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의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46) 그룹 총괄디자이너는 지난 15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동차 무게를 줄이고 전기 모터를 탑재하는 등 최첨단 소재를 미래 자동차 디자인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누구든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적고 운전 성능이 좋은 차를 좋아할 것"이라면서 "이번 모터쇼의 디자인 콘셉트는 '친환경'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롤스로이스·미니·BMW 등 BMW그룹이 소유한 모든 차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BMW가 이번에 출품한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 콘셉트카는 반 호이동크 총괄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끝까지 챙긴 '친환경적 작품'이다.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는 BMW 특유의 다이내믹한 성능에 액티브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시킨 친환경 고성능 스포츠 콘셉트카이다.
"BMW가 추구하는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과 친환경 개념을 실현하는 콘셉트로 디자인했습니다." 가령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의 유리와 자동차 문은 투명하다. "미래의 수퍼 스포츠카를 소유한 사람은 수줍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투명하게 디자인했어요." 수퍼 스포츠카를 타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금까지 수퍼 스포츠카의 내부는 아주 좁고 운전자를 가급적 노출시키지 않도록 고안됐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바꿨다"며 "특히 외관을 투명하게 만들어 차 무게가 가볍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호이동크 총괄 디자이너는 "이번 수퍼 스포츠카에 적용된 친환경적 디자인이 앞으로 7시리즈나 X시리즈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는 풀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고, 3기통 터보 디젤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를 장착, 최고출력 356마력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8초 걸린다. 주행 거리는 전기로 50㎞, 디젤엔진으로 650㎞ 등 총 700㎞를 달릴 수 있다.
네덜란드 델프트종합기술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호이동크 총괄 디자이너는 1991년 스위스 유럽아트센터에서 자동차를 디자인하다가 다음 해 BMW에 입사했다. 2001년 BMW의 디자인회사인 디자인웍스 미국법인 사장에 발탁됐고 올해 초 BMW그룹 디자인 총괄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