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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며 경배하세”
올해 들어 첫 주일인 어제(1월 6일) 우리가 드린 찬양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일명, <합창 교향곡> 4악장의 주제 멜로디를 차용한 곡이었다. 이 멜로디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우리 찬송가에도 들어와 있다. 하나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64장 “기뻐하며 경배하세”)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결혼식 때 사용하는 곡이다(605장 “오늘 모여 찬송함은”).
찬양의 편곡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악보를 보니 ‘가사’와 ‘편곡’을 한 사람들이 모두 성이 같은 여자들이었다. 베르타 푸어맨(Berta Poorman) & 소냐 푸어맨(Sonja Poorman). 이름을 보니, 모두 여자 이름이라서 아마도 자매지간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그나저나 두 사람의 이름은 별 문제 없지만, 성이 좀... ㅋㅋㅋ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기악으로 편성된 교향곡에 합창을 넣어 만든 경우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베토벤의 파격적인 실험작이라고나 할까? 베토벤 이후에는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가 자신의 교향곡 제2번 <부활>에 합창을 넣은 일이 있고...
갑자기 중학생 때의 일이 생각난다.
음악 선생님: “얘들아! 베토벤의 교향곡이 모두 몇 개지?” 어느 녀석: “4개요!” “4개? 왜?” “<3번 영웅>, <5번 운명>, <6번 전원>, 그리고 <9번 합창>이니까요.” “흠... 그럼 네 말대로 하자면, <합창 교향곡>이 4번이어야지 왜 9번이야?” “??? 몰라요...”
ㅋㅋㅋ 하여간 그 녀석은 나중에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합창의 가사는 독일의 낭만주의 작가 쉴러(F. Schiller)의 가사에 곡을 붙였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쉴러의 시 전체를 사용한 것은 아니고, 베토벤이 자신의 곡에 맞게 수정된 형태다.
<합창 교향곡>은 송년 연주회로 자주 등장할 뿐만이 아니라, 유명한 주제 멜로디 때문에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다. 그러나 워낙 곡 자체가 대규모인 데다가 기악뿐만 아니라, 성악도 곡이 너무 어려워 당시의 연주가들에게는 거의 연주 불가능한 곡으로 소문이 났었다. 연주 불가능한 곡을 초연할 당시에는 어떻게 했을까? 베토벤이 연주자들을 어떻게 연습시켜 연주했는지 알 길이 없지만, 베토벤 자신도 거의 소리를 듣지 못한 상태였으니 훌륭한 연주는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에따라 청중들의 반응도 대단히 나빴을 거고...
기록에 의하면, 베토벤 자신도 4악장이 너무 길고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합창을 기악으로 편곡하려고 했다는데 그가 기악곡으로 편곡하지 못하고 죽게 되어 원곡 그대로인 합창곡으로 남아있게 되었으니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동안 이 곡은 4악장이 없는 1~3악장만이 연주되기도 했다가 점차 악기의 성능과 연주자들의 실력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북한은 2013년 3월 8일, 일본 지휘자 이노우에 미치요시의 지휘로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인민극장에서 공연했는데, 이노우에 지휘자의 말에 따르면 이 공연이 북한 초연(!!)이었단다. 그런 곡을 우리는 송년 때마다 연주를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악 실력이 참 대단하다. ㅋㅋㅋ
지난 12월부터 어제까지 노예리 양이 찬양대에서 봉사하다가 이번 토요일(12일) 에어 프랑스 편으로 미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에 올 때도 지구 한 바퀴를 돌아왔듯이, 갈 때도 프랑스의 파리를 거쳐 미국으로 가는데 20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다. 좁은 공간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앉아있어야 하는 그야말로 지루하기 짝이 없는 먼 여정이지만, 젊음과 패기를 무기 삼아(?) 잘 견뎌 미국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도한다.
<추신> 1. 남명관 집사님이 이사를 하여 간식(브라우니)을 제공하셨는데 일산에서 어디로 이사를 했는지 궁금해 물어보니,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사했단다. 동과 호수가 다르지만, 그래도 이사는 이사다.
(겉 포장을 보니, 65g밖에 안 되는 데도 칼로리는 265kcal이다. 참으로 대단한 녀석이다. ^^) 2. 1월 21일(월) 저녁부터 ‘신년부흥회’가 시작되는데 바로 그날 찬양 담당이 우리다. 곡은 “은혜 아니면”이다. 정말 좋은 곡이다. 부르기만 해도 저절로 가슴이 저려오는 곡이다. 그리고 내가 제대로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 주간의 25일(금)에는 ‘금요기도회’ 특송이고, 다음날인 26일(토)은 한탄강에서 ‘단합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한 주간에 세 건의 행사가 겹쳐져 있어 바쁘기도 하겠으나, We can do it! Why not? 3. 박지영 집사님이 출산을 하기 위해 친정에 내려가 있다. 예정일이 1월 13일이라는데 아무쪼록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하도록 여러분의 기도 부탁드린다. (이 동영상은 독일어 가사와 우리말 가사가 자막으로 나온다. 시간이 걸리지만, 꼭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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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三益之友!
난 뭐에 유익한 사람인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