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다.
하루종일 뛰어놀고 취침점호시간이라 침구를 펴고 점호를 받기전 9시뉴스가 방송된다.
충남삽교천 행사장에 참석한 박정희대통령의 모습을 보곤 이제 누가 총 한방 쏠때 안됐어(?)
그 당시만해도 국가원수에 대한 보호법이 엄해 쉽게 내뱉어버리기도 쉬운말은 아닌지라
웃으며 한번 뱉어본 말인데...
점호가 끝나고 침구에서 뒹굴거리는데 갑자기 비상이 걸린다.
웬 비상인가 어리둥절 상황실에 알아보니 " 데프콘 3 "이란다.
" 데프콘 3 " 에 대해 별 지식이 없는 우리들에겐 그게뭔데(?) 하며 침착하지 못하게 걱정떨던 모습들.
전 부대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무슨 전쟁이라도 터질듯한 부산스러움.
12시가 넘으면서 군장을 모두싸고 대기중인데 영외거주자 소집 명령이다.
서둘러 전주시내로 사단정문을 나와 차도 안다니는 거리를 뛰어다니며 시내 파출소에 들어가
"수고하십니다" 근무중이던 경찰 "무슨일이세요."
부대에 비상이 걸려서 영외거주자 소집명령 시달차 전화 좀 쓸려고요 하며 전화를 빌려 통화를 하면
장교들은 무슨일인데 이시간에 난리들이냐며 아침 일찍들어 가겠다는둥.....
귀대하여 아침점호도 없이 뒤숭숭한데 아침뉴스에 "박정희대통령 서거"
서거가 무슨 뜻이여(?) 별로 아는사람없이 어쩔줄 모르는 사이....
이렇게 발생되;었던 10월 26일이 어제였습니다.
진짜 꼭 30년이 지났지요.
27일인 오늘엔 일요일이라 면회 온 일가친척들에게 시계까지 빼주고 돌아오던 병력들.
비상이 걸리니 엉망진창이던 내무반생활 정리정돈은 찾아 볼 수 없이 모두가 다 그렇게
대충거리며 넘어가던일들.
계엄군이 되어 출동하던 모습들. 전주MBC 및 신리 정수장 계엄군 활동 등.
이글을 읽고난 후 조용히 정확한 30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시길.
지금 내모습과 얼마나 많은 변화가 생겼으며 영원히 변치 말고 어우러져야 할
전우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지를.
무심코 지나쳐버릴 순간이었는데 기억이 나서 몇자 적어보았네요.
아침저녁으로 냉한 바람이 옷섭을 여미게 하는 계절입니다.
건강조심하시고 항상 좋은날만 함께하시길...
첫댓글 그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스산한 날씨에..... 전주 MBC에 들어가는데 누군가 스르르 문을 열어 주더라구요. 계엄군이라 그런가 했는데 그게 '자동 도어' 였어요.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박명래님, 그때 혹시 같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요....
같이 있었지요. 처음엔 계엄군이라 폼도 잡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니 느슨해져서 계엄군이 아닌 "개엄군"같이 되어 버렸던 기억도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