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처럼 광화문에 나갔다 비를 만나 피해 들어간 교보문고.
얼마 전 이 곳을 들렀을 때 느꼈던 건 어디 앉아 쉴 만한 곳이 없구나 하는 점이다.
예전에는 책 매대 사이사이에 앉을 공간이 있어 거기서 책도 보고 쉬곤하던 곳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졌구나 하는 아쉬움을 가졌었다.
오늘도 어디 쉴 만한 곳이 없으니, 예전에 있던 ‘멜로디’ 카페테리아를 생각하고 대략의 짐작으로 찾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공간이 나타났다. ‘스타벅스’인데, 그 안 쪽으로 넓고 깨끗한 휴게소가 있는 것이다.
생각하기로 스타벅스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려니 했는데, 손님 아닌 그냥 일반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휴게소에는 테이블을 비롯해 그냥 아무렇게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별도의 자리들이 조성돼 있는데,
그 자리들에는 조그마한 원형의 데스크들이 설치돼 있어 독서라든가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좋았다.
조명도 아늑할 뿐더러 분위기도 좋아 할 일 없으면 하루 종일 죽치고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미안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 사먹으면 될 것인데, 물론 그러지 않아도 누가 뭐라하지는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나는 거기 한 자리를 차지해 비에 젖은 몸을 추스렸다. 대충 추스리고 나니 허기가 찾아왔다.
백팩에 아내가 싸준 샌드위치가 있어 그것을 꺼내 먹었다.
예전 교보문고에 대한 추억 등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한 30분 앉았다가 일어섰다.
나오면서 ‘핫트랙’에서 이쁜 우산 하나를 산 것은 교보문고 아니면 스타벅스의 그런 공간 배려에 대한
감사함의 표시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