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쯤. 채승병님이 블로그에서 이 책에 대해 극찬을 했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히틀러 개인한테만 초점을 맞춘 책이 아니다. 그랬다면 나 자신이 별로 읽을 필요성을 못 느꼈으리라.
사적인 인물로 볼 때의 히틀러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싸가지없는 중2병환자일뿐이라서.
몇 가지 이 책의 중심내용을 적어보자.
1. 인물 히틀러
(1)작가 이언 커쇼가 서문에서 말하길
히틀러는 1930-1945년대의 독일 역사에서 절대~~!! '있으나마나'한 꼭두각시가 아니었다.
그의 영향력은 독일 제 3제국에서 절대적이었다.~~~!!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히틀러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 아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의 성장과정, 정치 경력, 사상(나의 투쟁에도 나오는.),기질 등등. 히틀러라는 개인에 대해서는 이 한권을 읽으면 거의 보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2)인물 특징
히틀러, 그는
(a)"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승부사 기질이 있으며 -->도박꾼이다.
(b)자기가 상황을 주동해야 직성이 풀리며 -->안 그러면 겁내 화낸다. --;;
(c)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고 한 번 결정을 내리면 절대로 결정을 번복하지 않고 -->그래서 2차대전은 일어나버린다. --;
(d) 자기 위신과 체면은 굉장히 중요시하며 -->체코위기당시 뮌헨 협정 때 히틀러는 노발대발했다. 왜? 서방 연합국이 감히 중간에 끼어들어서 자기가 하는 일을 더럽혔으니까. 폴란드의 단치히때문에 서방과 결국 전쟁까지 가게 된 데에는 그러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e) 기회주의적 처신도 많이 했으며 --> 1932년 히틀러가 독일 총리로 발탁될 때 기존보수주의 진영은 그를 조종하기 쉬운 인물이라보고 힌덴부르크에게 그를 추천했다.
(f) 자기 목표를 이루기위해 중간에 노력을 하거나 어떤 세부 계획을 세우는 건 없다. -->독일 제 3제국이 얼마나 비능률적으로 돌아가는지 한 번 보시라. --;;;;
(3)그의 사상
특유의 극단적인 반유대주의, 사회진화론, 동쪽에서의 생활공간(레벤스라움), 지도자논리, 반볼셰비즘 등은 그 자신이 창조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 전부터 독일에 있던 사상들이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극단으로 치닫게 된 배경에는 그 특유의 기질이 많이 영향을 끼쳤다.
2. 전간기(1920-1930년대)의 독일 사회
(1)그럼 어떻게 당시 기준으로 분명 세계 선진국 중 하나였던 독일이 '히틀러'라는 선동가에 열광하게 되었는가??
힌트는 패전 이후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독일 공산주의자들의 좌파혁명(이 때는 명백히 내전상황이었다. 덕택에 '등뒤의 칼'신화와 반유대주의 풍조가 널리 퍼졌다.), 그리고 공산혁명을 제압하는 독일'자유군단'으로 대표되는 민족주의 우파의 준동 등등.
(2)그러나 사실 나치당은 지역 군소정당이었을 뿐이다. 그의 영향력은 정치텃밭 뮌헨과 일부지역에서만 끼쳤다.
특히 뮌헨쿠데타 이후의 나치당과 민족주의 우파진영 상황은 정말로...... 안습이다. (이 때 히틀러는 당내에서 절대적인 존재가 되긴한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급부상하는 히틀러의 성공신화를 보자. 대체 어떻게??
힌트는 대공황과 군소정당의 난립이다.
3. 1930년대 독재체제의 독일
(1)히틀러의 절대 목표 -- "베르사유 조약을 찢어버리고 강대국으로 다시 도약하자. 그러기위해 나를 중심으로 독일은 하나가 되야한다. 통합에 반대되는 것은 국가의 적이다~~~!! 그 적은 기존 기독교세력, 볼셰비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노동조합 그리고 내부의 기생충 유대인 등이다." --> 획일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2) 권력 경쟁자 숙청 3가지
(a)돌격대(SA)수장 에른스트 룀 숙청
(b)국회의사당 방화사건을 빌미로 한 수권법의 제정 --> 국회 의원들은 공산주의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이 심각하다는 소리에 히틀러한테 반항도 못하는 법을 통과시켜주었다. --;;;
(c) 블롬베르크-프리치 사건을 통한 군권확립.
--> 이제 히틀러는 '유일무이한 절대 지도자'다. 이 때부터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지내며 다른 사람 말은 절대 안 듣게 된다. --;;
(3)히틀러 통치 스타일 --> 내정 전반의 세부사항은 관심외였다. 자신이 볼 때 재미없고 공부해야 하고 그런 건 아예 신경을 꺼버렸다. 오직 큰 그림을 그리고 시키면 밑의 사람들이 나머지는 알아서 챙겨주는 식으로 독일은 돌아갔다.
(4) 그래서 이 당시 독일의 관료들은 '위대한 천재 지도자의 기치(!?) 아래' 정말 "알아서 잘~~!!" 움직인다.
--> 사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어이없다. 그렇지만 대공황을 극복한 경우는 리처드 오바리가 '독재자들'에서 지적했다. 히틀러 휘하의 경제 관료들이 "알아서 잘~~!!"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5)결국 실업문제가 해소되고 나치특유의 사회보장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하며 올림픽이 열리고.
결정적으로 '라인란트(베르사유 조약때문에 프랑스가 독일한테 뺏어서 관리하고 있던 곳.) 재점령 때
히틀러는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다.
미리 말해두는데 나치당은 독일 국민 대다수가 한 때 지지했던 정권이다~~!!!!
