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6 흐리고 비
배추밭에 남은 배추들을
자루에 담아 옮기고 씻은 것을
소금물에 절였다.
소금을 넣을 수도 없는
빈약한 배추지만
겉잎이 큰 것들을 골라
조금씩 살짝 뿌려두고 절였다
숫자로는 50개 넘지만
숨이 죽고 뒤집을 때에 보니
아주 적은 양이 되는 것 같다.
20포기도 채 안 돼 보였다.
아침 일찍 절이고
오후 밥 먹고 뒤집고
저녁에 확인해보니 아직 싱싱하다
다시 소금물을 더 붓고 기다렸다
밤 11시에 보니 어느 덧 겉잎의 두꺼운 부분도
어느 정도 구부러질 정도로 숨이 죽어 씻었다
씻고나서 중요한 것은 맛을 보는 것이다
맛있어보이는 배추속을 먹어보니 짜다
너무 빨리 헹굼을 해서 그런 듯 보인다
통을 3단계별로 놓고 물을 받으며
씻어내고 마지막으로 큰 통에 짠기를 빼냈다
한 시간가량 지나서 맛을 보니
먹을만큼의 짠맛이 느껴져 뒤집어 물기를 빼냈다
매년 하는 일이지만
양념을 버무리거나 채썰고 준비하는 것보다
절이는 기술이 중요함을 깨닫는다
정해진 소금물의 농도는 있지만
다들 자기 기준에 맞게 소금이 약하면 오래
강하면 짧게 시간을 잡고 절임을 한다
적당하게, 알맞게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정해진 기준에 농도 몇!이 중요하기보다는 감이 더 중요하다
올해도 절이는 것에 아주 자신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감이 날로 좋아지고 있어 매년 배우게 된다
요즘 유행어로 '느낌 아니까~'
자신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