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모텔에서 일어나 카메라를 찾으니 없다.
식당과 항만터미널 주변을 돌아다닌다. 없다.
그래 나는 벌을 받아 마땅하다.
연안여객선 터미널 앞 기사식당에서 7,000원짜리 백반으로 아침을 먹는다.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를 타라는데 보이지 않아 가방을 매고 천천히 걷는다.
해가 뒤에서 비치니 걸을만하지만 등짝엔 금방 땀이 밴다.
화흥포 가는 버스는 표도 팔지 않고 기사가 500원을 받는다.
9시 20분쯤 출발한 버스는 9시 50분 출항에 맞춰 여유가 있다.
배를 탄 지 40분이 걸리지 않아 글 몇 줄 읽으며 허리를 꼬는 사이
배는 동천항에 나와 몇 사람을 내려주고 또 떠난다.
후배 윤철이가 차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그가 세연정으로 데리고 가 2,000원 입장표를 두 장 산다.
바로 보길초등학교 옆이다.
신선을 꿈꾸며 정가의 사기꾼들을 비웃었을까?
이리저리 유배를 다니고 벼슬을 하고 서울과 해남에 재산도 많은 부잣집 선비가
이 섬에서 꿈꾸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과 어울려 이상향을 건설하려 했을까?
그가 안내하는 포인트를 따라다니며 해설을 듣는다.
보길초에 들러 박순범 교장과 최진희 교감께 인사하고 차와 수박을 얻어먹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