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18일 아침 햇살이 설악산 첫눈내린 대청봉을 비출때
미시령을 힘차게 오르는
내마음은 무악재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서울 국민학교로 유학을 가던 그날 속초를 출발한 버스는
비포장길을 12시간 30분을 달려 마장동에 도착 했었다
이제 그길은 인제 용대리와 한계리를 제외하고 4차선과 고속도로가 생겼다
2시간 30분만에 속초에서 초교 운동장에 도착 했다
(다리에 기부스가 없었다면 조금더 일찍도착 했을것이다)
2시간 30분 동안 내마음은 4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고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동문들의 활기찬 모습속에서 추억의 향기가 가슴속에 피어났다
1965년 3월 한소년이 시골집을 떠났습니다.
설악의 찬바람과 성난 파도와 갈매기들의 울음소리를 뒤로한채...
히터도없는 버스 속에서 12시간30분을 을 달려 도착한 서울
마장동에서 굴둑달린 버스를 타고 도착한곳은 인왕산 아래 ..
방한칸에 부엌도 없는 툇마루밑에 연탄을 때는 현저동 판자집이었습니다.
쌀자루와 김치 그리고 조그만 고추장항아리 하나...
소년은 다음날 국민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시골소년은 선생님들에게 교실바닥에서 절을하였고
교실에 들어가서도 절을 하였습니다.
모두들 촌놈이 왔다고 한바탕 웃음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소년은 벙어리가 되었고 학교가기가 싫었습니다.
고향설악산을 생각하며...
인왕산 해골바위를 거쳐 산정상끝자락 코끼리바위를
설악산 흔들바위로 생각하며 밀어보고
서울여상뒤 인왕산성 산꼭대기 호랑이굴에 들어가서 놀곤하였습니다.
(북한124군부대 김신조무장간첩사건이 있기전까지)
안산약수터위 산정상에 올라 거북이 목처럼 튀어나온 돌에 앉아서
서울시내를 내려다 보곤하였습니다.
서대문형무소 뒤편 엄마연못에서 붕어낙시를하며
애기연못에서 빨레하는 모습을 보며 고향을 생각했습니다.
공동묘지를 놀이터 삼아 놀다가 (지금은 없어진 영천중학교자리) 형무소 안을 들여다 보고
형무소 담을 따라 걷곤하였습니다.
50환짜리 동전을 쥐면 전차표 2장을 주던 시절...
영천 종점에서 전기스파크를 일으키며 앞뒤로 움직이는 전차를 타고
무작정 서울시내를 방황하였습니다.
서대문에서 서울역사이에는 영화 마부(김승호주연)에 나오는
노새가 끄는 마차들이 많이 있었는데
전국에서 올라오는 생선들을 서부역에서 싣고 짐을 나르는 마차를 따라다니곤 하였죠..
할미당의 굿판...
화장터에가면 죽은이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들...
홍제천 다리밑의 거지들...
옥수수뻥튀기 한봉지와 ....새절구경...
영천시장구경........ 시골소년은 서울 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우리들이 잊고 살았던 어린시절 ...때론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인지도 모릅니다
꽁보리밥에 간장 한그릇이 전부인 밥상
종이봉투에 한되씩 사먹던 쌀
새끼줄에 연탄..한장.두장
말표신발 범표신말 ....
판자집 지붕 루삥에 골탕이 벗겨지면 비만 오면 새는집
제때 깍지 못한 더벅머리
국수집에서 마르지 않은 국수 20원어치로 온식구가 끼니를 때웠지..
헌책가방 ..헌교과서..(헌책도 가격등급이 있었지)..
하나뿐인 목욕탕
서울여상앞 도깨비집
뿌른 수제비
차가 다닐수 없는 집(3백계단 ..5백계단)
케끼통 ........밀가루포대로 만든 런링구
무악재확장공사(지붕에 떨어지는 돌)슬픈 철거민
공중수도(찌그러진 물통... 빠께쓰)
8살 9살의 물지게질 구멍난 양말 ..
무릎 팔굼치 색갈이 다른 개바지..
만화가게(TV 김일레슬링..아톰....마린보이)
넘치는 화장실(똥차와 차고지 똥골)
1원에 4개짜리 고구마과자
열악 했던 우리들의 학교시절
학교 기성회비..시험지대 납부(고통스러움) 집으로 가봐야 해결이 안되는것을알고
학교 뒤 산속에서 놀다가 교실 유리창을 깨고 가방을 가지고 갔지..
(왜 유리가 깨졌는지 아시는 담임선생님은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
입으로 빨아 먹는 수돗대
연식정구공으로 하는 찐뽕놀이
귀신나오는 화장실
우리를 위해 애쓰신 이혁원교장선생님 2부제 수업 해소하시느라고 진짜 교실 많이 증축하셨다(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들 30회가 4학년때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한 후문옆 건물(1968년 준공)이 41년동안 그 틀을 유지 하고 있다 .
딱딱한 돌우유...
술냄새나는 옥수수빵
겨울철 학교 언덕은 썰매장
기생충검사(왜 그리도 회충이 많았는지...)
짱돌로 찍어 구멍난 학교 담벼락과 위의 철조망 ..
소사 아저씨를 비웃으며 다람쥐처럼 담을 넘어 다녔죠
2009년 10월 18일
아카시아골 ,말바위, 할미당 ,똥골 ,화장터 ,해골바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아이들이
흰머리 휘날리며 안산초 운동장에 모였습니다
아....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