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감상을 적는다는 것은 아마도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많은 영화보기중 또 하나의 의견을 더한 결과밖엔 별 다른것이 없을것 같지만 무슨 오기인지 몇달전 내용파악에 실패한 이후로 “또한번 봐야지...”다짐하고 있던차에 화질좋은 복사판을 입수해서 애기들과 함께 보게되었는데...여전히 난감하긴 마찬가지던데요... 자막이 있다고 빌려준 사람은 말했었지만, 속았어요. 자막은 없었고 (하긴 자막이 있었다고 해서 얼마만큼 그것이 도움이 되었겠습니까. 대사도 별로 없는데) 짧지않은시간을 바람소리와 음악소리만에 귀기울이며 대사를 음향효과삼아 들을수밖에 없었어요. 무슨 애니메이션을 이렇게 어렵게 만드냐? 괜히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어렵게 보이게끔 만든건 아냐?
어느정도 그럴 가능성도 있을것 같은데. 처음부터 두손의 움직임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중간중간 “우리는 이렇게 세밀하게 묘사했다.”라고 주장이나 하듯, 특히 여자아이의 흩날리는 머리칼이나 물에 비친 그림자들의 묘사들에 있어선 적어도 그렇게 보입니다. 도데체 어느정도 깊게, 의미심장하게 이작품을 바라볼것인가? 공각기동대나 패트레이버1, 2에서 복잡한 스토리로 악명(?)이 높은 그였기에 비록 그 이전 작품들이라고 장난스럽게 만들지는 않았을꺼라고 가정하고 이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애써 보았죠.
이런 작품을 보고난뒤 의미를 억지로 부여하고자 할땐, 우선 나 나름대로는 단순화 시킬려고 해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한 두가지 작품속의 실마리로 작품의 나머지부분의 의미에 살을 붙여나가는 식으로 나혼자의 이야기를 꾸며나가게 되는것인데...“천사의 알”이 거의 끝나기갈때까지 “또다시 실패군”하고 거의 자포자기였었는데, 거의 마지막에 다다라서 잠에서 깨어난 소녀가 자신이 품고다니던 알이 깨뜨려져 버린것에 엄청난 슬픔을 느끼고 물속에 뛰어드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는 “저것이었군”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소녀의 신장이나 하는짓등을 보면 대강 7~8살도 안되었을것으로 보이는데 외계에서 온 존재이니, 지구나이로 더 되었거나 훨씬 덜 되었을수도 있겠져. 문제는 그게 아니고, 소녀가 물에 뛰어들때의 자신모습의 투영(reflection)입니다. 어린소녀의 모습이 물에 투영되는 모습은 숙녀의 모습이고, 그런 어른(older)으로써의 모습은 물에 빠진후에도 계속됩니다. 어린소녀는 숙녀로 변한 것이에요. 알이 깨어진 것을 깨달은 순간말입니다. (망구 내생각일 뿐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모든것을 바라보니 줄거리가 생기는 것 같은데. 그리고 얼마전 내한시 인터뷰할때에도 자신조차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는 감독의 발언이 나역시 내 주장을 자신있게 말할수도 있겠구나...어차피 정답은 없다고 하니깐...하고 생각게 해줍니다.
우선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성향을 한번 추정해 봐요. 다로스나 AREA88은 보질 못했으니 뭐라 말할수 없지만. 기껏해야 패트레이버1, 2와 요즘 잘나가는 공각기동대만 보았으니 그것으로 가늠해볼 수 밖에. 작품속에서 비록 “신”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감독이 다른작품속에서 생각하는 신은 기독교적인 신은 아닌것 같습니다. 철학적 의미에서의 신을 이야기하는지도...아니, 그는 처음부터 무신론자인지도 모릅니다. 그것과 천사의 알을 연관시켜 보자. 그리고 단순화 시켜보자. “천사의 알”을 말그대로 천사의 알로 보자. 그럼, 그 알은 천사의 알이 되는것이지요? 천사가 작품속에 나왔나? 음...화석화된 모습의 그것이 천사인듯 보입니다. 죽은천사. 작품의 전반부에 나온 알속엔 거의 모습이 갖추어진 무엇인가가 보였죠? 그것도 천사의 알이라고 생각하면, 날개달린 조류모양에 가까운 모습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이후의 작품에서 기독교적 신을 언급하고 있지않은 감독이 여기선 기독교적 신을 언급하고 있는것이라면? 천사는 예전에 죽었고 그 천사의 알속에서도 아무곳도 발견될 수가 없다라는...천사의 알속에서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음을 깨닫게 될 때, 사람은 어린이로부터 어른이 될수있다는...우리가 살고있는 곳은 세상의 중심도 아니고, 방대한 공간의 티클(신석기시대의 유물처럼으로도 보이는)일뿐이라고 작품을 끝마치는 마지막 장면서 보여주고 있는것은 아닌지?
사람들이 잡으려는 거대한 물고기 그림자는 학교에서 배웠었던 아주 옛날에 존재했다는 선사시대의 물고기(시랴큐스였나?)처럼 보이던데.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물고기의 그림자를 잡으려는 사람들과 예전에 이미 죽어버린 천사 (아니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었을지도 모를)의 알을 품고다니는 여자 아이를 동일하게 볼수도 있지않을까요?
눈으로 보이는 바람들...바람의 소리들...
물...흐르는 물...깨끗한 물과 플라스크안에 고여서 썩은 물...
돌...거대한 바위들...
이런것들을 세상을 이루는 요소로써 표현코자 하는 감독의 의도로 그토록 많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었는지...그렇다면 정말, 유물론적이군.
이렇게 적고보니 단정짖는건 하나도 없네? 완죤히 “..인듯 보인다”, “..인것은 아닌지”로 일관하고 있잖아? 자신이 없어서 이겠지요. 그래도 나만의 줄거리를 만들었음에 만족할랍니다. 왜 하필이면 외계인소녀냐구요? 글쎄요. 하나님을 외계인으로 볼려고 그러나보죠? 아서 C. 클락이 표현하고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