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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 타고 떠나는 눈꽃여행. 가슴 깊숙이 숨겨진 감성을 깨우고, 아련한 추억으로 안내하는 여정이다. |
아이러니하게도, 눈꽃 여행의 복병은 눈이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빙판길을 만들어 내는 터라 현지 도로 사정에 낯선 나그네의 안전 여행을 위협한다. 자칫 여행 도중 만난 폭설에 눈꽃 여행이 고행으로 바뀔 수도 있다.
대안은 있으니, 열차가 바로 그것. 때맞춰 철도공사가 다양한 눈꽃 여행 상품을 마련했다. 가족 혹은 연인끼리 오순도순 앉아,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눠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설국의 장관을 눈이 시리도록 감상할 수도 있다. 철도공사가 지정한 여행사를 통하면 요금의 절반가량 할인도 받을 수 있으니, 다 합쳐 일석삼조인 셈이다. 24일 전후로 시작되는 이 상품은 2월말까지 이어진다.
▲ 정동진 일출 + 눈꽃 여행
올 겨울 철도를 이용한 눈꽃 여행 상품 중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밤 기차를 이용, 이동 중에 잠을 청하고 정동진역에 내려 일출을 감상한 뒤 본격적인 투어를 하는 일정이다. 청량리역에서 오후 10시 30분, 11시 10분, 11시 40분 등 세 차례 열차가 출발한다.
일출을 보는 것까지는 일정이 같지만 이후 발왕산, 설악산, 대관령, 태백산 등 다양한 코스로 나눠진다. 발왕산 눈꽃 여행(비타민여행사)은 정동진 일출을 본 뒤 ‘겨울 연가’의 촬영지인 용평리조트를 방문, 눈꽃을 관람한 뒤 대관령 눈꽃 마을의 전통 썰매, 대형 눈 조각, 황태 덕장, 양떼 먹이 주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설악산 눈꽃 열차(청송여행사)는 38선 휴게소를 지나 한계령에 도착, 남설악 주전골과 흘림골을 지나 오색약수터로 돌아오는 둘러보는 코스. 산행이 포함되니 아이젠, 마스크, 장갑, 등산화 등을 지참해야 한다. 산행 후 주문진항에서 점심을 즐긴 뒤 원주를 거쳐 돌아오게 된다. 태백산 눈꽃 여행 상품(KTX관광레저)은 태백산 정상 등반과 눈썰매, 석탄 박물관 관람 등의 일정으로 짜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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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황태덕장. / 덕유산 눈꽃. / 월정사 전나무숲길.(왼쪽부터) |
대관령 눈꽃 여행(지구투어)은 대관령 옛길을 지나 대관령 양떼 목장에 도착, 눈꽃과 눈썰매를 즐긴 뒤, 월정사 전나무숲길과 이효석 생가 등을 방문한다. 24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운행하는데, 회사에 따라 일정이 조금씩 다르다.
▲ 태백산 일출 + 눈꽃 여행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 산을 벌겋게 달구며 산 정상으로 솟아나는 일출도 감동적이다. 여기에 새 하얀 설원과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더해지면 그야 말로 장려함 그 자체. 태백산은 1,567m의 높은 산임에도 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 있는 일출 명산.
지구투어는 밤 11시 10분 청량리역을 출발, 이튿날 오전 3시 30분 태백역에 도착한 뒤, 태백산에 올라 일출을 감상하는 상품을 판매중이다.
태백산 눈꽃 축제 기간인 1월 14~23일은 국제 눈 조각 전시회, 개 썰매 타기, 눈 미끄럼틀 타기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비타민여행사와 청송여행사는 밤 11시 40분 청량리역을 출발, 태백산 눈꽃 관광을 즐긴 뒤 눈썰매 관광, 석탄 박물관 견학 등의 상품을 마련했다. 4만7,000~5만5,000원선.
열차에서의 숙박이 부담된다면 당일 코스도 괜찮다. 청송여행사와 홍익여행사는 오전 7시 40분 영등포역을 출발, 낮 12시 30분께 태백역에 도착, 눈꽃을 즐긴 뒤 오후 10시 30분에 돌아오는 상품을 판매중이다. 24일부터 운행하며 요금은 5만원선.
▲ 대관령 눈꽃 열차
대관령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눈이 오는 곳 중 하나이다. 한 번 눈이 쌓이면 겨우내 얼지 않고 지속돼 이듬해 4월까지 눈을 볼 수 있으며 주변 경관도 좋아 눈꽃 여행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청송여행사는 오전 8시 43분 청량리역을 출발해 오대산 월정사의 눈꽃을 감상한 뒤,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이동, 눈썰매를 즐기는 상품을 마련했다.
1월 한 달 동안 매주 수요일에 진행된다. 주말 상품도 있다. 오전 9시 13분 청량리역을 출발, 원주역에 내린 뒤 차량으로 오대산 월정사와 대관령 양떼 목장을 둘러보고 오는 상품이다. 4만원선.
▲ 덕유산 눈꽃 열차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높은 덕유산 향적봉(1,640m)은 무주리조트에서 운행하는 곤돌라 덕분에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만만한 산이 돼 버렸다. 곤돌라 종점인 설천봉(1,520m)에서 걸어서 20분이면 가능하며 경사도 완만하다.
하지만 이 코스에서 보는 눈꽃은 힘들지 않은 발품과는 비길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비타민여행사는 오전 8시 25분 KTX로 용산을 출발, 서대전에 도착한 뒤 연계 버스를 이용, 무주로 이동한 뒤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자락의 설경을 감상하는 눈꽃 상품을 내놓았다. 24~내년 2월 28일까지. 주중 5만3,000원, 주말 5만8,000원선.
▲ 마이산 눈꽃 열차
전북 진안의 마이산(馬耳山)은 쫑긋한 말의 두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겨울이면 두 봉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능선에만 눈이 쌓여 마치 붓에 먹물을 찍은 형상을 하고 있다.
겨울 마이산을 문필봉(文筆峰)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산 입구 탑산사의 돌탑에 쌓인 눈꽃이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지구여행사가 상품을 내놓았다. 오전 10시 25분 KTX 용산역에서 출발, 낮 12시께 익산역에 도착한 뒤 버스편으로 진안 마이산 북부 주차장으로 이동, 천황문, 천은사, 탑사, 탑영제, 금당사를 거쳐 남부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에 오른다.
오후 7시39분 익산역에서 KTX를 이용, 오후 9시 30분께 용산역에 도착한다. 24일~내년 2월 28일까지 매일 출발. 5만3,000원.
첫댓글 눈꽃여행 이야기만 나오면 신이납니다...환상적인 여행을 울님들 모두모두 다녀오세요....^*^
나두,,가고시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