4. 2차대전 중의 독일
(1)2차대전이 일어나게 된 외교사
--> 전쟁은 영국과 프랑스가 먼저 선포했지만 그들을 자극한 것은 히틀러였다.
원래 유화정책으로 유명한 영국의 체임벌린(처칠이 아니다.)과 프랑스의 달라디에가 뮌헨협정 이후로 히틀러를 '가만 놔두어선 안 될 미친 개'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2)2차대전 중의 유대인 학살정책, 소련 정치장교 명령
"독일 국방군"이라는 책과 함께 보셔도 괜찮다. 동부전선이 '아마게돈'으로 치닫게 된 건 분명 시작은 독일이 먼저했다. 뭐, 당시의 소련도 잔혹했지만.
(3)소련 침공
--> 1940년의 독일은 여러가지 선택 사항이 많았다. 거기에 대해서는 "히틀러의 외교전략 그 허와 실"이라는 책을 찾아보시길 권한다.
그러나 영국이 끝까지 굴복 안하고 미국이 영국을 배후에서 지원해주니까 히틀러는 러시아의 자원을 먹고 영국의 패권과 경쟁한다는 전략적 구상(알다시피 재앙이었다. -_-;;)을 하게 된다.
한편, 군장성들은 프랑스 전역을 겪고 나서 그들의 '작전기동'능력과 '임무형 지휘체계'에 따른 독일군의 우수성을 과신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으로 전쟁에 임한다. "전격전의 전설"과 "히틀러 최고사령부"를 같이 보시면 괜찮으시라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독일은 소련을 침공할 때 애초에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별로 없었다~~!!
(4)벙커 속 군사지도자.
--> 히틀러2권의 후반부 이야기인데 개인적인 감상을 보태자면 많이 따분해진다.
히틀러는 측근들한테 항상 했던 소리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 주위에는 항상 아부꾼들이 우글우글. -_-;;
군지휘관들하고는 사사건건 충돌했다. 자기가 무조건 옳다 생각하니 그럴 수 밖에. --;;;;
개인적으로는 히틀러가 독소전에서 기여한 것은 1941년 키에프 포위전을 지시한 것과(많은 반론이 있다.)
'겨울 위기' 때 무조건 '현지 사수'를 하라고 한 정도?! (역시 많은 반론이 있고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는 생각 안 한다.)
-->일단 히틀러는 잘 하는 건 오직 '대중 연설'밖에 없었고 조직관리면에서는
2차대전 지도자 중 거의 최악이었을 것이다. (처칠은 일단 뭐, 승리했으니까 열외로 쳐주자.)
원래 국가수반이었을 때도 내정은 관심 외였고 화려한 행사, 연설만 좋아했으니 뭐.....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가 독일국방군을 전면 지휘하면서부터 그는 전쟁을 2-3년정도 단축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보시면 된다.
5. 그 외 히틀러를 둘러싼 풍문에 대한 답안.
수많은 루머들에 대해 저자가 하나하나 근거를 들고 출처를 밝히며 시시비비를 따지고 있다.
예를 들어 "히틀러가 유대인 사생아여서 유대인에 병적인 증오심을 품었다."는 것은
근거가 희박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총평 : 독일 제 3제국과 히틀러에 대해 이만큼 상세하게 밝혀놓은 책이 있을까? 아니, 앞으로 과연 나오기나 할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책 읽는 재미는 이 당시 역사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루하지 않고 쑥쑥 읽혀진다.
무엇보다 문체가 딱딱하지 않다. 히틀러가 권력을 잡는 장면, 괴링을 갈구고 브라우히치를 갈구는 장면들이 눈에 보인다. 그 정도로 묘사가 잘 되있다. 그러면서도 구조주의역사학자답게 당시 독일의 공간사적 흐름을 잘 분석해준다. 그 분석들은 많은 사료로 뒷받침되어있다.
특히 요즘 반값에 판매한다.(책값이 워낙 비싼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
관심이 계신 분은 읽어보시길 권한다.
--글이 길어 블로그에 쓰는 것처럼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p.s : 하마터면 글 새로 쓸 뻔했는데 적절한 조언해주신 hicpari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저도 교보문고에서 읽어 보았는데, 히틀러에 관한 평전 중에서 제일 볼만했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
별 말씀을요.
타메를랑님의 뎃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쓰실 책 스테디셀러되길 기대하겠습니다. ^^;;;;
꼭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
아 저도 그런식으로 글 몇번 날려먹었는데 다음카페에 어느순간부터 자동저장이 있어서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덕분에 저도 좋은글 하나 읽었습니다.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고보니 2차대전의 중요인물들에 대한 평전중에서 히틀러에 대한 것은 보질 못했군요...ㅋㅋ 왜 그랬을까나..? 좋은책 소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알라딘에서 반값합니다. 빨리 사세요.
이런식으로 중2병이 판치게 되나 하고 알려주는 책이군요
마치 범죄학이 범죄자가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전개되고 이런 걸 알기위해서인것처럼 이런 게 많아야 중2병새끼들을 미리미리 논리철저하게 조질수잇지
이 양반이 유달리 중2병이 강했던 건 있는데
당시 독일의 우익이라 할 수 있는 민족주의 진영 쪽은
'힘에 의한 독일제국의 번영'을 추구한 경향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 역사는 영웅 한 사람이 어떻게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당시 독일 역사의 흐름을 보면 히틀러가 없어도 독일은 군국주의쪽으로 회귀했을 겁니다.
다만 히틀러는 그 자신의 특성상 독일 제 3제국이 아주 극단적으로 가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죠.
아무튼 뎃글 감사드립니다.