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피로함으로 아침엔
늦게 일어났습니다. 종열이 형네 집은 그날도 감자를 캔다고
했다. 작년에 왔을때는 이미 감자를 다 캤었던터라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옥수수밭에 잡초를 뽑고 약초밭에 잡초를
뽑는 일이 다 였는데 올해는 전날에 감자를 캤었기 때문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신나게 놀 준비를 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이곳저곳
쑤시는 몸을 풀어주고 물놀이를 가려고 했습니다. 명옥은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지만 물고기는 잡지 못하고 물놀이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 날도 역시 하늘은 엄청나게
맑았습니다. 어제는 그런 하늘이 싫었지만 오늘은 놀기에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강가로 가서 물에 들어갈 채비를
했습니다. 강중간에 보가 있어서 거기에서 놀았습니다. 저는
슬리퍼를 신고 갔던 터라 움직이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샌들은 신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는 그것이 정말
맞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강바닥이
자갈이 아니라 돌덩이라서 바닥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있어서
슬리퍼로 짚고 움직이기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저는 수영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물안에 들어가면 유난히
약합니다. 그런데 사건은 얼마가지 않아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신천에서도 보면 보가
있으면 보 중간은 물이 잘 흘러가도록 보를 틔워 놓은 곳이
있는데 거기는 유난히 물살이 셉니다. 그걸 예상은 했지만
당연히 거기를 지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물살은 예상을 뒤엎고 나의 몸무게로는
저항할 수 없을 수 만큼 세어서 저의 몸은 중심을 잃고 그만
물속으로 풍덩.... 풍덩... 그때는 모든 것이 끝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 실네로 빠저보면 실감을 하시겠지만 진짜
급류를 타고 떠내려 가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
물살이 잔잔해 지겠지 예상을 했지만 이상하게도 나의 몸은
바위의 이곳 저곳을 부딪치며서 계속 떠내려고 가고 또 몸의
이곳저곳에서는 상처가 났습니다. 도움을 요청했지만
주위에서는 모두들 제가 장난을 치고 있는 줄 알더구만요....
정말 그대로 떠내려 갔다면 신문에 한줄이 실렸지 않았나
싶네요..
강원도 영월에서 대학생
물놀이도중 익사 사고...
이렇게 말입니다. 다행히도
물살이 조금 약해진 틈을 타서 물속의 바위를 잡아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다들 저만 그런줄 아시겠지만
기쁘게도 나와 똑같은 일을 당한 사람이 한명 더 있기는
했습니다.
물속에서 살아남은 이후로
장소를 옮겨서 모래바닥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또
강을 건너야 했기때문에 저에게는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눅을 고비는 다시 맞이하지 않고 모래가 펼쳐진 곳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거기는 산바로
아랫쪽이었는데 물색깔이 청록색이었습니다. 종열이형 말이
거기가 석회암지대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말로만 듣던
석회암지대를 여기에 와서 직접 보다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강원도 영월로 가다보며 곳곳에 동굴이 많이 있습니다.
영월에는 고씨굴이 있고 영월옆에 단양에는 고수동굴과
온달동굴이 있습니다.
모래바닥에서 수영(?)을
하면서 여기서 말하는 수영은 진정한 의미의 수영이 아니고
물놀이입니다. 물 속에서 기마전도 하고 근홍이를 모래속에
파묻기도했습니다. 물속에서 신나게 놀고 더이상 우리들의
몸이 지쳐서 움직일 수 없을때 쯤 형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올때도 당연하게 씻고
쉬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샤워하고 나올때 까지도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럴수가.....
오늘도 축구를 하자고 하는
겁니다. 근처에 잔디구장이 있어서 한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전날 감자를 캔다고 체력을 소진을 했고 또
물속에 살아남기 위해 스테미너를 다 소진했기 때문에 더
이상 뛸 여력이 없었고 또 샤워를 하고 나왔기 때문에 또
다시 땀을 흘리고 싶지 않았는데 또 다시 분위기에 휩쓸려
근처의 초등학교의 잔디구장으로 갔습니다. 전날은
모래바닥이었는데ㅔ 그 날은 정말 잔디밭에서 축구를
했습니다. 천연잔디를 밟으면서 뛰어다니기는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푸른 잔디를 밟으면서 공을 차고
뛰어다녔습니다. 정말 생각하고 계시는 그런 천연잔디
입니다. 절대로 잡초가 자라서 잔디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고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잔디였습니다. 태클도
마음대로 할 수 있었고 맨발로 뛰어다녀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축구하는데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그랬듯이 스테미너의 문제였습니다. 전날의 피로가 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물놀이로 체력을 소모한데 이어 또
다시 축구를 하다보니 철인이 아닌 이상 그 상황을 견뎌낼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넓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3대3으로
하다 보니까 얼마가지 않아 걸음은 무디어지고 더이상
따라갈 힘이 떨어졌습니다. 결과는 우리편(저, 근홍, 성탁)이
10대6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앞서가고 있었지만
막판의 체력저하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그날 저녁을 먹고 다시 영월
읍내로 나가서 게임방에 갔습니다.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러
다시 갔지만 희찬이는 다시 SCV러쉬를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침통한 그의 울분을 뒤로한 채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틀동안 게임방에 가는 동안 희찬이는 이틀동안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채 전패를 당했습니다. SCV러쉬를 두번이나
당해서 그의 통한은 더욱더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다 성탁이 때문이라는 후문이 있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SCV러쉬에 대해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SCV는
테란종족의 일꾼인데 SCV러쉬란 병사를 뽑지 않고 일꾼으로
바로 공격을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SCV가 일꾼중에
가장 체력(에너지)이 좋아서 일대일로 맞짱을 뜨면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침통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온 희찬이는 한동안 울분을 씻어내지 못하고 침묵
일관이었습니다. SCV러쉬가 공격방법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당해본 사람은 손쓸 틈도 없이 병사도 못 만들고 게임이
끝나버린다면 그것만큼 열받는 일은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밖에
앉아 모기에게 헌혈을 하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종열이 형
어머님께서 주시는 간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간식은 이전에 맛보지 못한 온갖 곽안에 들어있는
과자들이었습니다. 전 그때 i네트. 엔몬드, 오키, 까메오
등등 평소에 맛볼 수 없었던 과자를 먹어볼 수 있었습니다.
밤이 깊어서 잠이 들었고
다음날엔 집으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