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 실크로드 06.
타스구얼칸 으로 향하다
2005년 6월 29일
침대가 불편해 편한 밤 못 보냈다고
우리대장은 불만이.......ㅎㅎ
아닌 게 아니라
유명빈관 치고
침대 배는 쑥 꺼져있고 전체시설이 형편없다.
다음 여행자가 있다면
샤만(色滿색만)빈관을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인터넷은 싸다.
1시간에 5위엔.
짐 챙겨 파키스탄 국경지대
타스쿠얼칸으로 가기 위해서
어제 산 표를 들고 터미널로 갔다.
악덕 한족 영감이 차주로 있는
정말 형편없는 의자는 열이 맞지 않고
선반은 덜렁거리는 걸 겨우 붙잡아 멘,
출발 전부터 엔진을 고치느라
부산한 고물 국경버스 지붕에 배낭을 올리고
작년 탄 경험을 살려서
그 중 나은 의자에 자리를 잡고 출발을 기다린다.
운전사는 얼마나 자주 엔진을 고쳤는지
손이 그냥 검은 기름 손이다.
표를 파는 여자는 5~6시간이라지만
작년 경험으로도 틀린 얘기....
차 상태는 작년보다도 못하고
오늘의 나그네의 길은 최악일 듯 싶다.
4000대가 넘는 고산지대를 지나야 하는데.....
차는 정시를 조금 넘겨 출발하고
시 외곽 타스쿠리칸행 버스 정류장에 거쳐
추가 손님을 싣는다.
그 쪽 손님 담당자와 한 위구르 고객이
자리가 없음을 시비로 주먹다짐이 오가고
옆사람 말처럼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
제일 재미있다는데 왠지 씁쓸하다.
서로를 위하고 단결해서
스스로 실력들들 키우고 해서
단결력과 한수 위의 실력으로
한족의 지배에서 독립을 구해야 할 것이거늘.....
이들에게서는
스스로 무너지는 듯한 모습을 볼 땐 참 안타깝다.
소란을 뒤로하고
차는 본격적으로 국경으로 향한다.
포장길을 지나
한참 신작로 길 공사 중인
비포장 길에 접어들고
차는 타이어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며
요란한 소릴 낸다.
운전사와 보조 운전사가 응급처치를 하고
얼마를 달려
점심 먹는 마을에 당도해서
손님들에게 점심을 먹게 하고
그들도 끼니를 해결하는 사이
타이어는 인근 수리 점에서 수리되고
식사로 타이어 교체 작업을 한다.
우리의 ‘주는기쁨’님은
어린아이와 여성동무들께
신비의 풍선공예를 보여 주고
서로 받으려고 아우성이다.
이 번 여행의 ‘주는기쁨’님의
최대 즐거움이자 대단한 이벤트이다.
차는 다시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흙먼지 속에
우린 수없이 작은 마을들을 지난다.
설산이 가깝고
인도로 향하는 강이 인근에 흐르는 관계로
이 곳은 나락농사를 짓는다.
이제야 모내기를 한 곳.
나락이 제법 자란 논.
벼를 본다는 건 우릴 향수에 빠지게 한다.
우리는 ‘주는기쁨’님은
확실히 피곤한지
자리에 앉으면 연신 졸고 있다.
아이고! 안쓰러워븐거!
공사구간을 피해
차는 이리 돌고 저리 돌고,
물도 건너며 협곡지역에 다다른다.
협곡에서 내린 물은
넓은 하구 자갈밭을 이루고
그 가장자리로는
‘그랜드캐넌’ 지역에서 볼 수 있었던
흙벽 산들이
깎아 지리는 절벽을 자랑하며 시립해 서 있다.
삭막하지만 절경이다.
계곡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고도는 2000, 3000m을 막 올라간다.
돌이라도 떨어지면
큰일이 날 듯한 분위기 속의 협곡 속으로
자꾸만 파고든다
기암괴석이 즐비하게 모여
하늘로 오르는 산군들....
그 속에서 너무나 초라하고 작은 모습으로
우리는 산을 오르고 있다.
옆에 계곡에 누런 황톳물이
용트림을 하면서 쏜살같이 아래로 쏟아져 간다.
군인 검문소가 나오고
우리는 신분증 검사를 받고 나오니
산군 속에 설산이 어우러져 나타난다.
매번 봐도 설산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위의 만년설의 무게를 못 이겨
밀려난 빙하는 한참을 비탈져 내려와
서서히 눈을 녹여 물줄기를 자아낸다.
