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다 바람 같은 거야 - 묵연스님
다 바람 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 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 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 것이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 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니.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 하니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출처] 아름다운 쉼터 사랑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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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알던 묵연스님의 시다.
가끔 읽어보면, 마음을 새롭게 해주는 시다.
내세우고,
잡을게 없는 게 인생이다.
설사 잡았다 해도
그 잡은 건 나라는 착각이 잡은 거여서, 실로 잡은 바가 없다.
잡을 것이 없다면, 잡힐 어떤 것은 더욱 없겠지.
착각하는 동안은 잡았다고 축하하며,
놓쳤다고 아쉬워도 하지만.
불어온 바람이 곧 사라질 것을 안다면.
가든 말든 미련 둘 일이 아니다.
세울 게 없고 잡을 게 없어 삶이 무상한 게 아니라,
잡을 거 없는 세상에서 악착같이 잡으려 하니
무상한 느낌이 엄습하는 거야.
바람이 왔다 간다고 허무하진 않아.
물성대로 움직일 뿐.
그런 가운데 내게 유리한 것이라면
움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개입되면서,
각자의 뜻대로 아니 되니 허무하다 하는 걸꺼야.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도록 판을 깔아준 그 실상은
사실상 미동의 움직임 조차 없이 고요하다지.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꿈에 웃고 꿈에 우는 우리의 인생.
사실 웃고 우는 일이,
바람 오고 간 일 처럼 아무 일도 아닐텐데
바람이 오고 간 일은 별거 아니지만,
사람은 사려깊은 만물의 영장이라, 경우가 다르다고?
이 모든 착각의 주범이 자아이고 자아의 생각인데,
아직도 그 생각을 옹호하고 있구나?
생각은 실용적인 도구일 뿐인데, 생각이 나도 아니고
나 아닌 생각에 속박 되곤한다면,
그것의 정체에 대해 숙고해 봐야 하겠지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한가지 이상한 게,
생각이란 녀석이 착각하는 걸,
그 착각의 주범인 생각으로 잡아내려하는 모순?
도둑이 도둑을 잡으려는 것과 비슷하네
생각은 요란해서 뭔가 있어 보이지만,
보여줄 것 없는 빈 강통의 요란함과 같은 걸까?
내 생각이 짪아 뭔가 이룬 결과가 부족해진 거라며
남들 보다 무능한 자신을 책망하기도 했지만,
따지고 보면
유능하다하는 이들의 생각들도,
숲을 떠나 멀리 위에서 보면
다 바람의 오고감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아
우리끼리 대단하다 형편없다
분별을 내서 법석을 떨었을 뿐.
그저 어떤 사건의 출몰에 불과했던 거지.
그 대단해 보였던 사건들 조차
역사의 먼 뒤안길에서 보면,
점 같은 일들이 있었다가,
더 멀리서 보면
이젠 점 조차도 아닌 것들로
변하는 걸 보면.
사실상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바람이 왔다 사라졌듯이.
바람을 잡으려는 그 자만 사라지면,
바람이 폭풍되어 다가 온다해도,
아무 일 없는건데~
바람에, 일어난 사건에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
그것을 잡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내가,
엉뚱한 착각에 빠져 있었슴을 못 본게 문제였어.
부는 바람에 의미가 없듯이,
인생이란 바람에도 의미는 없는 거겠지?
단지 의미 없이는 뭔가 허전해 보인다는 해묵은 습관이
여전히 때때로 의미를 부여하고
뭔가 잡고싶은 충동에 쌓이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의미를 부여 할 때 좀 더 실감이나겠지~
시 한수 감상해 보았습니다.
첫댓글 바람같은 인생~
꿈같은 인생~
외로운 인생~
폭풍같은 인생~
의미 없는 인생~~
가끔~
단일의식은 왜?~
삶이라는 연극무대를 통하여 생로병사,희노애락,전쟁과평화,사랑과봉사,가난과부,잔인한 범죄들등을 통하여 자기 체험을 하는 것일까???
"단일의식은 사무치는 사랑 외 다른 것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라는 문구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단일의식은 삶을 통하여~
천국과 지옥이~
죽어 가는 곳이 아닌~
지금 여기~
바로 이곳이~
천국이고 지옥임을 스스로 포인팅과 나타냄이 아닐까????
그래서? 뭐 어쩌라고??
약간 도발적인 생각이 떠 오릅니다~
그리고~
단일의식의 사무치는 사랑을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어 답답함을 느껴봅니다.
시와 도반 벗님의 글로 잠시 위로 받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초연한 바람을 맞이 합니다.
두손 모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