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옆집에 중국집이 있었는데 심심하면 놀이터 드나들듯 중국집 주방엘 자주 갔었다 거기서 손으로 국수를 빼는 장면은 너무도 신기했으니까 하루도 빠짐 없이 찾곤했다
큰 통속에서 밀가루 반죽을 한 웅큼 떼어내어 밀가루를 뿌려가며 한참을 주물럭 거린후 나무판에 대고 텅텅 쳐대다가 다음엔 허공에다 휘둘리기를 여러번 하여 맨나중엔 한 가닥이 두 가닥되고 -4-8-16-32-64-128 내 기억으론 128가락 이엇는데 아무튼 국수가락이 갈라지는 순간부터 난 큰소리로 숫자를 세는 재미에 빠지고 주방장 아저씨는 그런 나를 보며 신나하고 그랬다. 세월이 흐르니 손으로 치는 짜장면을 먹어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언젠가 비디오를 보니 시청앞 플라자호텔 중식부에서 수타국수로 짜장면을 한다기에 이번 한국방문땐 꼭 그곳에 가서 먹어보리라 맘먹었다.
친구가 사는곳 까이이 짜장면을 잘하는 집이 있다했다 일부러 그 중국집을 찾았는데 글쎄 그집이 없어지고 말았다 저녁식사는 중식으로 정했음에 거리를 헤맨끝에 새로 개업한 집을 찾았는데 아직 공사한 시멘트자루가 그대로 있고 주방엔 문짝도 달지 않은채 오픈했다
짜장면 울면 짬뽕을 시키고 기다리고 중 주방에서 텅텅~거리는 소리가 났다 우와!! 그건 손으로 국수를 치는 소리었다
시상에~~~ 호텔 중식부에 들려서나 먹어보리라 했던 수타국수를 시골 그곳서 먹게 될 줄이야~~ 개업집 답게 주방장 솜씨가 서툴러 국수발은 굵게 가늘게 들쑥날쑥 이었것만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도 군침이 도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