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X) -> 힘내자, 필승, 의샤(O)
흔히 경기장에서 관중이 선수들에게 힘내라고 '파이팅'을 외치고, 선수들은 '피이팅'으로 결의를 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의 '파이팅(fighting)'에는 '힘내라', '잘해보자'는 뜻이 없습니다. 그저 '싸움'을 뜻합니다. 차라리 '파이트(fight)'라고 하면 '싸워라'는 의미로 조금은 통하지만 '파이트'도 전투에서 지휘관이 병사들에게 공격을 독려하는 경우, 또는 닭싸움을 시켜 놓고 밀어붙일 때나 쓰지 운동경기에서는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미국식으로는 "Go!"를 씁니다.
소위 얘기하는 콩글리시(Konglish·한국식의 잘못된 영어 표현)의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격려할 때, 축하할 때, 회식할 때 등 아무 데서나 "파이팅"이라고 합니다. 가는 곳마다 "파이팅"을 외쳐대니 외국 사람에겐 싸움 좋아하는 희한한 나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관중은 선수에게 "힘내라"고 하면 되고, 선수들끼리는 "힘내자" "필승" 또는 "(승리를 향해)가자" 의샤!! 정도의 구호를 외치면 됩니다.
'파이팅'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쓰는 "플레이! 플레이! ○○○"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레이(play)'는 '경기하다' '놀다'의 뜻이지 누구를 응원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이 밖에도 축구에서의 오버헤드 킥(overhead kick→bicycle kick), '토하다'는 뜻으로 쓰는 오바이트(overeat→throw up, vomit), 부정행위의 뜻으로 쓰는 커닝(cunning→cheating) 등 콩글리시가 수없이 많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국어사전에 잘못된 용어라는 설명 없이 이들 단어 대부분이 우리식 뜻대로 버젓이 올라 있다는 사실입니다. 잘못 쓰는 한국식 영어는 바꿔 쓰기 운동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우리말 배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