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그미하마 : Hippopotamus liberiensis (Morton)
► 이 명 : 애기하마, 난쟁이하마, 꼬마하마, 라이베리아하마
► 외국명 : (영) Pygmy hippopotamus, Pygmy hippo, (일) Kobitokaba (コビトカバ )
► 형 태 : 크기는 몸길이 1.5~1.8m, 키는 1m 미만이며, 몸무게는 160~280㎏ 정도이다. 하마의 크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크기이다. 꼬리 길이는 약 15㎝ 정도 된다. 네 다리는 가늘고 길며 등이 구부러졌고 머리는 작고 둥글다. 작은 입에는 아래턱의 앞니가 1쌍이 나 있으며 발가락은 4개 있는데 하마와 달리 물갈퀴가 없다. 몸 빛깔은 등면이 회색을 띤 검은색이고, 몸 옆은 녹색을 띠며, 몸의 아랫면은 회색을 띤 흰색이다.
► 설 명 : 정글의 물가에서 단독생활을 하거나 1쌍씩 짝을 지어 산다. 습지를 좋아하지만 물에는 들어가지 않고 낮에는 강변의 구멍 속에서 잠을 자며 밤에 나와 풀과 나무가 무성한 밀림을 돌아다녀 흙탕물 속에서 뒹구는 것을 좋아한다. 육상 생활에 알맞게 적응하였지만 피부를 습하게 유지하고 체온을 식히는 데 충분한 물을 필요로 한다. 육지에서 생활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물속에서도 능숙하게 활동한다. 먹이는 주로 풀이나 열매, 식물의 뿌리 등이다. 교미 및 출산 등 여러 생명활동을 육상뿐 아니라 수중에서 하기도 하는 반수생 동물이다. 임신기간은 약 7개월로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갓 낳은 새끼의 몸무게는 약 5.8㎏이며, 3년 정도 어미를 따라다닌다. 수명은 보통 20~40년 정도이다.
같은 곳에서 서식하는 포식자인 아프리카표범, 난쟁이악어의 습격을 받을 수 있지만 덩치가 워낙 커서 흔한 일은 아니며 사촌인 하마가 사자, 나일악어에게 습격을 당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고기가 꽤 맛있는데다 성질도 하마보다 온순해서 상당한 수가 남획되었고 내전의 영향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요소는 서식지 파괴로, 서식하고 있던 삼림 지대가 농장 개간을 목적으로 부서지고 벌목되어 터전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밀렵과 부시미트를 얻기 위한 사냥, 천적과 내전에 의한 희생 역시 위협적이다. 라이베리아에서 피그미하마는 고기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남획 당하기도 한다. 실질 개체 수는 하마보다 훨씬 적은 멸종 위기 동물이다.
남은 개체가 드문 야행성 동물로 야생의 피그미하마를 연구하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19세기 까지는 서아프리카 바깥에서는 이 짐승의 존재를 아는 이가 없었다. 20세기 초에 처음 동물원에 들어왔으며, 사육 환경에서도 번식이 용이하여 연구 자료 가운데 태반은 사육 개체를 연구해서 나온 것이다. 야생에서보다 사육되는 개체의 생존률이 더 높은 편이며, 2015년 국제 자연 보전 연맹 조사에 따르면 야생에는 현재 2,500마리가 남아 있다.
► 분 포 : 라이베리아가 주된 분포지이며, 시에라리온, 기니, 코트디부아르에도 소수가 분포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절멸했다.
► 비 고 : 하마科에는 하마와 피그미하마 2종만이 현존한다. 같은 과에 속하는 하마(Hippopotamus amphibius)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고 가볍다.
종명에서 알 수 있듯이 처럼 발견된 곳은 라이베리아이다. 1800년대 중반 그곳에서 일하던 미국 국적의 흑인 노예가 귀국 후에 「염소 정도의 크기 밖에 안되는 하마가 있다」라고 필라델피아 아카데미(현재의 펜실베니아 대학)의 부회장으로 근무하던 새뮤얼 조지 모튼에게 전한 것이 처음으로 여겨진다. 나중에 머리뼈 2개가 이 대학으로 수송돼 모턴을 통해 받은 조지프 리디가 단순한 하마의 소형종이 아니라 조상형이라는 사실을 깨닫지만 당시 학회 관계자 다수는 하마의 기형이라고 단언하며 이 설을 인정하지 않았다(여기에는 공룡의 발견자인 리처드 오웬도 포함된다). 그 후에도 발견 사례나 조사 보고, 피그미하마인 줄 모르는 사육 사례도 있었지만 학회로부터는 여전히 기형 취급을 받았고, 이는 20세기 전반까지 계속되었다. 이후 독일의 동물상 칼 하겐벡이 동물 수집가 한스 셩부르그의 지원을 받으며 1910년부터 수색을 벌여 1913년 살아있는 개체 포획에 성공하면서 존재를 인정받았다.
► 참 고 : 유명한 피그미하마로 빌리가 있다. 풀네임은 윌리엄 존슨 하마(William Johnson Hippopotamus)로 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애완동물이었다. 1927년 파이어스톤 타이어 회사의 창립자 하비 파이어스톤이 라이베리아의 고무 농장을 방문했을 때 잡아서 당시 대통령이였던 쿨리지에게 선물로 줬다. 쿨리지는 개는 물론, 새, 왈라비, 사자, 라쿤 등 온갖 동물을 기르고 있었었다. 1927년 5월 26일 쿨리지는 자신이 선물로 귀한 하마를 받을 거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당시에는 피그미하마가 미국 대중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동물이었다. 빌리가 미국으로 왔을 때 몸길이는 1.8m, 몸무게는 약 270kg이였다.
쿨리지는 빌리를 포함한 많은 동물들을 워싱턴의 동물원에 기증했으며, 기증한 동물의 숫자만도 시어도어 루스벨트 다음으로 역대 대통령중 2위였다. 쿨리지는 수시로 동물원을 방문해 동물을 구경했다. 빌리는 그때까지 동물원이 받은 가장 귀한 동물이었으며, 미국에는 8번째로 들여온 피그미하마였다. 빌리는 매우 인기가 좋았으며, 전시된 지 몇 달 만에 뉴욕 타임즈에 빌리의 기사가 실릴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