‘생명의 근원인 물을 세상에 베풀어준다.
아! 고귀한 아름다움이여’
차는 S자 밴드를 돌아올라
설산 군의 분포가 더욱 많아지는
고산 협곡으로 올라만 간다.
솜씨 재빠른 서양인은
창문을 열어 셔터를 누르고,
우리 주는기쁨 선생은 계속 졸고.......
협곡을 다 오른 차는
고원 호숫가로 접어들고
호수 저편엔
설산을 등지고 거대한 모래 산이 자리한다.
모래산은 언제 보아도 능선의 획이 분명하다.
명암이 분명해서
아름다운 곡선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건이 사막의 모래 산에 있다.
죽음의 땅일지라도 아름답다.
차는 오는 길에 또
한번의 엔진 고장으로 우릴 쉬게 하더니
카라쿠리호수 입구에선 떠 다시 펑크.
그 덕에 우린 용변도 보고
설 산과 황무지 고산들을 사진기에 담아냈다.
벌써 늦은 오후시간...
언제쯤이나
우릴 타스쿠리칸에 데려다 주려는지...
이런 정차시간은
어김없이 풍선 민간외교시간...
모든 승객이 즐거워한다.
‘주는기쁨’의 솜씨와
마음에 7000m 대 두 설산이
사각으로 마주하고
그 아랜 카라쿠리 호수가
맑은 물을 머금고 우리 반기고
낙타와 야크, 그리고 양떼들은
푸른 초장에서
마지막 풀을 뜯으며 귀가를 서둔다.
백인남녀가
카라쿠리호 민가 쪽에 내린다
나도 작년에 서부티벳에 가기 전에
고소 적응을 위해
일행들과 이 곳에 내려 민박하면서
호수가 초원을 거닐고
호수 안쪽 깊숙한 마을과
파호 집단촌도 방문하고
가볍게 산행도 하곤 했었다.
카리쿠리호의 아침은
설산의 해돋이 노을로부터
키르기스탄 여인들이
야크와 양똥을 주우면서 시작한다.
지팡이 같은 작대기와 포대를 들고
초원에 나와
서리 속의 똥들을 찍어 담는다.
그 모습은
아침 햇살과 더불어
참 아름다이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이 섬유질 가득한 똥들은
햇볕에 잘 말려져 땔감으로 쓰인다.
나무가 없는 고산 고원에선
훌륭한 연료가 된다.
잘 말리면 냄새도 안 난다.
배설물이 완전히 연료로 재생되는 것이다.
이 곳 사람들은 참 해맑다.
사진 찍히기 좋아하고,
이곳을 여행하는 자는
트래킹하면서 한번 묵을 만하다.
강력추천이다..
시설은 열악하지만....!
또한 서리를 등에 이고
밤을 지세 운 쌍봉낙타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곳..
파미르고원의 시작점.
카라쿠리호.
참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한참 평원을 달리던 차는
다시 고도를 올리며 고갯마루로 오르니
이제 내리막..
드디어 천산 맥은
곤륜산맥과 쿰부히말 산맥에게
설산 군을 넘겨주게 되니
시야 끝자락들엔
설산이 꽉 차서 넘쳐나고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은 흙먼지 터널을 만든다.
카라쿠룸 하이웨이
중국지역공사가 한참이다.
훈자까지 내려가는 동티벳과
또 다른 샹글리라 지역
곧 꿈의 낙원이라는
고원 풍요의 땅이 곧 나타나리라.
아닌게 아니라 500m정도 고도를 내려서니
물이 흐르고 푸른 초원에
유채 꽃이 피어 나서
노란 꽃 양탄자 밭을 이룬 모습이 나타나고,
사람들은 한, 둘 마을에 내린다.
먹구름이 우릴 쫓아와
석양의 설산은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
석양 때를 잘 만나면
붉게 물든 설산을 잡을 수 있는데.. 아쉽다.
작은 협곡을 지나니
타수쿠리칸이 저 멀리 우릴 반기고
12시간의 대장정은
설 산아래 푸른 초원을 이룬
아담하지만 바람 거센 소도시
중국 문명과 인도 문명을 잇는 가교지..
타스쿠리칸 에서 끝난다.
늦은 시간(저녁9시)이고
모래바람 거세서
차가 멈춘 교통빈관에 여장을 풀고
위구르족 식당을 찾아가
차오미엔으로 늦은 저녁 해결.
구름 사이로 빛나는 밤하늘의 별을 벗 삼아
중국령 끝자락 국경마을의 밤을 맞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