷기 위해 또 떠날 것이다.
요즈음 날씨는 등산이나 트레킹하기에 최적의 날씨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낚시를 하기 위해 떠날 것이며,
어떤이는 산행을 떠나 자연을 벗 삼아 힐링을 할 것이고,
싸이클을 좋아하는 사람은 라이딩을 즐길것이며,
각자가 좋아하는 일들을 할 것이다.
또 어떤이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운동을 하거나,
취향에 따라 즐기는 방법은 다를 것이며
나는 이렇게 걷는것을 즐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살면서 두어가지 좋아하는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찌보면 살면서 당연한것들이지만
현실적인 삶에 쫓겨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광주에 도착해서 냉삼겹 식당에 들러 소주도 한잔 걸치니 죽이는 맛이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나는 일기를 두서없이 써 둔다.
어느날 꺼내 읽을 때 향기가 나듯
그날의 기억이 솔솔 솟아 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2026년 3월 22일 걷고
2026년 3월 25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